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시간 촛불 위해 주먹밥을 만듭니다"

네이버 카페 '진보선언' 회원들 주먹밥 1만개 만들기 나서

등록 2008.06.06 23:53수정 2008.06.0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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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6일 진보선언 카페회원들이 부평에 모여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참가 시민들을 위한 주먹밥을 만들었다. 회원들이 밥을 짓고 큰 주걱으로 뒤집으며 웃고 있다.

6일 진보선언 카페회원들이 부평에 모여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참가 시민들을 위한 주먹밥을 만들었다. 회원들이 밥을 짓고 큰 주걱으로 뒤집으며 웃고 있다. ⓒ 장호영

6일 진보선언 카페회원들이 부평에 모여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참가 시민들을 위한 주먹밥을 만들었다. 회원들이 밥을 짓고 큰 주걱으로 뒤집으며 웃고 있다. ⓒ 장호영

"간은 맞나요? 약간 싱거운 것 같은데…."

"밥이 약간 꼬들밥이 됐어요. 어쩌죠?"

"식초를 조금 뿌리니까 맛이 훨씬 나아졌어요."


6일 낮 12시 독거노인 밑반찬만들기를 해왔던 인천 부평동의 '행복한밥상'에 17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들은 '진보선언'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gojinbo) 회원들로 각자 준비해온 80㎏의 쌀을 모아 밥을 짓기 시작했다.

 

서울 화곡동에서 온 한 회원은 20㎏의 쌀을 가져오기도 했다. 주먹밥에 들어갈 나머지 재료는 각자 돈을 모아 준비했다. 재료가 준비되자 이들은 남자 주먹 만하게 정성스럽게 주먹밥을 뭉치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들기 시작한 주먹밥은 저녁 6시 가까이 되자 500여개로 만들어졌고, 7개의 박스에 포장됐다. 다 만들어진 주먹밥은 회원들의 손에 의해 서울 촛불문화제 현장으로 올라갔다.

 

1만개 주먹밥을 서울 촛불문화제 현장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인천 지역에서 최초로 촛불을 들었던 '진보선언' 네이버 카페 회원들이 서울에서 진행되는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 참가 시민들을 위해 '1만개 주먹밥 만들어 보내기 운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비록 6일에는 500여개 밖에 만들지 못했지만, 회원들은 7일 낮에도 모여 주먹밥을 함께 만들기로 했으며, 촛불이 계속되는 한 주먹밥을 계속 만들겠다는 각오을 다졌다.


6일 주먹밥 만들기에 참가한 닉네임 '문지기'(남동구 논현동·49)님은 "광우병 미국 쇠고기를 막아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인터넷을 찾다가 다음 아고라에서 인천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린다는 글을 보고 카페에 가입했다"며 "집안 사정으로 서울에는 못 가더라도 인천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는 꼭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을 들고 고생할 시민들을 위해 이렇게 함께 주먹밥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쁘다"며 "직접 서울에 가진 못하지만 동영상을 통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내 배가 부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처음 카페에 주먹밥을 만들자고 제안했던 '춤추러가'(부평구 산곡동·36)님은 "서울에서 늦게까지 고생하는 시민들을 보고 옆집 친구와 같이 할 수 있는 게 무얼까 고민하다 주먹밥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하게 됐다"며 "몇 명만이 모여서 소규모로 만들게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서 함께 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더 이상 국민들을 괴롭히지 말고 대통령 자격이 없는 이명박은 빨리 내려오는 게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며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는 모든 국민들에게 감사하고, 다치지 말았으면 하고, 힘내면 좋겠다"고 전했다.

 

"촛불이 켜지는 동안 주먹밥 만들기도 계속"


a  진보선언 카페 회원들이 주먹밥을 만들며 적당한 크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진보선언 카페 회원들이 주먹밥을 만들며 적당한 크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 장호영

진보선언 카페 회원들이 주먹밥을 만들며 적당한 크기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 장호영

카페 운영자 '그림자'(부평동·34)님은 "주먹밥 만들어 보내기 운동은 촛불이 계속되는 한 이렇게 함께 모여서 만들기도 하고, 어려운 사람은 각자 집에서 만들어 오기도 할 것"이라며 "현재 250장이 배포된 미국산 쇠고기 반대 현수막 걸기 운동도 계속 할 것이고 차량용 현수막도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카페 회원이 1천명이 넘었기 때문에 회원들과 함께하는 독자적인 촛불문화제를 이달 안에 인천에서 열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진보선언' 카페 회원들은 지난 4일 부평문화의거리에서 열린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카페운영자 '소고기'님과 '그림자'님의 주최로, 주부·학생·직장인·시민단체 활동가 등 회원 15명이 참석해 처음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했다.


이날 회원들은 카페 활성화에 대한 의견을 나눠 1천 회원 돌파 기념 이벤트 마련과 주먹밥 만들어 보내기 운동을 하자는'‘춤추러가'님의 의견을 함께 실천하기로 했으며, 카페 깃발, 차량용 소형 스티커, 손수건, 민방위 완장 등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어 촛불문화제에 참가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진보선언' 카페는 지난해 한미FTA저지, 비정규직 철폐, 반전평화 등 3가지 내용을 가지고 인천 지역에 '인천시민진보선언' 신문광고를 내기 위해 활동했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중심이 돼 만든 카페다.

이후 대선과 총선을 지나 카페의 활동이 뜸해지다, 촛불문화제가 진행되며 회원들 사이에서 우리도 촛불을 들자는 의견이 계속 나오면서 인천에서 최초로 촛불문화제를 부평문화의거리에서 지난달 29일 개최했다.

 

현재 카페에는 뜻을 함께하는 회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6일 1031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2008.06.06 23:53ⓒ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촛불 #주먹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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