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기이하다. 그리고 신기하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철덩어리로 어떻게 예술작품을 다 만들 발상을 했을까? 빈 LPG통, 내다 버린 숟가락, 망가진 자전거 바퀴, 경운기 부속품이 변증법적으로 결합되어 탄생된 금속조각품들. 가섭산 중턱의 고즈넉한 언덕 위 숲속에 자리 잡은 금속 동물들. 멀리서 보니 영락없는 생물이다. 가까이서 보니 온갖 잡동사니들의 결합체다. a ▲ 어서 오세요~ ⓒ 김대갑 정크아트라고 한다. 정크는 우리말로 쓰레기, 폐품, 버린 것 등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쓰다가 버린 물건들이다. 이걸 수집해서 깎고, 조이고, 다듬어서 환경친화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그 발상이 독특하고, 그 노력이 장하고, 그 열성이 고맙다.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 용소리의 가섭산 중턱에 자리 잡은 정크아트 갤러리. 이곳에 가면 아래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의 예술가를 만날 수 있다. 오대호 관장. 그는 우리나라 정크아트의 창시자로서 사비를 들여 가섭산 중턱에 정크아트 갤러리란 희한한 볼거리를 만들어 냈다. 원래 기계가 전공이라는 그. 작은 회사를 운영하다가 고철을 활용한 아트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그는 전국 각지에 정크아트를 선보이고 있는 금속조각가이자 공예가이다. a ▲ 생각하는 기계? ⓒ 김대갑 정크아트 갤러리는 입구부터가 심상찮다. 차 하나가 겨우 올라갈 수 있는 소로를 따라 한참 가다보면 어느새 나타나는 넓은 광장이 나타난다. 본 건물 가기 수 십 미터 밖에서 어서오세요라며 손짓하는 기괴한 정크들. 푸른 잎사귀 사이로 아리따운 몸매를 자랑하는 여인이 있는가 하면 앙증맞도록 귀여운 망아지도 있다. 어떤 고철은 활을 쏘기도 하고, 또 어떤 고철은 두 팔을 벌리며 절규하고 있다. 언뜻 보면 로봇 같기도 하고 또 언뜻 보면 4차원의 기계인간 같기도 한 정크아트들. a ▲ 숟가락으로 만든 새 ⓒ 김대갑 오대호 관장의 환영인사를 받으며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니 앙증맞은 새들이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다. 뷰파인더를 가까이 대니, 세상에 작은 못과 나사를 촘촘히 엮어 만든 새가 아닌가! 어떻게 저걸 다 붙였는지 그저 감탄이 나온다. 정교하면서도 귀여운 새들의 모습. 그 옆에는 못으로 온 몸을 장식한 고슴도치들이 금방이라도 공격할 듯이 몸체를 잔뜩 웅크리고 있다. 고슴도치가 분노하면 온 몸의 가시털이 사방으로 터진다고 하던데, 저 못이 사방으로 터지기라도 하면. 그만큼 정크로 만든 동물들은 정교하다. 마치 살아 있는 동물 못지않은 생동감과 활기를 지니고 있다. a ▲ 작업 과정 ⓒ 김대갑 마당으로 잠시 나가보니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작품을 만들고 있는 직원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이트로 잡고 그라인더로 갈아낸다. 용접을 하는가 하면 집게로 일일이 못들을 갖다 붙인다. 노동이다. 한마디로 힘든 노동이다. 그러나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예술을 만들기 위한 즐거운 노동이다. 노동이 즐거울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a ▲ 숲 속의 기계 장승 ⓒ 김대갑 환경과 휴머니티가 조화되는 환경친화적인 문화예술을 지향하는 정크아트 갤러리. 산업문명이 남겨놓은 부산물인 산업폐기물을 예술적 표현으로 재창조한 조형예술의 향연. 우리가 무심코 버린 기계들이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예술로 탄생되는 현장이 바로 정크아트갤러리인 것이다. 현재 정크아트 갤러리에는 수 백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매주 일요일은 휴관이라고 한다. 유치원 이상 30명이 단체관람을 할 수도 있으며 갤러리를 방문하면 장크아트 작품체험과 조형예술 체험학습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하면 무척 소중한 교육의 장이 될 것 같아 꼭 한번 아이들을 데리고 오고 싶은 곳이다. a ▲ 나 좀 봐라! ⓒ 김대갑 21세기 최대의 화두는 단연 환경이다. 이제 인류는 자신이 생산한 폐기물의 복수를 받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오로지 리사이클링뿐이다. 리사이클링을 통한 순화작용이 없으면 인류는 쓰레기더미에 멸망할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정크아트 갤러리는 리사이클링이 무엇인지, 환경친화적인 활동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송고함 덧붙이는 글 유포터에도 송고함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정크아트 추천1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대갑 (kkim40) 내방 구독하기 페이스북 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이 기자의 최신기사 <삼국유사>를 썼다는 곳이 여기라니... 구독하기 연재 쓰레기 이동을 막아라 다음글27화이런 쇼핑 중독은 괜찮지 않나요? 현재글26화고철로 만든 금속공예품의 향연 이전글25화음식은 남기는 게 미덕? 추천 연재 하승수의 '추적 검찰특활비'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김봉신의 여론감각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목수정의 바스티유 광장 숲에서 7년을 살아낸 4세와 6세 프랑스 형제 박철현의 도쿄스캔들 네이버, 결국 일본에 항복할 운명인가... "한국정부 정말 한심" SNS 인기콘텐츠 구순 넘긴 시아버지와 외식... 이게 신기한 일인가요? 윤 대통령 95분에서 확인된 네 가지, 이건 비극이다 주목할 만한 재벌 총수 발언... 윤석열 정부, 또 우스워졌다 "윤석열이 윤석열했다" 기자회견 본 해병 전우들 '부글부글' 5년 뒤에도 포스코가 한국에 있을까?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김건희 특검하면, 반나절 만에 다 까발려질 것" [단독] '대통령 민생토론회' 수의계약 업체, 사무실 없거나 유령회사 의혹 참전용사 선창에 후배해병들 화답 "윤석열 거부권? 사생결단낸다" AD AD AD 인기기사 1 구순 넘긴 시아버지와 외식... 이게 신기한 일인가요? 2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중 대전 유흥주점 간 정준호 집행위원장 3 주목할 만한 재벌 총수 발언... 윤석열 정부, 또 우스워졌다 4 '윤석열 대통령 태도가...' KBS와 MBC의 엇갈린 평가 5 청보리와 작약꽃을 한번에, 여기로 가세요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고철로 만든 금속공예품의 향연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28화"쓰레기 매립장 백지화 위해 촛불 들었다" 27화이런 쇼핑 중독은 괜찮지 않나요? 26화고철로 만든 금속공예품의 향연 25화음식은 남기는 게 미덕? 24화주범(?)들이 쓰레기 줄이겠다고 나섰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사는이야기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