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꼬치씨닝 한 골목시장에서 사 먹은 오징어 꼬치
최종명
닭 파는 것은 자주 봤지만 비둘기 파는 곳은 드물다. 비둘기 고기 요리를 음식점에서는 가끔 먹었지만 시장에서 파는 것은 처음 본다. 처음 비둘기 요리를 먹었을 때 ‘이렇게 맛 있는 것을 왜 안 먹지?’라던 기억이 났다.
시장에서 오후 내내 이것저것 눈요기만 즐기다가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뒷산으로 서서히 하루 해가 저문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갈 생각으로 거리를 걷다 보니 진저우(锦州) 취재 이야기에서 만난 적이 있는 융밍즈줘화(用名字作画) 주변에 사람들이 많다.
이름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꽃, 새, 물고기, 곤충 등의 형상들이 서로 꼬여 있듯 엮어지고 서서히 이름을 드러낸다. 붓(笔)은 보통 금속으로 만드는데 다양한 색을 표현하기 위해 그 사이에 스펀지를 끼워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스펀지가 바로 형형색색, 변화무쌍한 그림의 마술인 것이다. 그리고 종이 윗면에는 거의 중화이슈(中华艺术)라고 쓰여 있다. 아랫면에 써 있는 글씨는 찡핀즈화(精品字画). 아마도 민간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예술의 하나라고 보여진다.
하나 그리는데 5분 정도 걸리는데 한 장에 5위엔을 받는다. 보통 싸게는 3위엔 정도이고 관광지에서는 10위엔 정도 받는다. 자신의 이름으로 만든 이 그림, 그런데 과연 어디에다 쓸까? 걸까? 기념으로 하나 그려서 가져오기에는 왠지 촌스럽다.
다음날, 6월 27일 아침 중국 여행객들과 함께 일일 여행을 떠났다. 동베이(东北)에서 온 중년의 남자, 푸젠(福建)에서 온 모자(母子), 스촨(四川)에서 온 남녀, 어디서 온 지 밝히지 않은 대학생 그리고 가이드와 기사. 오늘은 참 단출한 여행이 될 듯싶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래 마음이 마구 설렌다.
우리는 먼저 씨닝(西宁)에서 약 서쪽으로 2시간 떨어진 거리에 있는 1300여 년 전 당나라 태종의 딸인 문성공주 사당으로 갔다. 중국의 3대 고원인 칭장까오위엔(青藏高原)의 동남부에 위치한 이곳에는 르위에산(日月山)이 있고 그 산자락 아래에 사당이 위치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향불을 지피고 그 앞에서 예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