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4락? 수면빚쟁이 되는 길

잠의 콜럼버스와 수면대륙을 찾는 여행

등록 2008.03.27 15:24수정 2008.03.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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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서스books

3당 4락이란 말이 있다. 3시간 자면 합격하고 4시간 자면 불합격한다는 뜻이다. 수험생들에겐 협박 문구나 다름없는 말이다. 이 말 때문이라도 졸린 눈을 비볐던 기억이 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잠을 적게 자면 하루가 늘어난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잠을 안 잔 만큼 반드시 갚아야 하는 수면빚이 쌓인다는 걸 모르는 이들이 많다. 몸에 악덕채무업자가 생겨서 집중력약화, 만성피로라는 이자를 요구한다. 잠은 싸워 이기는 대상이 아니다.


<수면의 약속>은 잠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물이다. 지은이 윌리엄 C. 디멘트는 1970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 세계 최초 수면장애센터를 설립하였고 40년 동안 수면연구를 한, 수면의학의 권위자다. 콜럼버스같은 지은이를 따라 미지의 '수면대륙'으로 떠나보자.

사람들은 밤마다 놀라운 변신을 한다. 그렇게 낮에는 타인을 신경 쓰고 자기 생활을 철저히 통제하던 사람이 밤에는 모든 걸 내려놓고 감각을 닫은 채 어디로 여행을 간다. 이렇게 날마다 신비한 체험을 하지만 정작 잠에 대해서 잘 알고 자는 사람은 적다. 삶의 1/3을 자면서 잠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적다니, 곰곰 따져보면 이상한 일이다.

여기서 지은이의 연구는 시작되었다. 도대체 잠이란 뭐지? 뇌파를 연구하면서 잠의 과정을 알아내었고 몸에는 생체시계가 있어서 깨어나고 잠드는 리듬이 있다는 걸 찾아낸다. 그리고 필요한 잠의 양이 정해져있기에 조금 더 활동한다고 잠을 줄이게 되면 수면빚이 남아서 갚을 수밖에 없다는 연구결과를 내놓는다.

주말에 아무리 자도 무기력한 건, 너무 많이 자서 피곤한 게 아니라 수면빚이 그만큼 많이 있다는 증거다. 생활하면 순간 각성으로 활기를 찾지만 수면빚은 그림자처럼 떨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월요일 아침이면 일어나기가 힘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평소생활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의 수면빚을 고민하게 해야 한다.

이 책은 얼마나 수면을 취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각성과 수면이 되풀이되는 생체시계를 소개한다. 또 시간을 정복하려 하고 잠이 많으면 죄책감을 갖게 만드는 시대가 바쁘게 사람들을 몰아세운 결과 수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한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잠을 위한 생활습관들을 일러주고 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현대인들은 유행병처럼 번지는 '피로'라는 병을 안고 살고 있다. 수면 부족은 중요한 순간마다 그대의 발목을 잡을 수가 있다. 피곤하면 안다. 거칠어진 피부만큼 거친 기분을, 그리고 띵하고 돌이 된 둔한 머리를. 쉽게 말해서 수면빚이 많아지면 멍청해진다는 지은이의 주장에 동감이 간다.

수면은 삶의 필수다. 하루를 성실하게 마치고 푹 잠을 자고 상쾌하게 아침을 맞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다. 밤에 시체처럼 쓰러져서 눈뜨기 싫은 아침을 맞고 있다면 <수면의 약속>과 함께 자신의 수면대륙을 탐사해보는 것은 어떨까? 결과는 당신의 활기찬 생활이 말해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www.bookdaily.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www.bookdaily.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수면의 약속 - 세계적인 수면의학 권위자 윌리엄 디멘트의

윌리엄 C. 디멘트 지음, 김태 옮김,
넥서스BOOKS, 2007


#수면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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