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카페 회원들, 촛불 들고 만나다

"온라인상은 비 좁다... 모여라 촛불현장으로!"

등록 2008.06.29 06:45수정 2008.06.29 06:45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다음카페 '울산촛불문화제' 회원들이 울산대공원에서 촛불집회 참여 전 모임을 갖고 있다.

다음카페 '울산촛불문화제' 회원들이 울산대공원에서 촛불집회 참여 전 모임을 갖고 있다. ⓒ 김규범

다음카페 '울산촛불문화제' 회원들이 울산대공원에서 촛불집회 참여 전 모임을 갖고 있다. ⓒ 김규범

하루 종일 장대비가 내린 28일, 울산대공원 동문입구로 오후5시부터 '울산촛불문화제' 다음 카페 회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번 모임을 제안한 카페의 운영자인 '너만1426677'(이하 닉네임)님은 지난 25일 촛불집회 도중 카페의 관리자인 '으랏차차'님이 경찰에 연행된 후 20여 시간만에 석방된 사건을 계기로 촛불문화제 현장 활동을 강화하자는 회원들의 요구에 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 주로 활동하는 이들은 최초로 오프라인에서 만나 처음에는 어색해 했으나 자기소개와 자유토론이 이어지자 자신의 주장을 맘껏 펼쳤다.

 
a  울산 네티즌들이 28일 울산대공원에서 자유토론을 하고 있다.

울산 네티즌들이 28일 울산대공원에서 자유토론을 하고 있다. ⓒ 김규범

울산 네티즌들이 28일 울산대공원에서 자유토론을 하고 있다. ⓒ 김규범

'jusuk65'(공무원.45)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모임은 경찰 연행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정연희(카페지기)씨의 감사편지 소개 후 자유토론으로 이어졌다. 회원들은 비폭력 및 평화시위 기조를 재확인하면서도 연행자가 속출하고 있는 울산의 현재 상황에 대해 "비폭력 평화시위마저도 보장받기 힘든 '경찰공화국' 시국"이라며 "이명박 정권은 반민주정권"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성토하였다.

 

'참숯'(인테리어.39)님은 "공권력이 폭력을 유발하는 경향이 크다" "시민들의 심리를 자극하거나 과잉진압 등... 먼저 도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개하면서 "일부 언론들이 수없이 많은 폭행을 당한 시민들은 외면 한 채 마치, 거리로 뛰어든 촛불여론을 폭도집단처럼 매도 하고 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한 극히 일부 시민들을 전부인양 보도 하고 있다"고 최근 보수 언론들의 보도 행태를 비난한 뒤 "국민의 소리를 기만하는 이명박 정권이 기가 막힐 정도로 답답해서 뭐든 다 때려 부수고 싶은 심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안티mb'(직장인.26)님도 "우린, 평화시위를 보장한다면 결코 폭력시위를 할 수 없는 지성을 가진 시민들"이라며 "평화적인 촛불시위에 참여한 국민들의 소중한 뜻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색깔을 입혀 좌우로 나누려는 술책이 가증스럽다"고 개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마음과 뜻을 구호와 노래 그리고 촛불에 담아 이제껏 전달해 온 순수한 국민들의 주장에 결국은 등을 돌려 버렸다"며 "지금은 온몸을 던져서라도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싸워야 될 때"라며 강하게 주장했다.

 

'정우'(교육공무원.53)님은 인도의 간디를 예로 들며 "비폭력만이 진정한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울산의 현재 상황은 비폭력 평화시위마저도 보장받기 힘든 '경찰공화국' 시국"이라며 "비폭력 평화시위 사수를 위한 폭력 시위를 해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네버다이'(시민, 42)님은 "울산의 촛불문화제가 비폭력 평화시위 기조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네티즌들이 앞장 서자"고 제안하면서도 "국민의 소중한 뜻과 염원이 담긴 촛불에 물대포와 소화기, 방패 날을 겨누는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은 누구인가?" "소통의 부재라며 애써 무시하려다, 명박산성까지 쌓아 올린 저 대통령은 누구의 대통령인가?"라고 한탄했다. 이어 그는 정부 및 한나라당의 촛불민심이 일부 과격 불순 단체의 배후 조종이라는 주장을 비판한 뒤 "국민투표 한번 해 보자"고 제안했다.

 

a  울산 네티즌들이 '자유토론'을 벌이고 있다.

울산 네티즌들이 '자유토론'을 벌이고 있다. ⓒ 김규범

울산 네티즌들이 '자유토론'을 벌이고 있다. ⓒ 김규범

'종이비행기'(직장인.28)님은 이명박정권의 부도덕성과 반민주적인 행태 그리고 국민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정책들의 총체적인 난맥상을 제기하며, '정권퇴진'운동을 주장하였다.

 

이날 모인 20여명의 회원들은 "명박산성을 쌓아 국민과의 소통을 막아버린 이명박 반민주정권을 반드시 촛불로써 심판하자"고 결의하며 2시간여의 오프라인 토론을 마친 뒤 7시부터 이어진 울산촛불집회에 함께 참여 했다.

 

한편, '이명박탄핵투쟁연대 울산지부' 다음카페 회원들도 온라인을 박차고 나와 촛불문화제 현장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 가는 등 네티즌들의 열기가 더 한층 뜨거워 지는 양상이다.

 

28일 울산촛불문화제는 장맛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가운데에서도 250여명의 촛불시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폭풍우가 몰아 닥쳐도, 이 촛불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 손엔 촛불을... 한 손엔 우산을 받쳐 들고 힘차게 흔들었다.

 

a  28일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서 장대비속에서도 울산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28일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서 장대비속에서도 울산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 김규범

28일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서 장대비속에서도 울산촛불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 김규범

 

'울산촛불문화제' 다음 카페 관리자의 감사의 글

경찰에 연행되었다 어제 풀려났습니다. 회원님들 모두 반갑습니다. 카페지기 으랏차차입니다. 25일 한나라당 근처 태화신협앞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어이없이 연행되어 경찰서에 20시간 갇혔다가 다행히 어제저녁 6시40분경에 풀려났습니다.

저와 네 분의 시민들이 이렇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더 많은 촛불을 모아 열심히 들어주신 시민 분들과 자발적으로 홍보물까지 만들어 배포해주신 우리 카페회원님들의 힘이 컸지요. 모든 분들께 정말 정말 감사 드려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지금도 제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절대 못 먹어~ !"미국쇠고기업자들에게 우리국민 건강과 생명을 맡길 순 없잖아요! 두 번이나 국민에게 사과를 하고서도 촛불민심을 무시하는 대통령 참 너무하시네요! 꼼수를 써서 추가협상안을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인다고 광우병 위험 쇠고기가 달라지나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추가협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너무 당연하잖아요?

우리모두 나와 가족,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촛불을 끝까지 들어요!

모두 모두 사랑합니다.

2008.06.29 06:45ⓒ 2008 OhmyNews
#울산촛불문화제 #울산네티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2. 2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3. 3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4. 4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5. 5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