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노동자와 농부, 시민들이 동참한 저속 운행 시위를 보도한 일간 <데일리텔레그래프>.
데일리텔레그래프
석유 메이저 쉘의 기름 운반 거부하는 영국 화물노동자들스페인과 포르투갈의 파업은 영국 등 다른 유럽 국가로까지 파업을 확산시키고 있다. 영국에서는 세계적인 석유 메이저 회사인 쉘(Shell)의 영국 각 주유소에 기름을 운반하는 운전사들이 지난 13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4일간의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각 주유소에 기름 운반을 거부하고 있다. 쉘은 영국 주유소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화물노동자들은 약 900개에 달하는 주유소에 기름 공급을 거부했다.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이 파업으로 인해 기름 사재기가 25%나 늘었다는 영국 정부의 발표를 인용하면서, "적어도 112개의 주유소에서 기름이 바닥났다"고 보도했다.
화물노동자 파업에 동조한 시민들은 자신들의 차를 끌고 나와 도로에서 시속 10마일로 저속 운전하는 등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심지어 농부들은 트랙터를 가져오고, 여행용 이동차량인 카라반까지 저속 운행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영국의 노동, 보수 양당은 이들의 파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존 후튼 경제장관은 "이들의 월급은 결코 적지 않다며 "이번 파업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수당의 알란 던컨 국회의원도 "완전히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무책임한 파업"... 운전사들 "쉘, 천문학적 이익 내면서 노동자 외면"이에 대해 화물 노동자들은 3만2000파운드이던 1992년 수준에서 지난 16년 동안 연봉이 상승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주당 근무시간도 1992년에 37시간이었던 것이 지금은 48시간으로 늘었고, 연금이나 각종 복리후생도 크게 악화되었다고 주장했다. 쉘의 정직원이었던 이들은 쉘이 운반 사업 부문을 아웃소싱하면서 임금과 복지가 크게 악화된 것이다. 화물노동자들은 쉘이 한 달에만 13억 파운드의 이익을 내면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물노동자들은 쉘이 외주를 준 업체와 직접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협상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외주업체들이 임금 인상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화물노동자들은 "쉘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때까지 파업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쉘은 협상에 직접 나서지 않고 협상 조기 타결만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가디언> 칼럼리스트 시우마스 밀네(Seumas Milne)는 고든 브라운이 이끄는 신노동당 정부가 기업의 지나친 욕심을 제어하고 심화되는 불평등에 대해서 조절할 수 있는 세금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노동자들이 지금보다 더 들고 일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