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예술가의 심리적인 흐름을 표현 하다

김안식 개인전 'ANSWER' 리뷰

등록 2008.05.27 16:14수정 2008.05.27 16:14
0
원고료로 응원
a  ANSWER

ANSWER ⓒ 김안식


사진은 외형적으로 회화와 닮아 있지만, 제작과정이 전혀 다르고 사회문화적인 의미에도 차이가 있다. 회화는 화가가 직접 손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지만 사진은 사진가가 이미지를 선택하고 셔터를 누른 이후에는 카메라의 기계적인 프로세스에 의해서 이미지가 생성 된다. 그래서 사진은 작가의 연륜과 관계없이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생산 될 수 있고 단번에 작가의 삶과 정체성이 드러나지도 않는다. 사진도 화화와 마찬가지로 작가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최종 결과물이 생산 되지만, 한 장의 사진을 생산 하는데 회화에 비해서 시간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수고스러움을 덜 필요로 한다.

사진을 비롯한 시각예술작품에 대하여 평가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최종 결과물과 작가의 정체성과의 관계 그리고 주제의 명료함이다. 최근에 현대미술에서 중국작가들이 주목 받는 것은 주제의 독창성과 명료함 그리고 중국작가로서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과 관계있는 소재와 주제를 표현대상으로 삼을 때 가장 설득력 있는 최종 결과물을 생산 할 수 있는 것이다.


a  ANSWER

ANSWER ⓒ 김안식


a  ANSWER

ANSWER ⓒ 김안식


사진작품은 지시적이고 시각적이지만 문자나 언어로 표현 할 수 없는 심리적인 흐름을 표현 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이번에 첫 개인전을 연 김안식도 특정한 공간에서 자신의 내면세계와 심리적인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 오브제를 설치하여 특정한 현실을 연출한 후에 그것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침울한 느낌이 든다. 폐허에 풍선이나 헌 침대를 설치하는 등 현실을 객관적으로 재현하기보다는 연극적인 장치를 이용하여 자신의 미묘한 감정과 무의식세계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앵글과 프레임의 선택도 자신의 심리적인 요소와 어울리게 하려고 노력하였고 작품의 배경과 소재의 선택도 자신의 내면과 일치 시키고자 노력하였다. 그 결과 외형적으로 세련되고 무엇인가 심리적인 흐름을 느끼게 하는 최종 결과물을 생산 하는데 성공 하였다. 그러나 작품 한 장 한 장을 살펴보면 무엇인가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a  ANSWER

ANSWER ⓒ 김안식


a  ANSWER

ANSWER ⓒ 김안식


연출사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연출 장치들의 인과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인데, 이번에 작가가 발표 한 작품들은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자연스럽지 못하다. 작품의 전체적인 톤이 조명을 제어함에도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실패하여 작품이 전체적으로 산만 하게 느껴진다. 그 외에도 작품의 내용과 분위기가 중국작가나 일본작가의 그것과 비슷하여 한국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실패 하였다. 예술가에게 있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안식의 이번 전시회는 작가로서 자신을 표현 하고자 많이 노력했음이 느껴지지만 경험 부족과 예술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정립하는데 실패하여 아쉬운 점이 많이 있다. 하지만 작가로서의 열정과 진지함이 최종 결과물에서 드러나므로 앞으로의 행보가 기다려진다. 예술가와 예술작품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 전시장소 : 갤러리 룩스 (02.720-8488)
전시기간 : 2008년 5월 21일 (수) ~ 5월 27일 (화)
관람시간 : 10:00~19:00 / 공휴일 11:00~19:00 / 화요일 10:00~12:00


덧붙이는 글 전시장소 : 갤러리 룩스 (02.720-8488)
전시기간 : 2008년 5월 21일 (수) ~ 5월 27일 (화)
관람시간 : 10:00~19:00 / 공휴일 11:00~19:00 / 화요일 10:00~12:00
#연출사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독도 조형물 철거한 윤석열 정부, 이유는 '이것' 때문"
  3. 3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방치된 폐가였는데 이젠 50만명이 넘게 찾는다
  4. 4 일본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떤 관계일까 일본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어떤 관계일까
  5. 5 독일에서 한국산 미역 구하기 어려운 까닭 독일에서 한국산 미역 구하기 어려운 까닭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