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넝쿨 덮힌 볼링장 외벽, 거~ 작품이네

"삭막한 콘크리트 회색도시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는다"

등록 2008.07.10 11:19수정 2008.07.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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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담쟁이 넝쿨로 덮힌 벽면이 하나의 작품 같다

담쟁이 넝쿨로 덮힌 벽면이 하나의 작품 같다 ⓒ 최병렬




무더위를 식힐 겸, 공공예술작품들을 둘러볼 겸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과거 안양유원지의 명성을 다시 찾고 있는 안양예술공원. 그 초입에 자리한 한 건물이 매우 이채롭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2동에 자리한 이 건물은 볼링장 전용 건물로 3층 높이 콘크리트 외벽을 십여 년 이상 가꾼 담쟁이넝쿨이 뒤덮고 있다. 마치 거대한 초록색 벽화를 보는 듯 착각을 할 만큼 지나가는 나그네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길이 20미터, 높이 3층의 건축물 한쪽 벽면 전체가 온통 담쟁이넝쿨이다. 빠끔히 열려 있을 법한 창문도 없는 거대한 벽면을 타고 올라간 담쟁이로 인해 벽 색깔이 뭔지, 무엇하는 건물인지 궁금할 정도로 짙은 녹음을 띤 담쟁이넝쿨은 압도감마저 느끼게 한다.

a  담쟁이 넝쿨은 온도를 떨어트리는 천연 에어콘

담쟁이 넝쿨은 온도를 떨어트리는 천연 에어콘 ⓒ 최병렬



특히 요즈음같이 찌는 듯한 무더운 날, 삭막한 회색도시 한복판에서 강한 생명력을 보이며 메마른 콘크리트의 벽면을 타고 올라가는 녹색의 담쟁이는 시원한 청량감을 전해줄 뿐 아니라 보는 것만으로 기쁨이자 즐거움으로 마치 '친환경 철학'이 녹아있는 듯하다.


90년대 초반 국내에 볼링 열풍이 불 당시인 1993년에 완공된 이 건축물은 처음부터 볼링장 목적으로 지어져 다코스 볼링프라자(대표 마종호)이 개관해 이후 식어진 볼링 열기와 IMF로 인해 경영난을 겪으면서도 사업주가 바뀌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a  이 건물이 볼링장임을 알려주는 간판

이 건물이 볼링장임을 알려주는 간판 ⓒ 최병렬


메마른 벽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 담쟁이


담쟁이넝쿨은 가로녹시율 증대로 무엇보다 보기에도 시원한 느낌이 들지만, 자외선을 차단함으로 콘크리트 균열과 도료탈색 등을 막아 구조물의 수명을 늘리고 표면 온도를 2~4도까지 낮추는 효과와 가로변 먼지 저감, 도심 생태계의 복원에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쾌적한 도시미관을 제공하고 새로운 도시경관으로 주목받으며 최근에는 공공미술과 공공디자인 사업에도 적용해 서울시 등 일부 자치단체에서 가로 경관을 망치는 콘크리트 옹벽, 방음벽, 담장 등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벽면녹화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a  건물 앞 출입문쪽으로 번지는 담쟁이 넝쿨이

건물 앞 출입문쪽으로 번지는 담쟁이 넝쿨이 ⓒ 최병렬



최근에는 지난 5월 부산시가 자매도시인 일본 후쿠오카시와 공동으로 도심 건물에 나팔꽃을 심어 넝쿨이 벽면에 커튼처럼 늘어지게 하는 도심녹화사업인 '나팔꽃 커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나서 공공건물과 민간건물 벽면에 나팔꽃 넝쿨이 커튼을 이루게 된다.

부산시는 나팔꽃 씨앗을 심어 기르는 것은 물론 씨앗 채취와 줄기제거 등에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등 시와 시민이 함께 도심녹화를 이뤄나가는 새로운 모델로 만든다는 계획이니, 요즘과 같은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절약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는 공공예술과 공공디자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민과 소통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는 안양시와 전문가들이 눈여겨 보아야 할 대목이며 담쟁이 건축물의 친환경성과 도시경관만을 놓고볼 때 안양시 건축대상감이 아닐까 싶다.

a  왜 이곳만 볼록 튀어나왔을까. 배수관일까?

왜 이곳만 볼록 튀어나왔을까. 배수관일까? ⓒ 최병렬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담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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