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괴물'로 변하는 언론인 되기 십상"

'언론고시생'들이 꼭 읽어야 할 책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

등록 2008.08.26 12:01수정 2008.08.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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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 겉표지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 겉표지

요즘 언론사 지망생들의 마음이 한결 바빠졌어요. 공채시험이 몰려있기 때문이죠. 큰 언론사 위주로 따져도 7월말에 동아일보를 시작으로 CBS, MBC, 조선일보, 문화일보, 경향신문, 중앙일보까지 채용을 발표하였죠.

그리고 다른 언론사들도 신규사원을 뽑겠다고 하네요. 오랫동안 갈고닦으며 준비한 실력을 발휘하려는 언론사지망생들의 열기가 한 여름 못지않네요.


언론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전설처럼 내려오는 책이 있는 거 아시나요?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2006, 인물과 사상사)는 언론사를 이해하고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되는 책으로 기자 지망생들과 현직 기자들이 읽는다고 하네요.

지은이 안수찬은 <한겨레> 기자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언론사 시험 준비과정과 필요한 소양, 언론계 풍토와 분위기, 하루 일하는 과정과 기자로서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서 생생하게 전해줘요.

언론사를 지망하지 않더라도 1인 미디어 시대이기에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좋을 내용들이 가득하지요.

그는 타인과 세상이 이해하기 쉽게 저널리즘한 글쓰기 요령을 소개해요. 많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감정에 몰입되어 사실소개나 기본내용 정보조차 없이 느꼈던 감동을 분출하는 글은 조금 더 다듬어야 한다고 꼬집기도 하죠.

'어느 매체' 들어가느냐에 따라 앞날 달라져


그리고 기자 지망생들에게 염려 섞인 현재 언론사 상황을 전해요. 어느새 각 매체마다 정형화된 기자 타입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하며 "기자마다 서로 다른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매체마다 다른 기사를 쓴다. 담당 기자가 바뀌어도 그 매체에 실리는 기사 내용은 다르지 않다. 매체가 기자를 그렇게 길러내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해요.

처음에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밝히고 부당한 억압에 맞서 약자들의 편에 서겠다는 다짐으로 언론사에 들어가도 '어느 매체'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자기의 앞날이 달라진다고 현실을 알려줘요. 아무리 자기 생각이 불의에 맞서겠다고 해도 자기가 속한 회사 논조를 따를 수밖에 없기에 그저 직업인으로서 기사를 만들어내는 '괴물'로 변하는 언론인이 되기 십상이라고 걱정하죠.


처음 마음을 잊은 언론인들이 많다고 전하며 "언론사를 월급 창구로만 여기는 언론인이 많아질수록 번민 많은 소시민들은 더 불행해진다"고 개탄도 하네요.

한국의 방송·신문 시장은 이미 독과점 형태로 굳어져 있지요. '지배적 언론'은 시장 퇴출의 압력을 거의 받지 않아요. 독자들의 감시 기능도 사실상 마비된 상태고요. 그러면서 한국 언론 현실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현실이 담배의 유익함을 입증해주는 것은 아니다. 담배를 만들어 파는 기업들이 이미 일련의 합리성 구조 위에 군림하기 때문이다. 지배적 언론 매체들은 이미 무엇이 합리적인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하는 권력이 돼 있다"고  비유하죠.

사람들 삶에 영향 끼쳐 의미 있는 존재가 되려 해

누구나 창작과 소통에 대한 열망이 있지요. 언론인이든, 자기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이든, 세상과 타인에게 말을 건네고 세상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죠. 수많은 경쟁자들이 생겨나고 거기서 눈에 띄고 생존하려다 보니 사람들을 자극하고 유혹하는 글들도 많이 늘어났지요.

자신이 어떤 글을 쓰는지 늘 부끄러운 마음으로 돌아봐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드네요. 글쓰기란 노동으로 인해 내가 행복해야 하고 동시에 나의 노동이 더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줘야 하니까요.

'언론고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언론사 들어가기는 참 어렵지요. 하루 종일 빡빡한 일과를 보내면서 다른 직업에 비해 앞날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대우가 좋은 것도 아닌데 왜 언론사에 가려는 걸까요? 지은이가 기자가 된 이유는 이렇답니다.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쳐 의미 있는 존재가 되려 한다. 동시에 자유로운 실존의 영역을 지키려 한다. 조직의 억압과 구속을 최소화하면서 나만의 텃밭을 가꿔 인정받으려는 꿈이다. - 책에서

한국 언론계에 눈 맑은 새로운 기자들의 활약으로 풍성한 변화가 있을 거라고 기원을 해봐요. 재갈을 물리려는 권력에 으르렁거리며 덤벼드는 언론인들이 많을수록 한국은 더 발전할거예요.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 - 한 권으로 끝내는 언론사 입사

안수찬 지음,
인물과사상사, 2006


#언론고시 #기자 #안수찬 #블로그 #1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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