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주는 기쁨

만족은 소유의 관점이지만 기쁨은 공유의 관점

등록 2008.04.11 19:34수정 2008.04.11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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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환하다.”

  달리 표현한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 깊은 곳까지 배어나는 꽃들의 빛이 온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준다. 활짝 핀 꽃잎들의 모습이 그렇게 우뚝할 수가 없다. 저 많은 꽃을 피워 내다니, 자연의 위대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사람의 손으로 꽃잎을 펼친다면 그 것을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하늘만이 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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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 가는 길 ⓒ 정기상

▲ 내장사 가는 길 ⓒ 정기상

  내장사 가는 길.

  정읍 천변에서부터 시작하여 내장사에 이르는 도로 양 옆으로 벚꽃들이 활짝 피어 있다. 하늘의 축복을 받아 찾는 이의 가슴에 기쁨을 한 아름씩 선물하고 있다. 꽃들의 웃음이 온 우주를 화엄 세상으로 만들고 있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봄인가.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 무엇과고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환하다.

 

  꽃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흥이 난다. 가슴이 설레고 온 몸을 가만히 놓아둘 수가 없다.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치고 있는 힘을 느낄 수가 있다. 주체하기 어려운 기운으로 방방 뛰고 싶다. 꽃은 그런 힘을 가지고 있었다.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어서 온 몸에 기쁨과 희열이 넘쳐나게 한다. 이런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 것은 꽃이 주는 기쁨이다. 꽃이 웃고 있는 것만으로 바라보는 이의 가슴에 희열을 심어주는 것이다. 마음에 뿌리를 내린 즐거움이 자라서 온 몸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마음에 단단하게 정착하였으니, 무성하게 자라나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생명력을 가지고 두고두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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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가슴에 전해지는 ⓒ 정기상

▲ 기쁨 가슴에 전해지는 ⓒ 정기상

  기쁨은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 만족과는 달리 희열은 신바람을 내면서 즐길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이다. 기쁨은 사랑과 같다. 주어도 줄어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용하고 또 사용해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다. 희열은 열린 마음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이에 반해 만족은 소유의 개념이다. 가지고 싶은 가졌을 때 만족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것은 순간일 뿐, 또 다른 욕심의 출발점이 된다. 만족에는 끝이 없다. 잠시 만족할 수는 있지만 영원히 만족할 수는 없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처럼 만족은 또 다른 소유욕의 고리가 되기 때문이다.

 

  내장사 가는 길의 벚꽃은 만족을 주는 것이 아니라 기쁨을 준다. 활짝 피어 있는 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이다. 눈으로 들어오는 꽃이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고 귀로 듣게 되는 꽃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감미로울 수가 없다. 코끝을 자극하고 고운 향은 온 몸을 들뜨게 만들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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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 정기상

▲ 봄 아름다운 ⓒ 정기상

  꽃이 아니고서야 어찌 어린 기쁨을 얻을 수 있단 말인가? 봄의 기운이 아니라면 그 누가 저렇게 환하게 꽃을 피워낼 수 있단 말인가? 벚꽃을 바라보면서 봄의 위대함을 실감하게 되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아!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이다. 봄의 절정에서 마음껏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내장사 가는 길

2008.04.11 19:34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사진은 내장사 가는 길
#봄 #만족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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