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 촉구 결의문' 채택 저조

등록 2008.07.03 13:49수정 2008.07.03 13:49
0
원고료로 응원
a  경남도의회는 6월 23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이 상임위에서 보류하는 바람에 채택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경남도의회는 6월 23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이 상임위에서 보류하는 바람에 채택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 경남도의회

경남도의회는 6월 23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이 상임위에서 보류하는 바람에 채택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 경남도의회

 

국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지방의회는 이같은 여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소속 지방의원들이 절대 다수인 경남지역에서는 국회의원들의 눈치를 보느라 결의문 채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까지 경남지역 21개 도․시․군의회에서 ‘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 촉구 결의문’을 채택한 의회는 1/4에 그치고 있다. 진주,밀양시의회, 하동,창녕,남해군의회만 결의문을 채택했다.

 

진주시의회는 최근 민주노동당 소속 강민아 시의원이 발의한 결의문에 대해 본회의에서 반대 의견 없이 통과시켰다. 밀양시의회 등 이들 의회는 최근 '한·미 쇠고기 재협상과 축산농가 생존권 보장을 위한 결의문' 등을 채택하고 농림수산식품부 등 관계 기관에 제출했다.

 

밀양시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전면시장개방으로 광우병 발병 위험성에 대한 국민의 건강권과 국가의 검역주권을 확보치 못해 촛불집회라는 국민적 저항 등 국정 위기상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검역주권의 회복과 축산농가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지방의회에서는 '발의 따로 투표 따로'하는 행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 달 30일 마산시의회는 민주노동당 송순호 시의원이 9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제출한 결의문 채택 여부에 대해 투표를 실시해 부결시켰다.

 

전체 22명인 마산시의회는 결의문에 대해 7명이 찬성하고 15명이 반대한 것이다. 결의문 발의에 서명했던 시의원 2명이 이탈했다. 마산시의회는 이날 투표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면서 "2명이 이탈하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발의 따로 투표 따로'하는 형식적 의회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스스로 지적했다.

 

전체 53명인 경남도의회에서는 과반수 도의원들이 서명해서 결의문이 발의되었지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무소속 김해연 도의원이 발의해 30명이 서명한 결의문에 대해 상임위원회는 처리하지 않아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다.

 

창원시의회 한 시의원은 "다른 몇몇 지방의회는 결의문 채택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창원시의회는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합천군의회는 지난 달 말 결의문 채택에 대해 논의했다가 다음 회기로 처리 여부를 미뤄었다.

 

이병하 ‘광우병 경남대책회의’ 공동대표는 "도․시․군의회마다 후반기 의장단 선거가 겹친 상태에서, 국민 여론은 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지방의원들이 국회의원의 영향력 안에 있다 보니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재협상에 대해 지방의원들이 눈치를 보기 때문에 결의문 채택도 안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앙정부가 예산이나 국가정책을 밀어붙일 때 지방정부가 이겨내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있다"면서 "미 쇠고기 수입 문제는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것인데도 지방의회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지방의회 스스로 권한을 축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8.07.03 13:49ⓒ 2008 OhmyNews
#지방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