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을 바꾸어 바라보는 세상

마이산의 천의 얼굴

등록 2008.07.21 18:59수정 2008.07.2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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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갈매기가 올라온다는데--”

 

집사람의 반문에 욕구가 더 생겼다. 창밖을 보았다. 기상예보와는 달리 하늘은 아주 맑았다. 파란 유혹을 물리치기가 어려웠다. 여행이란 돌발적인 상황과 마주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질 때 그 기쁨이 배가 된다.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니, 먼 곳을 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진안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a 마이산 바라보는 시각

마이산 바라보는 시각 ⓒ 정기상

▲ 마이산 바라보는 시각 ⓒ 정기상

도로는 한적하였다. 뻥 뚫려 있는 길을 마음껏 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가 있었다. 라디오에서는 서해안 쪽에서 비가 내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비가 내리고 있다는 보도를 들으면서, 맑은 하늘을 즐기면서 달릴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진안하면 마이산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마이산으로 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마이산을 다른 쪽에서 보고 싶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이산을 찾아서 멋진 탑을 보는 기회는 많았었다. 그러나 멀리서 마이산을 바라보진 못하였다. 새로운 시각으로 마이산을 감상하고 싶었다.

 

a 다른 얼굴 새로운 세계

다른 얼굴 새로운 세계 ⓒ 정기상

▲ 다른 얼굴 새로운 세계 ⓒ 정기상

“야! 새로운 맛이네.”

 

마이산의 다른 얼굴을 볼 수 있게 되니, 그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암마이산과 숫마이산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두 산이 하나로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이산을 중심으로 돌면서 바라보게 되니, 산은 천의 얼굴로 바뀌는 것이었다.

 

그동안 한 가지 관점에서만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이산의 모습이  저리도 달라지는데, 왜 진즉 그렇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을까? 고정된 관념에 붙잡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달라지고 있는 산을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고정된 프레임으로 한 가지 방향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면서 살아온 것은 아닐까? 달라지는 마이산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후회의 마음이 앞서게 된다. 내 생각만이 옳고, 내 생각을 관철하기 위하여 진력하는 삶이었다. 그러니 당연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그 갈등으로 고통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a 독특하고 달라지는

독특하고 달라지는 ⓒ 정기상

▲ 독특하고 달라지는 ⓒ 정기상

고정된 관념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 무엇보다도 큰 잘못은 두려운 마음이다. 추구하는 목표가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도전도 해보기 전에 포기하는 것이다. 이는 정말 큰 잘못이 아닌가? 시도도 하기 전에 스스로 꿈을 접는 것은 실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아가면서 최상의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그 변화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일만큼 고정불변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불변하는 것이 오히려 더욱 더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추구하는 일이 해결되지 않게 되면 우회할 줄 아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눈높이를 바꾸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고정된 관점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마이산의 얼굴이 저렇게 바뀌는데, 사람의 일은 오죽 하겠는가? 바뀌는 것이 정상이란 진리를 깨닫게 된다면 살아가야 하는 길이 훨씬 더 수월해질 수 있다.

 

a 온유하고 아늑한

온유하고 아늑한 ⓒ 정기상

▲ 온유하고 아늑한 ⓒ 정기상

‘너 또 그런 잘못을 하였니?’ ‘그것밖에 할 수 없니?’에서 ‘앞으로는 잘 할 수 있겠구나!’ ‘이렇게 잘 했구나!’라고 바꾸면 세상은 달라진다. 부정적인 시각으로는 이룰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게 된다.

 

천의 얼굴로 변화무쌍하게 바뀌고 있는 마이산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삶은 기다림의 여행이라고 하였던가?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살아가게 된다면, 기다림의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돌아오는 길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폭우와 만났다. 이 또한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진안에서

2008.07.21 18:59ⓒ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사진은 진안에서
#마이산 #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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