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해 피해액만 GDP의 1%수준인 7조 9천억원. 천식·뇌졸중 환자 사망률이 4.6% 증가하며, 전산업과 학교 문을 닫게 하는 모래폭풍 황사. 중금속과 전염병, 심지어 방사능 물질까지 실어 온단다. 몽골과 중국의 사막화 때문이다. 이에 푸른아시아(시민정보미디어센터의 새 이름)와 함께 현지를 취재해 연재기사를 싣는다. <필자주>
인천의 민·관·기업이 황사 예방을 위해 몽골에 '희망의 숲'을 가꾸기로 했다. 지구촌 구성원으로서 기후변화에 따른 사막화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올해에만 수도인 울란바타르 인근 그린벨트 조성지역에 2만 그루의 나무를 심게 된다.
몽골의 국토를 보면 굽은 멍에를 뒤집어 놓은 꼴. 북부는 삼림과 호수가 많은 지역이고 남부는 사막지역. 중간지역은 대부분 초원이거나 사막화가 진행되는 곳. 아래쪽에서 위로 사막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세다. 이를 막으려면 중간지역에 그린벨트를 조성하는 게 최선.
이에 따라 몽골 정부는 대륙의 남북을 가로지르는 폭 600m 길이 2500km에 달하는 15만ha의 주 그린벨트를 조성키로 했다. 아울러 서북부 지역, 수도 울란바타르 지역, 그리고 남서부 사막경계지역을 따라 1200km에 달하는 5만ha의 보조 그린벨트를 추진한다. 2005년 국책사업으로 확정된 뒤 첫 발을 뗐으며, 이후 30년 동안 3단계로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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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의 만남 몽골의 자연환경부·울란바타르시와 인천시 민관 대표들이 사막화 방지 및 황사 예방 '인천 희망의 숲' 협약을 맺었다. ⓒ 최방식
▲ 희망의 만남 몽골의 자연환경부·울란바타르시와 인천시 민관 대표들이 사막화 방지 및 황사 예방 '인천 희망의 숲' 협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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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사막, 북진을 막아라"
몽골 정부는 지난 3년간 매년 15~20만 그루의 나무를 주·보조 그린벨트 지역에 심어오고 있다. 하지만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의 경우 인천환경원탁회의가 2만 그루, 대한항공이 2만 그루, 희망재단 등이 3만 그루를 심게 된다. 몽골 한해 조림지의 50%가 푸른아시아(시민정보미디어센터의 새 이름)의 주선으로 한국인에 의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인천환경원탁회의(의장 최계운 교수)가 조림작업에 참여하는 곳은 울란바타르 남쪽지역. 방풍림을 세워 수도권 수자원을 풍부하게 하고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을 막으려는 취지의 보조 그린벨트 추진사업이다. 수도권의 젖줄인 톨강 상류 상수원인 성긴지역에 1만 그루, 울란바타르 동남쪽 135km에 자리한 볼강아이막(도) 바가노르솜(군)에 1만 그루를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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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록 꿈' 약속 울란바타르 몽흐 어치르 행정부시장, 몽골 자연환경부 델게르 촉트 차관, 인천환경원탁회의 최계운 의장, 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이 협약에 서명하고 있다. ⓒ 최방식
▲ '초록 꿈' 약속 울란바타르 몽흐 어치르 행정부시장, 몽골 자연환경부 델게르 촉트 차관, 인천환경원탁회의 최계운 의장, 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이 협약에 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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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 민·관·기업 시범조림단이 울란바타르 도심에 있는 환경부청사에 도착한 건 지난 14일 오전 10시. 원탁회의 대표 10명, 인천시 공무원 5명, 지역 언론인 9명, 초중고 학생 23명, 그리고 기업 관계자 등 30여 명이 그린벨트지역에 나무를 심고 몽골과 숲가꾸기 협약을 체결하려고 온 것이다.
환경청사 4층 강당에서 열린 행사의 공식 이름은 '사막화 방지와 황사 예방을 위한 인천 희망의 숲 협약식'. 몽골에선 델게르 촉트 환경부 차관, 몽흐 어치르 울란바타르 행정부시장 등 관련 공무원 15명이 참여했다. 한국에선 인천환경원탁회의 최계운 의장(인천대 토목환경시스템공학 교수), 인천시 정연중 환경녹지국장, 그리고 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 등 20여 명이 참여했다.
'푸른아시아'의 고군분투
델게르 촉트 차관은 환영사에서 "몽골정부가 사막화 방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그린벨트 사업에 참여하는 한국인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라며 "인천 희망의 숲 같은 녹색지대를 더 확대해 황사예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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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정부 상받는 한국인 몽골 자연환경부 델게르 촉트 차관이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에게 '자연환경보호 우수인' 상을 수여하고 있다. 외국인에게는 처음으로 주어지는 상이라고 한다. ⓒ 최방식
▲ 몽골 정부 상받는 한국인 몽골 자연환경부 델게르 촉트 차관이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에게 '자연환경보호 우수인' 상을 수여하고 있다. 외국인에게는 처음으로 주어지는 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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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흐 어치르 울란바타르 행정부시장도 환영사에서 "톨강의 발원지인 성긴은 울란바타르인의 젖줄(상수원)인데 이를 보호하는 일에 한국이 적극 나서줘 고맙다"며 "몽골 사막화 방지사업에 서울·인천시뿐 아니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것에 크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균 한강유역환경청장은 답사에서 "몽골의 사막화 방지 사업협약을 민간이 주도해 체결하게 된 것은 의미가 깊다"면서 "지구온난화로 매년 600만ha가 사막화하고 있으며 몽골 국토의 90%가 사막화가 됐거나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청장은 "이번 행사에 인천지역 청소년이 많이 참여했는데 우리의 조림사업이 몽골을 옥토로 바꿔놓는다면 양국 청소년에게 큰 꿈을 심을 것이며 양국의 유대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연중 인천시 환경녹지국장은 "인천시와 울란바타르시가 자매결연을 맺을 예정"이라며 "상호 우호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하나밖에 없는 지구의 자연을 사랑하자는 약속"이라며 "함께 노력해 푸른 지구를 지키자"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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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념식수 울란바타르 동쪽으로 30km 떨어진 성긴지역(상수원)에 마련된 ‘인천 희망의 숲’ 조성지에서 대표들이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올구청장, 최계운 교수, 오기출 사무총장. ⓒ 최방식
▲ 기념식수 울란바타르 동쪽으로 30km 떨어진 성긴지역(상수원)에 마련된 ‘인천 희망의 숲’ 조성지에서 대표들이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올구청장, 최계운 교수, 오기출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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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밖에 없는 지구사랑 약속"
이날 협약식에 게스트 귀빈으로 참여한 배일도 의원(한나라당, 환노위 소속)은 "만나서 반갑고, 몽골을 푸르게 만드는 데 모두가 힘을 합하자"고 말한 뒤, "몽골 사막화 저지와 동북아 황사예방을 위한 일이라면 모든 노력을 다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몽골의 자연환경부는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에게 '몽골정부가 주는 자연환경보호 우수인' 상을 수여했다.
델게르 촉트 차관은 "외국인에게는 최초로 주는 상"이라며 "몽골 자연환경을 지키는 일에 앞장서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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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계운 인천환경원탁회의 의장(인천대 교수). ⓒ 최방식
▲ 최계운 인천환경원탁회의 의장(인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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