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밥상에 한우·미국소 나란히 오른다

6일 청와대서 한미정상회담...부시, 아프간 파병 요청 가능성

등록 2008.08.05 17:29수정 2008.08.0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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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4월 18일 방미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가 캠프 데이비드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 내외의 영접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지난 4월 18일 방미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가 캠프 데이비드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 내외의 영접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배재만

지난 4월 18일 방미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씨가 캠프 데이비드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 내외의 영접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배재만

5일 한국을 방문한 조시 부시 미국 대통령 밥상 위에 한우와 미국산 쇠고기가 동시에 오른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오찬 메뉴에 한우 갈비구이와 미국산 안심스테이크가 함께 올라간다"고 5일 전했다. 전통 한식으로 차려지는 이날 오찬 식단에는 이외에도 삼색전과 게살차조무침, 잣죽, 은대구 구이, 궁중신선로 등이 오를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두 정상의 식단에 한우와 미국산 쇠고기를 같이 올린 이유에 대해 "손님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며 "우리 대통령이 (미국에) 갔을 때 김치가 나오면 반갑지 않겠나, 부시가 미국산 쇠고기를 좋아할 수도 있고 또 한우맛도 보시라는 의미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쇠고기·독도 문제에 대한 '감사의 뜻'?

 

당초 한우만 올리는 방안을 검토했던 청와대가 미국산 쇠고기를 함께 올린 것은 최근 쇠고기 파동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졸속 협상으로 곤경에 처하자, 미국 측에 추가협상을 요청했고, 미국이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최근 미 지명위원회의 독도 영유권 표기를 7일만에 원상회복시키도록 지시했다. 이 역시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확인시켜주는 조치로, 외교안보 전략 부재라는 비판론에 휩싸여 있던 이 대통령에게 구원의 손길이 되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의 밥상 위에 미국산 쇠고기를 올리기로 한 것은 '손님에 대한 배려'라기 보다는 추가협상을 결정한 부시에 대한 '감사의 뜻'이 담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의 사의 표명이 미국산 쇠고기를 오찬 메뉴로 내놓는 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 한미 간에 민감한 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어떤 요구를 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자칫 사의를 표명한다면서 현안 문제들을 미국측에 지나치게 양보할 경우, '제2의 쇠고기 파동'을 불러올 수도 있다.

 

부시 측, 한국군 아프간 파병 요청 시사

 

실제 부시 대통령이 6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 파병을 공식 요청할 수도 있다고 미국 백악관 고위관리가 언급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4일(미 현지시각) 한국으로 향하는 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21세기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논의의 핵심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미국)는 한국인들이 아프간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와일더 보좌관은 21세기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구체적인 의미를 묻는 질문에 "한국은 자유의 가치를 알며 한국은 이라크에 자이툰 부대를 파견해 그들이 한반도 밖에서도 평화를 수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매우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군은 정말로 다른 지역에서 자유를 지킬 수 있는 세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때문에 문제는 어떻게 우리가 한국식으로 이를 제도화 하느냐는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백악관 대변인실은 전했다.

 

특히 와이더 보좌관이 "한국은 세계 최정예 군을 갖고 있다"며 '21세기 한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거듭 강조한 점 등을 볼 때,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에게 파병 요청을 할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를 이번 정상회담의 공식 의제로 상정하는 것에 대해 청와대 측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한 관계자는 "사실 두 정상이 만나 얘기할 때, 부시 대통령이 (파병에 대한) 말을 꺼내면 그 상황에서 의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쪽에서 긍정적이지 않을 경우 공동성명이나 기자회견 모두발언 등에 그 문제가 언급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이 언급하더라도 이 대통령이 언급을 피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공식 의제로 상정하면서 적극적으로 요청해 올 경우 이 대통령이 난처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통령만 언급 피하면 파병 피하나

 

한편 6일 오전 9시 30분부터 청와대 대정원에서 부시 대통령 내외에 대한 공식 환영식이 열릴 예정이다. 이후 오전 9시 45분부터 한 시간 동안 청와대 내 집현실에서 양국 정상회담이 열린다.

 

두 정상은 다시 청와대 내 녹지원으로 자리를 옮겨 오전 11시부터 11시 25분까지 공동기자회견을 하게 된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11시 30분부터 25분간 두 정상 내외의 티타임이 예정돼 있다.

 

이어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두 정상 내외가 상춘제에서 오찬을 함께 하는 것으로 청와대에서의 부시 대통령 공식 일정은 마무리된다.

2008.08.05 17:29ⓒ 2008 OhmyNews
#한미 정상회담 #미국산 쇠고기 #아프가니스탄 한국군 파병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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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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