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강 아무개양 유품
이민선
<경기북부일보>는 지난 2007년 12월에 창간했다. 창간한 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그동안 굵직굵직한 사건을 많이 다뤘다. 박 기자는 그 중 필리핀인 불법체류자가 중학교 2학년 강 아무개양을 난도질해서 살해한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한다.
"이 사건, 아차 하면 그냥 묻힐 뻔했습니다. 메이저 언론에서 무관심했죠. 그 당시 전국적으로 큰 사건이 많았습니다. 안양 혜진, 예슬양 사건 등. (고 강양 사건은) 우리만 취재해서 기사화 시켰습니다. 기사 뜨자마자 네티즌 댓글이 1200개 이상 달렸습니다. 그제서야 메이저 언론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 했습니다. 현장 검증할 때도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메이저 신문사도 브리핑룸에 있는 기자도."당시 사건을 보도하면서 <경기북부일보>는 유명해졌다. 단독 보도한 덕분이다. 기사 조회 수가 14만회나 올라갔고 댓글만 1200개 이상 달렸다. 갓 창간된 지역신문으로서는 놀랄만한 수준의 관심을 받은 것이다.
"강양 어머니가 저희에게 유품도 맡겼어요. 일기장, 책 등. 상세하게 취재해서 딸의 억울함을 세상에 알려 달라는 부탁이었어요. 당시, 사건발생 20일이 지났는데 아무도 보도해 주지 않았어요. 오로지 북부일보만 카메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습니다. 현재 강양 어머니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 중입니다. 불법 체류자 문제 방치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묻고 있는 것입니다. 이 문제 매듭지어질 때까지 계속 보도할 계획입니다."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3월 7일이고, 범인은 필리핀인 불법 체류자 '빌리 가스 준 패럴'이다. 강양 집 근처(양주시 회암동)에 살고 있던 패럴은 평소 눈여겨 보았던 강양을 강간하려다 실패하자 식칼로 목, 가슴, 배 등을 무려 13차례나 찔러서 살해했다. 의정부 지방법원은 지난 4월 18일 오전 10시 '패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어린이집에서 원장이 남자 어린이 성추행 사건도 기억에 남습니다. 원장(42·여성)이 다섯 살짜리 꼬마를 성추행한 것이지요. 이 사건도 묻힐 뻔했습니다. 당시 의정부 성폭력 상담실에서도 사건 종결하며 '엄마가 돈 뜯어내려고 사건 만든 것이다'란 결론을 냈습니다. 아마 가해자만 조사한 듯합니다."당시 이 사건을 취재새서 기사화 하자마자 모 지방 일간지 기자로부터 기사 덮으라는 전하가 걸려왔다고 전한다.
"70이 넘은 고령이죠. 모 일간지 기자 명함 들고 다니는 분입니다. 왜 그런 전화를 했을까 궁금해서 조사해 봤더니 어린이집 광고가 두 번이나 실려 있었어요. 그제서야 이해가 됐죠. 아마 제보를 받고 취재한 다음 기사와 광고를 교환했을 겁니다. 기사 싣지 않는 조건으로 광고를 받은 것이죠."이 사람이 카메라를 메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경기북부일보>에는 박신웅 대표 기자 말고도 신문에 미친(?) 사람이 3명이나 있다. 그 중 이형오 편집장은 지난 98년 박 기자가 <동두천신문> 할 때부터 동고동락한 사이다. 이승호 사회부 부장은 386 대학 운동권 출신으로 그동안 시민단체 활동 하다가 이번에 <경기 북부일보>에 합류했다. 송영오 기획실장은 신문사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재정과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경기북부일보>는 재정 문제를 갖가지 사업을 통해서 해결하고 있다. 현재 화장실 세정제 판매 사업과 인쇄·출판사업을 하고 있고, 교육 컨텐츠 사업을 준비 중이다.
박신웅 대표 기자는 그가 밝힌 대로 '반골'이었다. 이 사람이 카메라를 메고 있지 않았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상상해 보니 하루도 빠지지 않고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있을 듯하다.
지난 6월 10일, 50만개 촛불이 밝혀져 있는 현장에서 박 기자를 만났다. 그의 열정에 놀랐다. 새벽이 되어 기자들이 대부분 집으로 돌아갈 때, 박 기자는 "더 볼 것이 있다"며 카메라를 들고 다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 열정을 보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천상기자' 박신웅 기자에게서 지역 언론 희망을 엿본다. 인터뷰는 6월 12일 오후 4시에 <경기북부일보> 본사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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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여중생 살인사건은 어떻게 세상에 알려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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