"삼성 특검팀, 성과 얻으려면 김앤장 압수수색해야"

투기자본감시센터·사무금융연맹·민노당, 특검 앞에서 김앤장 수사 촉구 기자회견 열어

등록 2008.01.17 13:06수정 2008.01.17 13:25
0
원고료로 응원
a

투기자본감시센터와 사무금융연맹 등은 17일 오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 앞에서 "삼성의 불법비리에 관여한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 남소연


"압수수색을 통해 성과를 얻지 못한 특검팀이 김앤장을 압수수색한다면 분명히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책위원장

투기자본감시센터·사무금융연맹·민주노동당이 17일 오전 한남동 삼성 특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대한 즉각적인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이들은 "김용철 변호사에 따르면 삼성의 불법행위, 불법적인 경영권 승계에 관련된 범죄행위에 김앤장이 법률조언자나 대리인의 방식으로 관여했다"며 "삼성비리가 제대로 규명되기 위해서라도 삼성특검이 김앤장부터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의 삼성' 김앤장이 삼성 승계권 불법 의혹의 핵심"

김앤장은 현재 4천억 원에 가까운 연매출을 기록하는 '법조계의 삼성'이다. 김앤장의 창업자인 김영무 대표 변호사는 2005년 연소득 570억 원을 신고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제치고 국내 소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김앤장은 그동안 투기자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온갖 불법행위는 물론, 노조파괴공작에도 앞장섰고 김앤장이 가는 곳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눈물을 흘려야 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김앤장의 자문 · 변호 목록을 살펴보면 론스타, 골드만삭스, 소버린, 삼성, SK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외국 투기자본이나 대기업 그리고 그 총수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 적지 않은 김앤장 소속 인사들이 대기업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는 작년 11월 기자회견에서 "삼성이 경영권 세습과 관련된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사건의 증인과 증거를 조작했다"며 "유죄를 받은 허태학, 박노빈은 이 일과 무관하고 일부 증인은 시나리오에 의해 가공된 인물"이라고 폭로하면서 "김앤장이 삼성의 사건 증거 조작에 적극 가담하고 거액의 돈을 비자금으로 받아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도 김 변호사의 발언을 상기시키며 "김앤장과 삼성은 한 몸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김앤장은 이재용씨에 대한 삼성전자 전환사채 헐값매각 사건 도중에 약정 외 보너스로 5억 원을, 2002년 대선 불법자금 수사 때도 약정된 이상의 거액을 비자금에서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이종왕 전 삼성 법무실장이 입사하기 전 태평로 삼성그룹 본사 26층 이학수 부회장의 '안가'에서 대선자금 수사 축소와 무마를 수시로 협의했다고 한다."

a

투기자본감시센터와 사무금융연맹이 17일 오전 서울 한남동 삼성특검 사무실 앞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삼성 불법비리에 관여돼 있다"며 수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특검에 전달하기 앞서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 남소연


"삼성의 '성지'도 압수수색한 특검, 김앤장도 수사해야"

이들은 "김 변호사의 주장이 맞다면 김앤장은 ▲ 위증교사 ▲ 범인은닉 ▲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 업무상 배임 문제 등의 혐의가 있다"며 "이미 김용철 변호사가 검찰과 특검에 수시로 증언을 했고 대부분 사실로 인정받아 특검의 수사방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마당에 유독 김앤장에 대한 특검 수사 계획이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삼성 특검은 삼성의 '성지'라는 승지원과 경영기획실을 압수수색했다. 그런데도 김앤장에 대한 특검의 수사 계획이 없는 것은 이상하다. 김앤장 권력이 삼성권력보다 더 세기 때문에 특검이 핵심을 비켜가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인다."

이어 "과거 론스타 사건을 수사했던 대검 중수부는 사건의 몸통이나 다름없는 김앤장에 대해 형식적인 서면수사로 사건을 마무리해 지탄을 받은 적이 있다"며 "삼성 특검이 이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들은 특검에 A4 3~4쪽 분량의 김앤장 수사 요청서와 책 <법률사무소 김앤장>(후마니타스, 임종인 · 장화식 공저) 3권을 전달했다.
#삼성 비자금 #김앤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