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복수초 유혹하는 강천사

사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아

등록 2008.02.18 18:48수정 2008.02.18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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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추위에도 노랗게 피어났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라보는 곳마다 얼음이 지천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얼어붙어 하얀 고드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스쳐지나가는 날카로운 삭풍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랗게 피어난 꽃이 경이롭지 않을 수가 없다. 활짝 피어난 것 그 자체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a 복수초 노란

복수초 노란 ⓒ 정기상

▲ 복수초 노란 ⓒ 정기상

붙잡아 묶어 놓아도 봄은 온다고 하였던가? 하얀 눈 속에서 피어나는 꽃이기에 복수초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다. 세상의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피어내는 꽃이니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가 없다. 조건이 좋은 상태에서 해내는 일은 감동이 없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악조건 속에서 해낼 수 있을 때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강천사는 전북 순창군에 위치하고 있는 군립공원이다. 인공 폭포가 장관을 이루고 있어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소이다. 강천사의 절경은 물론 가을이다. 그러나 겨울의 풍광도 아주 우뚝하다. 겨울의 특징을 모두 다 지니고 있어서 찾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리는 것이다.

 

우선 얼음이 마음을 포근하게 해준다. 계곡으로 흐르는 물이 어찌나 맑은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깨끗하게 만들어버린다. 삶의 스트레스로 인해 쌓여진 세진들은 한꺼번에 씻어주는 맑은 물이었다. 속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을 바라보고도 마음이 씻어지지 않는다면 이상할 정도로 빛나고 있었다.

 

a 폭포 강천사

폭포 강천사 ⓒ 정기상

▲ 폭포 강천사 ⓒ 정기상

시선을 올려 하늘을 바라보면 더욱 더 절경을 이루고 있다. 인공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얼어서 고드름을 만들어놓고 있었다. 자연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 것을 사람이 만들고 싶다고 하여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더욱 더 감동이었다. 차가운 기온도 저렇게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놓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폭포의 고드름 옆에 반짝이는 얼음 꽃이 있었다. 폭포에 자라고 있는 나무에 물방울들이 튕겨져서 얼어서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세상에 보물은 많다. 그러나 그 어떤 보석도 저렇게 우뚝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아름다움에 취하여 발걸음을 떼지 못할 정도로 돋보였다.

 

a 유혹하는 손짓

유혹하는 손짓 ⓒ 정기상

▲ 유혹하는 손짓 ⓒ 정기상

 

겨울 강천사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면서 사소한 일상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날마다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여 무시하고 경시하는 나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큰 어리석음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것은 무서운 습관의 결과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고드름이 그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현실을 수용하게 되면 겨울 강천사처럼 아름답게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해를 하고 인정하게 되면 행복이 저절로 표출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게 되면 상처를 받게 되고 모든 현실을 오해하게 되는 것이다. 곡해는 불행으로 추락하게 만들어버릴 뿐이다.

 

a 눈꽃 보석처럼 빛나는

눈꽃 보석처럼 빛나는 ⓒ 정기상

▲ 눈꽃 보석처럼 빛나는 ⓒ 정기상

 

겨울 강천사를 바라보면서 사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노란 복수초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만약 노랑의 유혹을 무시할 수 있는 배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영원히 행복과는 담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복수초의 웃음을 마음을 가볍게 해주고 있었다.<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순창 강찬사에서(08.2.17)

2008.02.18 18:48ⓒ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북 순창 강찬사에서(08.2.17)
#복수초 #얼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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