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주민 "방제인건비는 최소한의 생계비용"

국제기금 청구액 중 30%만 지급, 태안군·군의회 "차액, 정부가 지급해야"

등록 2008.07.22 13:25수정 2008.07.22 15:29
0
원고료로 응원
a 방제인건비 정부 선지급하라 국제기금이 피해지역 주민의 방제인건비를 대폭 삭감한 가운데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청를 방문한 만리포청년회 소속 10여명이 정부의 선지급을 요구하며 집단시위를 펼쳤다.

방제인건비 정부 선지급하라 국제기금이 피해지역 주민의 방제인건비를 대폭 삭감한 가운데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청를 방문한 만리포청년회 소속 10여명이 정부의 선지급을 요구하며 집단시위를 펼쳤다. ⓒ 정대희

▲ 방제인건비 정부 선지급하라 국제기금이 피해지역 주민의 방제인건비를 대폭 삭감한 가운데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청를 방문한 만리포청년회 소속 10여명이 정부의 선지급을 요구하며 집단시위를 펼쳤다. ⓒ 정대희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사고 이후 이렇다 할 수입이 없던 충남 태안 지역주민들이 방제작업에 동원되면서 생계형으로 둔갑한 방제인건비가 7개월이 넘도록 지급되고 있지 않고 있어 문제다. 국제기금이 지난 1~2월 지역주민을 동원한 방제인건비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마저도 대폭 삭감돼 피해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이루고 있다.

 

지난 15일 충남 태안군청 본관 정문 앞. 만리포청년회(회장 전상수) 소속 10여명이 방제인건비 100% 지급을 요구하며 집단 시위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전 회장은 "정부는 국제기금이 삭감한 피해지역주민의 방제인건비를 선 지급한 후 국제기금에 구상권을 청구하도록 해야 한다"며 "피해지역 주민들의 방제인건비는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생계비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전 회장은 "국제기금이 방제작업 권고사항을 이행한 지역에 대해서도 50% 이상의 방제인건비를 삭감했다"며 "국제기금이 주장하는 방제작업 권고사항 불이행으로 인한 방제인건비 삭감부분은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한다"고 정부의 개입을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0일 유류오염사고특별법에 따라 1~2월분 방제인건비 청구액 228억원에 대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의 중간 사정액을 우선 대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나 만약 방제업체가 신청한 방제인건비가 국제기금의 중간사정결과와 불일치할 경우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실제 주민들이 인건비를 지급받게 될 시기는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상태가 벌어질 수 있고, 그 피해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충남 태안군의 경우, 지난 10일 기준 20개 방제업체가 신청한 방제인건비가 약 50% 이상 삭감되었으나 이후 국제기금과 방제업체가 수차례 회동 끝에 일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a 방제작업 기름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의 주민들이 7개월이 넘도록 방제인건비가 지급되지 않고 있어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방제작업 기름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의 주민들이 7개월이 넘도록 방제인건비가 지급되지 않고 있어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 정대희

▲ 방제작업 기름유출사고로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의 주민들이 7개월이 넘도록 방제인건비가 지급되지 않고 있어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 정대희

그러나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아직까지도 대다수 주민들이 방제인건비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어 국제기금이 지급시기를 고의로 늦춰 일정 금액을 삭감한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냐는 설이 제기되고 있다. 

 

태안군에 따르면 1~2월 국제기금이 밝힌 중간사정액은 총 72억원으로 20개 방제업체가 청구한 114억원과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가운데서도 국제기금이 50% 수준에 불과한 36억원을 피해주민 방제인건비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국제기금이 사실상 지급할 피해지역 주민 방제인건비는 방제업체가 청구한 총 114억원 중 약 30%에 불과한 36억원인 셈이다.

 

이와 같이 국제기금의 방제인건비 지급액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일부지역에서 삭감된 방제인건비를 수령해 그렇지 못한 지역주민들과 불화가 커지고 있다. 또 지역별 편차로 인한 지역갈등도 깊어가고 있어 태안군과 군의회가 민심수습에 나서고 있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지난 18일부터  정부 3개 부처 1~2개월 방제인건비 중 삭감된 총 42억원원에 대해 군의 방제사실 확인을 거쳐 정부가 정액 보전하기 위한 50억원의 특별교부세 및 예비비를 군에 긴급배정해줄 것을 건의했다.

 

진 군수는 "인건비의 경우 사고 이후 생계지원금과 12월분 인건비가 소득의 전부였던 주민들에게 있어 마지막 희망이자 보루였다"며 "주민들의 집단소요 사태 방지를 위해서라도 정부의 인건비 전액지급 선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태안군의회도 지난 15일 '유류오염 방제 인건비 전액지급 조치 건의문'을 채택해 국토해양부에 제출했다.

 

건의문에서 태안군의회는 "방제비 지금이 7개월이 넘도록 지급되지 않고 있으며 신청금액도 35~50%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같은 지역, 같은 시기에 실시한 작업 인건비가 이렇게 크게 차이나게 사정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도 이런 국제기금의 어이없는 인건비 사정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며 "정부가 방제인건비 가운데 국제기금의 사정으로 지급 받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액 국가 선지원이 될 수 있도록 조치해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2008.07.22 13:25ⓒ 2008 OhmyNews
#방제인건비 #기름유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