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집 <토끼봉>
유혜준
지리산자연휴양림에는 '출렁다리'가 3개 있다. 휴양림 안내도에서 출렁다리가 표시된 것을 봤을 때 호기심이 생겼다. 어째서 출렁다리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지리산자연휴양림에서 내가 예약한 곳은 숲속의 집 <토끼봉>이었다. 단독 통나무집인데 집집이 지리산 봉우리 이름이 붙여져 있다. 천왕봉도 있고, 형제봉도 있고, 촛대봉도 있다. 특별히 토끼봉에 끌려서 예약한 것은 아니고, 그냥 빈집을 찾다 보니 토끼봉이 걸렸다.
토끼봉은 4인실로 단칸방에 부엌이 있고, 화장실이 따로 달려 있다. 다락방도 있다.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면 다락방에 올라갈 수 있는데 문이 너무 무거워 그것을 밀치고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얼굴만 삐죽이 내밀고 내부만 대충 둘러보았다.
휴양림에 있는 숲속의 집은 대부분 시설이 비슷하다. 고급스럽지 않으나, 내부가 나무로 되어 있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싱크대는 좀 낡았더라. 하긴 1996년에 문을 열었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어차피 하룻밤만 묵어갈 것이니 그런 것에는 그다지 마음이 쓰이지 않는다.
그릇이나 냄비, 전기밥솥도 죄다 낡긴 했으나 여행길에 조리기구를 안 챙겨가는 것이 어딘가. 휴양림 이용가격이 저렴한 것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 한 요인이 되기는 한다.
지리산 봉우리 이름이 붙여져 있는 숲속의 집들그런데 휴양림에 가면 꼭 있는 게 있다. 텔레비전. 아, 그러고 보니 텔레비전이 없는 휴양림에 딱 한번 간 적이 있다. 남해편백휴양림이다. 상당히 오래전에 갔기에 지금은 텔레비전을 들여놨을지도 모르겠다. 저런,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비치물품에 텔레비전 그림이 들어 있네. 없어도 괜찮은데….
그때는 텔레비전이 없어서 밤에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숲속의 집 문 앞에 나와 앉아 별구경을 했다. 별이 어찌나 총총하던지 정말로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다. 한여름인데도 밤바람이 서늘해 담요를 덮고 앉아 하늘의 별을 보고 또 봤던 기억이 지금까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휴양림까지 와서 습관적으로 텔레비전을 보게 되는 건 솔직히 '불상사'가 아닐까.
이런 통나무집 한 채를 별장으로 갖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물론 욕심이다. 이렇게 예약을 해서 하룻밤 편하게 묵어가는 것으로 족하지 않나. 그리고 또 가고 싶으면 예약해서 하룻밤 지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