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찍찍~ 쥐 속담으로 들여다본 이명박정부

이 촛불을 막겠다고? 쥐구멍으로 소 몰려 하는 짓

등록 2008.06.12 17:06수정 2008.06.1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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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지난 2월, 한 카툰전시회에 걸린 그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앞에서 알아서 기는 쥐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지난 2월, 한 카툰전시회에 걸린 그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앞에서 알아서 기는 쥐들. ⓒ 박하용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이던 지난 2월, 한 카툰전시회에 걸린 그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앞에서 알아서 기는 쥐들. ⓒ 박하용
a  "나는 찍지 않았"읍"니다"란 티셔츠를 공동구매중인 인터넷 카페 '쥐박이'

"나는 찍지 않았"읍"니다"란 티셔츠를 공동구매중인 인터넷 카페 '쥐박이' ⓒ 카페 쥐박이

"나는 찍지 않았"읍"니다"란 티셔츠를 공동구매중인 인터넷 카페 '쥐박이' ⓒ 카페 쥐박이

 

이명박 정부의 첫 인상은 '쥐알 볶아먹게 생겼다'는 것이다. '언행이 순수하지 못하고 영악스럽다'는 말이다. 경선 과정과 대선 과정을 보면서 우려했던 바가 출범 100일을 전후해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정치사회 현상에 대한 인식기능은 '쥐새끼가 쇠새끼보고 작다 한다'는 식이다. 미국으로부터 수입될 쇠고기가 국민건강에 미칠 악영향이 엄청나게 큰데도 별 거 아니라고 하니 말이다.

 

오히려 '국민복지'라고 우기기도 한다. '쥐가 고양이를 불쌍해하는' 꼴이다. "30개월 이상 된 소도 좋다, 모든 소의 뼈와 내장도 좋다"는 식으로 통 크게 사인해버렸다니, 그런 것들을 팔아먹지 못해 안달하는 미 축산업자들이 안쓰러웠나 보다. '쥐구멍이 소구멍이 되는' 줄을 알아야 할 터인데 감각이 마비된 것 같다.

 

소구멍 되는 줄도 모르고 쥐알 볶아먹네

 

상황을 판단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기능은 '쥐 세치 보기' 식이다. 쇠고기 수입, 경부운하, 공기업 민영화, 신문방송 등의 정책을 보면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기능이 몹시 근시안적이라는 말이다.

 

'쥐도 들 구멍 날 구멍이 있다'고, 정책결정에는 질서와 절차가 있는데, 나오는 정책이나 대책을 보면 '쥐구멍에서 다람쥐가 나오는' 식이요, '쥐구멍 틀어막으려고 대들보 들여미는' 식이다.

 

소통한다고 하면서 명박산성을 쌓은 것은 어느 만평에서 본 것처럼 국민의 소리를 안 듣겠다고 두 귀를 컨테이너로 막은 코미디 중의 코미디다. 민주사회에서 모든 정책은 개방-참여-토론-공유-책임의 단계를 거쳐 나와야 된다.

 

a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저서 <신화는 없다>가 수난을 겪었다. 이 띠지에는  "값싸고 질좋은 미국산 브레인의 위험천만한 미국 살리기!, 5만이 모여도 100만이 모여도 쥐박으면 된다"고 적혀 있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저서 <신화는 없다>가 수난을 겪었다. 이 띠지에는 "값싸고 질좋은 미국산 브레인의 위험천만한 미국 살리기!, 5만이 모여도 100만이 모여도 쥐박으면 된다"고 적혀 있다. ⓒ 오마이뉴스 안홍기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저서 <신화는 없다>가 수난을 겪었다. 이 띠지에는 "값싸고 질좋은 미국산 브레인의 위험천만한 미국 살리기!, 5만이 모여도 100만이 모여도 쥐박으면 된다"고 적혀 있다. ⓒ 오마이뉴스 안홍기

 

이 대통령이 에너지를 쏟는 사업들을 보면 '쥐 밑살 같' '쥐 코 조림 같'아서 '쥐포수'를 보는 듯하다. 대통령은 국장·과장이 처리해야 할 일까지 일일이 간섭할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조정하고 통합하는 데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고소영' '강부자'에만 주의를 집중하지 말고 국민 전체를 바라보아야 한다. 영어에만 몰입할 게 아니라 국어와 국사에도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한반도 안에 있는 강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한반도 삼면의 바다와 북한과 그 너머 중국과 러시아를 보아야 한다.

 

경부운하와 관련된 일련의 행동양식을 보면 '쥐 면내듯' 한다. '쥐가 무엇을 남모르게 조금씩 날라다 쌓아놓는 모양'이란 말이다. 참으로 '쥐 포육 장수'다. 거짓말을 해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아주 좀스러운 행동을 한다'는 말이다.

 

쥐가 소금을 나르듯, 촛불을 밝히자

 

그래서 우린 밤새 촛불을 밝혀 지켜야 한다. '쥐가 하룻밤에 소금 한 섬을 나른다'고 한다.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청계천에서 시작된 촛불 행렬은 중랑천의 촛불행렬과 합류하여 한강이 되었다. 그 물결을 컨테이너로 멈출 수 있다고 본다면 그건 '쥐구멍으로 소 몰려 하는' 이다. '도저히 되지 아니 할 일을 억지로 하려는 행동'이란 말이다. 강물의 흐름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강물은 장애물가 있으면 틈새를 찾아내어 그 사이로 흘러간다. 틈새를 찾아내지 못하면 에돌아서라도 흘러간다.

 

a  3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미국쇠고기 수입 반대 재협상 촉구 촛불문화제 뒤 거리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컴퓨터 마우스 2개로 '쥐밟기' 놀이를 하고 있다.

3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미국쇠고기 수입 반대 재협상 촉구 촛불문화제 뒤 거리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컴퓨터 마우스 2개로 '쥐밟기' 놀이를 하고 있다. ⓒ 안홍기

3일 밤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미국쇠고기 수입 반대 재협상 촉구 촛불문화제 뒤 거리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컴퓨터 마우스 2개로 '쥐밟기' 놀이를 하고 있다. ⓒ 안홍기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고 한나라당이 운좋게 정권을 잡긴 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100일을 전후하여 내부 권력다툼과 명박산성 축조를 통해서 '쥐 굴레 쓴 것 같'은 본래의 모습을 스스로 드러내고 말았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비웃었지만 지난 10년간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이룩한 한국사회는 '고소영' '강부자'들이 감당하기에는 엄청나게 큰 것이었다.

 

하여 이제 '쥐 초 먹은 것 같' '쥐가 고양이를 만난 격'이 되었다.

 

지금까지 촛불 시민들은 '쥐를 때리려 해도 접시가 아깝다'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저항을 고민해 왔지만, 그렇다고 한국사회가 '쥐 뜯어먹은 것 같은' 모습이 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이 대통령은 '쥐가 고양이를 무는 식'으로 촛불 시민에 도전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속히 항복하는 것이 모두를 불행하지 않게 하는 일이다.

 

 

a  해킹당한 한나라당 홈페이지. '쥐를 잡는' 역동적인 고양이의 모습.

해킹당한 한나라당 홈페이지. '쥐를 잡는' 역동적인 고양이의 모습. ⓒ 송주민

해킹당한 한나라당 홈페이지. '쥐를 잡는' 역동적인 고양이의 모습. ⓒ 송주민
2008.06.12 17:06ⓒ 2008 OhmyNews
#이명박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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