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지금으로부터 29년 전, 유신의 심장에 총을 쏘았다는 고 김재규 장군의 28주기 추모행사가 경기도 광주시 오포면 삼성공원묘지 김장군의 묘소에서 5월 23일 정오에 조촐하게 진행되었다. 함세웅 신부와 효림 스님, 김범태 명예회복집행위원장, 황두완, 조웅 선생 등과 유가족, 천주교신자와 일반인 30여 명이 참석했다. 그가 천주교에서 영세(요셉)를 받았기에 제기동 성당에서 오전에 추모 미사를 올리고 이어서 묘지에서 추모식을 했다.매년 버스를 이용하여 지방에서도 추모 인사들이 제상까지 준비하여 김장군의 뜻을 기리어 왔으나 금년의 추모행사는 강신옥 변호사 등 많은 추모인들이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여 조촐하고 쓸쓸했다.그러나 함 신부의 강론과 효림 스님의 추모시 낭독에 이어 참가한 추모인들이 28년 전, 그러니까 1980년 5월 23일 (금요일) 오전 9시 고인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하루 전에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에서 김재규 장군이 쓴 ‘유언’으로 남긴 아래 글을 참가자 모두가 합창하면서 읽어갔다. “오늘이 5월 23일 아침이군요.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세상에서 내가 마지막 말을 남기고 갈 수 있는 최후의 날이 아닌가? 나는 감촉하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내 소회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나는 금번 1심 2심 3심-보통군법회의, 고등군법회의, 대법원 재판까지 3심을 거칠 예정이었는데 나는 또 한 차례의 재판이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건 뭐냐 하면 제 4심인데 4심은 하늘이 심판하는 것입니다. 변호사도 필요 없고 판사도 필요 없고 오직 하늘의 정확한, 그야말로 사람이 하는 재판은 오판이 있을 수 있지만 하늘이 하는 재판은 절대 오판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한 재판이 나에게 남아 있을 따름입니다. …중락… 오늘이 금요일입니다만, 내 영감으로 마음에 잡히는 것은 내일 토요일 오전밖에 없으니까 내일 오전 중에 나의 형을 집행하는 마지막 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 적중 될는지 안 될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내 영감으로 잡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누구의 염려 없이 아주 유쾌하게 또 명예스럽고 이런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그 자부와 내가 이렇게 감으로써 자유민주주의는 확실히 보장되었다는 확신을 갖고 즐겁게 갑니다. 아무쪼록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영원한 발전과 10.26 민주회복 혁명, 이 정신이 영원히 빛날 것을 저는 믿고 또 빌면서 갑니다. 국민여러분! 민주주의를 마음껏 만끽하십시오.” ▲ 김재규 장군 묘소 앞에서 ⓒ 윤영전 고인은 당당히 유신의 심장에 총을 쏘아 이 나라가 민주주의로 신장될 것으로 확신을 하고 당당하게 사형장으로 향했다고 한다. 더구나 가톨릭 신자로 세례를 받으면서 고인이 감히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심을 묵상하며 의연하게 행동했다는 사실이다.내년이면 또 한세대가 지난다. 보통의 역사적 진실은 한세대가 되면 평가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과연 내년까지 그 평가가 온당히 내려질 수 있을까? 의문뿐이다. 어쩌면 살아있는 자들의 역사평가에 스스로 유기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공원묘지 높은 곳에 위치한 묘소를 찾을 때면 상당히 헉헉거린다. 그렇게 심한 여름더위도 아닌데 땀을 흠뻑 흘린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다. 고인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았는데 작은 고행에 불평은 있을 수가 없었다.그 어느 해보다 추모인도 적고 초라한 듯 했으나 상기에 적은 유언을 읽어가면서 지난 추모 모임보다 의미가 깊은 추모행사였다, 내년에는 고인의 명예가 회복되는 그 날이 오기를 기원하면서 부디 영면하기를 기도한다. 첨부파일 김재규 장군 기일 010.jpg 첨부파일 김재규 장군 기일 010.jpg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민주열사 #민주주의 추천3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윤영전 (gooam77)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결혼식 주례 할 때 제일 강조하는 건 '자존심'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대통령 온다고 축구장 면적 절반 시멘트 포장, 1시간 쓰고 철거 채상병 재투표도 부결...해병예비역 "여당 너네가 보수냐" 임성근 거짓말 드러나나, 사고 당일 녹음파일 나왔다 AD AD AD 인기기사 1 윤석열 대통령, 또 틀렸다... 제발 공부 좀 2 임성근 거짓말 드러나나, 사고 당일 녹음파일 나왔다 3 "물 닿으면 피부 발진, 고름... 세종보 선착장 문 닫았다" 4 채상병 재투표도 부결...해병예비역 "여당 너네가 보수냐" 5 '최저 횡보' 윤 대통령 지지율, 지지층에서 벌어진 이상 징후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자유민주주의 보장됐다는 확신 갖고 즐겁게 갑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윤석열 대통령, 또 틀렸다... 제발 공부 좀 임성근 거짓말 드러나나, 사고 당일 녹음파일 나왔다 "물 닿으면 피부 발진, 고름... 세종보 선착장 문 닫았다" 채상병 재투표도 부결...해병예비역 "여당 너네가 보수냐" '최저 횡보' 윤 대통령 지지율, 지지층에서 벌어진 이상 징후 '질문금지'도 아니었는데, 대통령과 김치찌개만 먹은 기자들 군대 보급용 면도기를 14년 쓰면 벌어지는 일 일본인들이 전북 땅을 마구잡이로 사들였던 이유 이러다 나라 거덜나는데... 윤 대통령, 11월 대비 안 하나 영국 스코틀랜드 학교 급식, 헉 소리 납니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사는이야기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