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냥꾼 된 경찰, 국민이 적인가"

인권단체연석회의, '경찰기동대 폭력만행 규탄' 기자회견 열어

등록 2008.08.07 15:17수정 2008.08.07 15:17
0
원고료로 응원

a  7일 오후 11시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가 주최한 '경찰기동대 폭력만행 규탄과 인권기준 준수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7일 오후 11시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가 주최한 '경찰기동대 폭력만행 규탄과 인권기준 준수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 장일호

7일 오후 11시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인권단체연석회의가 주최한 '경찰기동대 폭력만행 규탄과 인권기준 준수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 장일호

 

지난 5일 제90차 촛불문화제에서 시민 16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최루물질과 색소를 포함한 물대포를 시민에게 발포했고, 인도에 서 있는 사람까지 무차별적으로 연행했다. 그리고 6일에는 포상제도를 마련하여 촛불시민을 연행하는 전·의경을 독려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7일 오전 11시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는 인권단체연석회의 주최로 '경찰기동대 폭력 만행 규탄과 인권기준 준수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16명의 인권단체연석회의 회원들은 '경찰에게 시민은 사냥감으로 보이는가', '경찰폭력주범 어청수 파면', '경찰폭력 양산하는 검거위주의 진압 중단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뜨거운 볕 아래 서 있었다.

 

경찰의 포상제도 발표, "괴담인 줄 알았다"

 

a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가 지난 5일 경찰의 폭력적 연행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가 지난 5일 경찰의 폭력적 연행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장일호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가 지난 5일 경찰의 폭력적 연행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장일호

경찰기동대 및 전·의경의 인권침해 규탄발언을 하기 위해 나선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지난 5일 시민들이 현장에서 불구속 얼마, 구속 얼마 하는 이야기를 듣고 정부가 좋아하는 '괴담'인 줄 알았다"면서 경찰의 포상제도를 성토했다.

 

그는 이어 "경찰 지휘관이 '깃발 중심으로 다 잡아'라고 말하는 걸 듣고 자괴감이 들더라. 국민이 적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 경찰서에서는 기자회견도 엄격하게 법집행 하겠다고 하더라, 변질된 집회로 간주한다고 했다"면서 "구호를 외치고 집단적인 정치행동을 하기 때문에 시위집회라고 했다, 여태까지 구호 외치지 않은 기자회견이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기자회견장 뒤를 막아선 경찰들을 향해 '국민은 적이 아니다 국민을 보호하라'는 구호를 선창했고 사람들은 함께 외쳤다.

 

"폭력은 폭력을 부를 뿐..."

 

a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경찰기동대는 백골단과 다름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경찰기동대는 백골단과 다름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장일호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경찰기동대는 백골단과 다름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장일호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법·질서·인권 준수 위해 기동대를 창설했다고? 너무 뻔한 거짓말이다"라면서 "예상하건데 올해 안에 곤봉과 파이프를 든 기동대가 설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폭력이 폭력을 부르는 것"이라며 "전두환 정권이 왜 무너졌는지 생각해보라, 그런 시대를 다시 만들고 싶은가"라고 외쳤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선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검·경이 정부의 시녀가 됐다"면서 "경찰을 인간 사냥꾼 만드는 어청수는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임기란 민가협 전 상임의장도 기동대 창설을 규탄하며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기동대의 모습은 인간인데 하는 짓은 사냥개"라며 "5일 연행한 160여명 석방하고 백골부대 해체하라"고 외쳤다.

 

지난 5일 밤 11시쯤 현장에서 경찰병력의 폭력을 목격했던 한 목격자도 용기 내어 발언에 나섰다. 그는 "전경 다섯 명이 삼십대 남성 한 명을 결박하면서 차 다니는 도로로 끌고 다녔다"며 "도움을 요청하며 버둥거리는 남자의 머리를 바닥에 눌러 저지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시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전경의 손에서 빼내기는 했으나 실신했다"면서 당시 현장을 생생히 증언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경찰관 인권 준수 촉구

 

a  경찰청 민원봉사실에 '경찰청의 경찰관 인권 준수 이행에 대한 질의서'를 전달 중인 인권단체연석회의 회원들.

경찰청 민원봉사실에 '경찰청의 경찰관 인권 준수 이행에 대한 질의서'를 전달 중인 인권단체연석회의 회원들. ⓒ 장일호

경찰청 민원봉사실에 '경찰청의 경찰관 인권 준수 이행에 대한 질의서'를 전달 중인 인권단체연석회의 회원들. ⓒ 장일호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인권단체연석회의의 회원들은 '경찰청의 경찰관 인권 준수 이행에 대한 질의서'를 전달하기 위해 민원봉사실을 방문했다. 이들은 질의서에서 "5일 밤 있었던 경찰의 폭력에 대한 책임"을 묻고 "경찰 기동대 창설이 위헌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또 "경찰관들의 인권교육은 필수사항"이라며 최소한의 인권 준수가 이뤄지지 않는 점에 대해 지적한 뒤 경찰의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의 질의서를 받은 경찰 측은 15일 내에 질의 내용에 대한 답을 주기로 약속했다. 질의서를 함께 전달한 민가협 서경순 어머니는 "시위진압 하는 걸 보니 북한 인권 말할 자격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경찰청장의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장일호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2008.08.07 15:17ⓒ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장일호 기자는 <오마이뉴스> 8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경찰 기동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