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민들 일곱 번째 촛불 들었다

촛불문화제 이어 "정부는 재협상을 실시하라" 외치며 거리행진

등록 2008.07.02 09:54수정 2008.07.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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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거리행진후 범계역 사거리에서 촛불을 밝힌 시민들

거리행진후 범계역 사거리에서 촛불을 밝힌 시민들 ⓒ 최병렬


경기 안양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철회와 재협상을 정부에 촉구하고 구시대적 강경진압을 비판하는 등 촛불문화제를 가졌다.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안양시민대책회의' 주관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 진행되는 안양 촛불문화제는 이번이 일곱번째. 지난 2일 오후 7시 안양시 평촌 범계역 분수광장에서 열려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일반시민 등 60여명이 참여해 촛불을 밝혔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은 '미친 소고기 수입 반대', '고시 강행 반대'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자유발언과 삼행시 짓기 등을 통해 정부를 향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하며 경찰에 대해 '강경진압을 즉각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광)우병소는, (우)리가 먹기 싫어해, (병)든소니까"
"(미)국은, (친)구도 아니다, (소)보다 못하다"
"(재)발, (협)상 테이블에 앉아주세요, (상)품을 줄테니까요 우리들의 상품은 촛불"

매주 촛불문화제에서 예쁘게 그린 촛불모자를 쓰고 나타나 '범계역 행사의 촛불소녀'라는 별칭과 함께 카메라 세례를 받던 온뜻학교 4년 박소진 어린이는 광우병, 미친소, 재협상 삼행시에 이어 자유발언을 통해 분위기를 생동감있게 만들어 박수갈채를 받았다.

소진이는 "서울 광화문 행사에 가 보았는데요. 갑자기 경찰이 나타나 피했는데 왜 우리를 잡아가는 줄 모르겠어요"라며 서울 대규모 행사에 참여했던 느낌을 말하기도 했다.

a  삼행시를 낭독하는 안양의 촛불소녀 박소진 어린이

삼행시를 낭독하는 안양의 촛불소녀 박소진 어린이 ⓒ 최병렬


또 지난 주 안양여성의전화 실무자들에 이어 이날 안양YMCA 실무자 및 생협회원들이 '바위처럼' 노래를 함께 불러 참가자들로 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미국 소고기 수입반대 서명대에는 바쁜 걸음을 옮기던 시민들 서명이 줄을 이었다.


안양YMCA 생협 실무자는 "여기 계신 어머님들은 촛불이다. 우리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원하는 작은 마음으로 나왔다. 많이 바라지도 않는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먹을 수 있기만 바랄뿐이며 먹을거리 밥상 지키기에 전국민이 함께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안양시민대학 임재연 교장은 수배중인 미친소닷컴 운영자 '백성균'씨가 인터넷에 올린 편지 글을 낭독한 후 "'어둠이 빛을 이겨분 적이 없다'는 백씨의 말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하는 이들과 함께 우리는 촛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a  바위처럼 노래를 부르는 안양YMCA 실무자들과 생협 회원들

바위처럼 노래를 부르는 안양YMCA 실무자들과 생협 회원들 ⓒ 최병렬


a  수배중인 미친소닷컴 운영자 '백성균'씨 글을 낭독하는 안양시민대학 임재연 교장

수배중인 미친소닷컴 운영자 '백성균'씨 글을 낭독하는 안양시민대학 임재연 교장 ⓒ 최병렬


"이명박 대통령 각오하라! 기말고사 끝나간다! 방학이 다가온다! 장관고시 철회하라! 재협상을 실시하라!"

구호에 이어 미국 쇠고기 수입고시 강행을 단행한 정부를 비판하는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희망연대 송무호 대표는 "공권력이 8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 정부는 촛불집회를 폭력집회로 호도하고 있으나 비폭력 무저항주의로 가는 것이 맞다. 감정에 치우쳐서 빌미를 주는 행동은 자제를 해야 하지만 정부의 행동을 보면 뻔뻔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군포에서 왔다는 한 시민은 "서울시청 앞 촛불집회에 가려다가 이곳의 열기가 뜨거워 자리하게 됐다"며 "정부가 쇠고기 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 국민을 향해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이명박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고 질타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오후 9시께 '추가협상 기만이다. 재협상을 실시하라'고 적힌 대형 플래타드를 앞세우며 시민들 각자 손에 촛불을 들고 범계역 사거리 횡단보도 네 곳을 차례로 건너는 거리행진을 끝으로 다음주에 또다시 만날 것으로 다짐하며 종료됐다.

a  거리행진에 나선 시민들

거리행진에 나선 시민들 ⓒ 최병렬


한편 안양에서의 촛불문화제는 지난 5월 10일 안양역 광장에서 첫 촛불집회가 열린 이후 5월 14일부터 장소를 범계역 거리로 변경,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진행해 오고 있으며 서울 행사에 집중된 6월 10일과 17일을 제외하고 이날로 일곱번째 촛불을 들었다.

또 안양에서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서울시청앞 시국미사에 앞서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들 모임인 '생명평화사제연대' 주관으로 릴레이 시국미사가 처음 진행한 바 있다.

천주교 수원교구 '생명평화사제연대'(대표 강정근 신부)는 지난달 13일 안양에서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과 대운하 백지화를 요구하는 시국 성명을 발표하고 안양 중앙성당에서 '릴레이 촛불 시국미사'를 처음 가졌으며 매주 금요일 각 성당을 순회하고 있다.

수원교구 사제들이 집전하는 릴레이 시국미사는 6월 20일 성남 성남동성당, 27일에는 안양 매곡성당으로 이어지고 7월 4일에는 과천성당에서 열릴 예정으로 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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