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전투기 소리...잠도 못 자"

군산 하제마을, 한미공군연합훈련으로 100dB 이상 폭음 피해

등록 2008.06.18 10:12수정 2008.06.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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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제마을 옥상에서 찍은 전투기 이륙사진 군산미공군기지에 인접한 주택가에서 전투기의 이착륙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 한선남

▲ 하제마을 옥상에서 찍은 전투기 이륙사진 군산미공군기지에 인접한 주택가에서 전투기의 이착륙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 한선남
전북 군산 미공군기지에 인접한 주택가에서는 전투기의 이착륙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지난 16일부터 오는 20일까지 한미 공군의 연합 훈련(Max-Thunder)이 군산 미공군기지에서 진행된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핵심적 전투기 70여대와 한국의 F-15K를 포함에 20여대의 전투기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전투기 이착륙과 비행 훈련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17일 군산미군기지우리땅되찾기시민모임과 군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이하 평통사)은 한미공군연합훈련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훈련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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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군산미군기지앞 기자회견 ▲군산미공군기지앞에서 한미공군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진행. ⓒ 군산우리땅되찾기시민모임제공

▲ 17일 군산미군기지앞 기자회견 ▲군산미공군기지앞에서 한미공군연합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진행. ⓒ 군산우리땅되찾기시민모임제공

 

이날 기자회견에서 군산 평통사 김판태씨는 "이번 훈련은 전쟁 계획에 의해 이용되는 무기체계를 군산기지에서 총동원해 시험하겠다는 것"이라며 연합훈련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연합훈련은 한반도와 동북아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때문에 "군사적 긴장이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오는 8월 미국 네바다에서 진행될 미국 동맹군들 사이에서의 공군 훈련 'Red Flag' 훈련을 준비하기 위해 진행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미군 군사전문지 <성조지>에 따르면 "오키나와, 괌, 미국에서 온 전투기들이 이번 연합훈련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미군 측 핵심 폭격기 약 70여대와 한국의 F-15K 20여대도 이번 훈련에 참여"한다고 한다.

 

이로 인해 훈련이 시작된 첫날인 16일 밤 "전투기 폭음으로 잠을 잘 수 없었다"는 것이 하운기 주민피해대책협의회 사무국장의 말이다. 

 

실제 훈련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어 전투기 폭음으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를 취재하기 위해 17일 전투기 폭음 측정 현장에 동행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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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한 전투기 착륙 후 격납고로 들어가기 위해 활주로에서 운행하고 있는 F-16K. 약 10분간 80dB정도의 엔진소음이 들린다. ⓒ 한선남

▲ 착륙한 전투기 착륙 후 격납고로 들어가기 위해 활주로에서 운행하고 있는 F-16K. 약 10분간 80dB정도의 엔진소음이 들린다. ⓒ 한선남

 

전투기폭음측정은 군산 하제마을 한 가정집 옥상에서 17일 오전 9시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폭음측정을 진행하고 있는 군산미군기지피해상담소(이하 상담소)는 "20일까지 하제와 남수라마을에서 24시간 폭음측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는 오후 2시경부터 전투기의 이착륙과 선회를 지켜볼 수 있었다. 17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육안으로 확인된 전투기는 하제에서만 총 20여대에 이르렀다. 특히 3, 4대가 동시에 이륙과 착륙을 하는 과정에서 평균 100dB 이상의 폭음이 발생하고 최대 110dB의 폭음이 발생해 일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 주거지역에 대한 소음 기준이 도로변일 경우 65dB이고 일반지역일 경우 50dB이기 때문에 전투기 이륙으로 인한 소음은 기준치의 두 배에 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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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제주민 하제에서 25년간 살고 있다는 한 주민 ⓒ 한선남

▲ 하제주민 하제에서 25년간 살고 있다는 한 주민 ⓒ 한선남

이런 폭음이 주택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어 주민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폭음을 측정하고 있는 곳에 찾아온 한 주민은 "어젯밤 전투기들이 날아오면서 잠을 잘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전투기 소리가 지긋지긋하다"고 말해 전투기로 인한 일상적 폭음이 주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폭음 피해도 많았다고 한다. 그는 "아들이 3살 때 경기를 일으켜 고생하기도 했다"고 얘기하면서도 "지금은 면역이 되서 윙 소리(전투기 엔진 소리)는 잘 듣지 못한다"고 말한다. 폭음에 시달린 25년 동안 자신도 모르게 전투기 소리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또한 "폭음과 함께 진동이 일어나 벽이 갈라진 집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그는 "해송이 쭉 늘어서고 해당화가 피어있던 예전이 좋았다"며, 지금은 "폭음은 심해지고 새만금도 막혀 생계가 막막해져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주민들의 답답한 심경과 상관없이 미군의 '전쟁 연습'은 계속되고 있다. <성조지>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작되는 연습에 "낮에는 56대의 전투기가 밤에는 34개의 전투기가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훈련으로 인한 주민 피해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또한 앞으로 3일간 이 훈련이 지속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의 피해는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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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제마을 상공에서 촬영한 선회기 착륙을 위해 주택가 상공을 선회하고 있는 전투기. 이때도 90dB이상의 폭음이 발생한다. ⓒ 한선남

▲ 하제마을 상공에서 촬영한 선회기 착륙을 위해 주택가 상공을 선회하고 있는 전투기. 이때도 90dB이상의 폭음이 발생한다. ⓒ 한선남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신문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미공군합동훈련 #전투기폭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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