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가득 있는디, 물이 내려 와야제 난리 났지라"

장흥군 장동면 용곡2구 용곡저수지에 다녀왔습니다

등록 2008.05.23 13:12수정 2008.05.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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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용곡저수지 둑 저수지 둑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관이 놓여 있다. 저수지 물은 관을 통해 흘러 내릴 것이다.

용곡저수지 둑 저수지 둑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관이 놓여 있다. 저수지 물은 관을 통해 흘러 내릴 것이다. ⓒ 마동욱

▲ 용곡저수지 둑 저수지 둑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관이 놓여 있다. 저수지 물은 관을 통해 흘러 내릴 것이다. ⓒ 마동욱

모내기가 시작되지만 논엔 물이 없다.

 

지난 22일 전남 장흥군 장동면 용곡 2구마을를 찾았다. 저수지 둑 위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고, 둑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노란색 관 2개가 설치되어있다.

 

무슨 일일까 싶어,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곳에선 용곡 2구 신동운(66)이장과 마을주민을 비롯, 장동면 면사무소 직원들이 양수기로 저수지 물을 퍼내고 있었다. 저수지 가득 채워져 있는데, 저수지 아래 논들엔 물이 없었다. 그런데 왜 저수지에 양수기를 설치하고 있는 것일까?

 

a 용곡마을사람들 저수지에서 만난 사람들

용곡마을사람들 저수지에서 만난 사람들 ⓒ 마동욱

▲ 용곡마을사람들 저수지에서 만난 사람들 ⓒ 마동욱
a 면직원과 마을 사람 장동면에서는 직원을 보내서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면직원과 마을 사람 장동면에서는 직원을 보내서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 마동욱

▲ 면직원과 마을 사람 장동면에서는 직원을 보내서 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 마동욱

 

"저수지 하수관이 막혀갔고, 논들이 바짝 타 들어가고 있당께. 로타리를 치고 모를 심을라믄 하루가 바쁜디, 준설한 지 3년도 안된 저수지에 물은 가득 담겨 있는디, 물이 내려 와야제, 마을에서 난리가 났지라, 으째 이런 일이 있는고 하고 면사무소에 연락을 해갔고 잠수부까지 불렀당께. 잠수부가 와갔고, 물속으로 들어가드마, 하수구까지 못 내려가고 올라와불고, 자기 재주로는 하수구를 도저히 못 뚫것다고 포기 해 부렀당께."

 

용곡 2구 신 이장은 저수지에 양수기를 설치해야만 하는 사정을 말했다.

 

"면사무소에서 양수기를 빌려주고 도로 건설현장에서 양수기를 빌려줘 급한 대로 물을 퍼서 농사를 짓기로 했지라. 어저께 광주 양동 시장에서 4인치짜리 관 30m를 사오고 건설현장에서 관을 빌려다가 설치해서 물을 퍼내고 있어라."

 

저수지 경사가 심하다보니, 저수지 바닥을 준설해도 금세 흙과 퇴적물이 쏟아져 내려 저수지 하수구를 막아버린단다. 하수구가 막힐 때마다 주민들만 애가 탄다.

 
a 호수를 끌어 올리고 있다. 양수기를 설치 했지만 다시 막혀 내렸던 30m관을 다시 끌어 올렸다.

호수를 끌어 올리고 있다. 양수기를 설치 했지만 다시 막혀 내렸던 30m관을 다시 끌어 올렸다. ⓒ 마동욱

▲ 호수를 끌어 올리고 있다. 양수기를 설치 했지만 다시 막혀 내렸던 30m관을 다시 끌어 올렸다. ⓒ 마동욱
a 마을 사람들 마을 사람들은 몇번이고 반복해서 관을 올렸다 내렸다 해야 할 것 같다. 퇴적물은 자꾸만 관입구를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 마을 사람들은 몇번이고 반복해서 관을 올렸다 내렸다 해야 할 것 같다. 퇴적물은 자꾸만 관입구를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 마동욱

▲ 마을 사람들 마을 사람들은 몇번이고 반복해서 관을 올렸다 내렸다 해야 할 것 같다. 퇴적물은 자꾸만 관입구를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 마동욱

 

용곡2구 저수지는 매년 5월 철쭉이 산 정상을 뒤덮어 철쭉제로 유명해진 제암산 깊은 산속에 위치해 있다. 용곡저수지 물은 용곡마을 사람들이 농사를 짓는 데 꼭 필요한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너무 급경사를 이루는 곳에 저수지를 만들었기 때문인지, 저수지 바닥에 각종 퇴적물이 쌓여 하수관이 자주 막힌다고 한다.

 

"마을에 돈이 있응께, 그래도 이라고 금방 관을 사오고 잠수부까지 불러다가 하수관을 뚫어볼라고 했지라. 그란디 하수관을 뚫은 것도 안 되고 저수지 물이 다 빠져야 할 수 있응께, 큰일 아니여, 농사 다 지서야 물을 뺄 것인디, 으짤란가 모르 것당께, 밤 낮으로 이라고 양수기를 돌려갔고 어찌께 농사를 짓것쇼, 뭔 대책이 있어야제."

 

마을 사람들은 앞으로 있을 모내기를 걱정했다.

 

a 신동운(66) 용곡 이장 멀쩡한 저수지 물을 잔뜩담아 놓고도 못 쓰게 됐다며, 저수지 상류의 토사문제를 말했다.

신동운(66) 용곡 이장 멀쩡한 저수지 물을 잔뜩담아 놓고도 못 쓰게 됐다며, 저수지 상류의 토사문제를 말했다. ⓒ 마동욱

▲ 신동운(66) 용곡 이장 멀쩡한 저수지 물을 잔뜩담아 놓고도 못 쓰게 됐다며, 저수지 상류의 토사문제를 말했다. ⓒ 마동욱
a 관이 막혔다. 양수기를 넣었지만 퇴적물들은 금세 관을 막아 버리고 말았다.

관이 막혔다. 양수기를 넣었지만 퇴적물들은 금세 관을 막아 버리고 말았다. ⓒ 마동욱

▲ 관이 막혔다. 양수기를 넣었지만 퇴적물들은 금세 관을 막아 버리고 말았다. ⓒ 마동욱

"저수지 하수관에서 물이 채워진 높이가 11m이고, 잠수부가 겨우 7m 50cm를 들어가고 나왔으니, 퇴적물이 쌓인 높이는 3m 50cm정도 인 것 같 당께요, 퇴적물은 끈끈하게 굳어 있어 퇴적물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분명 한디, 알 수가 있어 야제 매년 농사철마다 이라고 고상하믄 어쩌께 농사를 짓것쇼, 뭔 대책을 군에서 단단히 해줘야지 않것쇼."

 

신이장과 마을주민들은 저수지문제가 금년 농사를 판가름한다고 했다.

 

용곡저수지 상류는 급격한 경사면을 이루고 있어 비가 내리면 쉴 새 없이 토사가 흘러내리고 있다. 비가 더 내리면 저수지의 퇴적물은 더 쌓일 것이고 용곡리 사람들은 금년 농사를 양수기에 의존하며 농사를 지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농촌들녘이 농번기를 맞아 무척 바쁩니다. FTA협상과 쇠고기 파동으로 농촌 사람들은 불안해 합니다. 농촌의 바쁜 일손을 따라 가는 사진 기록을 지속 할까 합니다. 농촌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장흥군 #장동면 #용곡저수지 #신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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