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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0원짜리 수박, 어디 맛좀 볼까? ⓒ 윤태

바야흐로 수박의 계절이 왔습니다. 찌는 더위가 한창일 때 냉장고에서 갓 꺼낸 수박 한덩이, 그 시원하고 달콤한 맛에 머리까지 띵해지는 그런 요즘입니다. 요즘 보면 도로변에 수박장수들이 눈에 자주 보입니다.

위 사진 보이지요? ‘수박 한 통 3000원’ 자세히 보면 ‘3000원부터’라고 씌여 있지만 ‘부터’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우선 손님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트럭 아저씨의 판매 전략인 셈이지요. 이제는 너무나 흔한 판매 전략이긴 하지만요.

“아저씨, 3000원짜리 수박 어딨어요?”

“3000원짜리는 몇 개 안 되고, 이거 8천원짜리 달고 맛있는데….”

“네, 그냥 3000원짜리 주세요.”

이날 저는 꼭지가 바짝 말라버린 3000원짜리 조그만 수박을 샀습니다. 3000원짜리 수박은 구석에 대여섯통 밖에 없었지요. 집에 가서 갈라보니 어찌나 잘 익고 맛이 달던지 대만족 했습니다.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을 했지요.

저는 주로 가장 작은 수박을 삽니다. 비싸고 큰 놈으로 샀는데 비리한 맛이 날 정도로 맛도 없고 음식물 쓰레기만 양산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맛없는 수박, 그냥 버리자니 아깝고, 억지로 먹자니 내키지 않고 그냥 속만 상합니다. 물론 크고 비싼 놈 중에서 맛없는 것보다 맛있는 수박일 가능성은 더 많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꼭지가 말라버린 3000원짜리 수박이 결코 맛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꼭지가 마른 것은 딴 지 좀 오래됐다는 얘긴데 이런 경우 너무 많이 익은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당도는 엄청 달지요. 그래도 비싸고 큰 놈 중에 비리한 맛이 나는 싱거운 수박보다는 너무 익은 3000원짜리 수박이 차라리 더 낫습니다. 제 기준에는 말이지요.

전에 잘 익은 수박 고르기 위한 마트 아저씨의 애로사항이 생각나네요. 새벽부터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가서 목구멍에 찰 때까지 수박을 깨트려 맛을 봐야했다는 이야기 말이지요. 칼로 자르는 게 아니고 아무렇게나 깨서 여럿이 손으로 집어 먹으며 맛을 보고 마트로 들여온다는 그 이야기 말이죠.

여하튼 여러 효능 좋은 수박 많이 드시고, 비싸고 큰 놈이 부담스럽다면 싸고 작은 놈으로 한 번 골라보세요. 가격 대비 후회가 될지 만족이 될지 확신할 순 없지만 저 같은 경우 대부분 ‘대만족’ 했다는 경험담을 말씀 드립니다. 아래 동영상도 참조해 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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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0원짜리 수박이 맛이 없다고? ⓒ 윤태

▲ 3000원짜리 수박이 맛이 없다고? ⓒ 윤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