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8.06.28 16:28수정 2008.06.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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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우병 급식 싫어요' ⓒ 윤재훈
▲ '광우병 급식 싫어요'
ⓒ 윤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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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란 말이냐
이 물결을 어쩌란 말이냐
미친 소를 먹기 싫은데
어쩌란 말이냐
더 이상 국민들을 미치게 만들지 말아다오
어쩌란 말이냐
정말 어쩌란 말이냐
사람들은 저마다 어깨동무를 하고
아스팥트 위에 앉아 움질일 줄 모르는데
날더러 어쩌란 말이냐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함성을 지르며
일어날 줄 모르는데
우리더러 어쩌란 말이냐
붉은 해는 서산 마루에 걸리었다
떨어져 나간 앉은 산 위에서
우리는 나랏님 이름을 목메어 부르는데**
자꾸 방안퉁소가 되어
민심을 모르시니 우리더러 어쩌란 말이냐
저 어린 아이 좀 보아라
엄마 손을 잡고 나와 광화문을 걸어 다니는,
아직 솜털이 가시지 않은 여중생이 나와
우리는 미친 소를 먹기 싫다고 외치는,
얼싸안고 등이라도 쳐 주고 싶구나
어쩌란 말이냐
이 국력낭비를 어쩌란 말이냐
어쩌란 말이냐
이 국론 분열을 정말 어쩌란 말이냐
어쩌란 말이냐
이 혼불***처럼 번지는 열망을 어쩌란 말이냐
반만년을 쌓아온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뿌리째 흔들리는
이 슬픔을 어쩌란 말이냐
하늘을 보니 달도 없다
우리를 막은 저 젊은 전경들,
왜 저들이라고 당장 군복을 벗고
우리와 어깨 겯고 싶지 않겠는가
자신의 부모가, 누이가
이 찬 아스팥트 바닥에서
밤새 일어날 줄 모르는데,
우리 절대 그들을 나무라지 말자
우리끼리 절대 반목하지 말자
저 촛불을 보아라
저 들불처럼 일어나는 혼불들을 보아라
이 땅의 민초들을 보아라
우리가 얼마나 큰 대가를 지불하는지
자정을 넘긴 이 차디찬 광화문 바닥에서
우리 뼈속까지 아리게, 아리게 느끼면서
자숙하자
*유치완 시인의 <파도>에서 모티프
**김소월 시인의 <초혼(招魂)>에서 모티프
***최명희 소설가의 <혼불>에서 모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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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도입구에서촛불을나누어준는할아버지 . ⓒ 윤재훈
▲ 지하도입구에서촛불을나누어준는할아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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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받아가세요"
언제부터 서 계셨는지
할아버지는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촛불을 나누어 주고 계신다.
그 불씨를 더 잘 살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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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상토론,이난국을 어떻게해야하나. . ⓒ 윤재훈
▲ 난상토론,이난국을 어떻게해야하나. .
ⓒ 윤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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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적인, 난상 토론이 한창이다.
어떻게 해야하나
정말 어떻게 해야하나
나랏님은 돌같이 까닥않는데
우리는 정말 어쩌라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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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현장에서. . ⓒ 윤재훈
▲ 촛불현장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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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견디려면,
우선 배부터 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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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현장에서. , ⓒ 윤재훈
▲ 촛불현장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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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줘봐
구호는 이렇게 쓰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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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현장에서. . ⓒ 윤재훈
▲ 촛불현장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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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피곤하다
정말 100일이, 5년도 더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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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중한 . ⓒ 윤재훈
▲ 망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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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 아프고, 피곤하고,
우리 조용하게 공부 좀 하게 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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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에. . ⓒ 윤재훈
▲ 만약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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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가 어떻게 세운 나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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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심. . ⓒ 윤재훈
▲ 민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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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공화국 . ⓒ 윤재훈
▲ 민주공화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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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국’은 디지털과 아나로그간의 부조화의 산물인 것이다. 연결고리는 바로 ‘소통’이다. - <경향신문>, 조호연 기획·탐사 에디터
2008.06.28 1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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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년여 세계오지 배낭여행을 했으며, 한강 1,300리 도보여행, 섬진강 530리 도보여행 및 한탄강과 폐사지 등을 걸었습니다. 이후 80일 동안 5,830리 자전거 전국일주를 하였습니다.
전주일보 신춘문예을 통해 등단한 시인으로 시를 쓰며, 홍익대학교에서 강의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