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로만 몸무게 20kg이 줄었답니다"

[도보여행] 구일역-압구정역, 한강 따라 25km를 속보로 걷다

등록 2008.08.28 15:31수정 2008.08.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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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일 역 앞 해바라기
구일 역 앞 해바라기유혜준


가을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뙤약볕 아래서 말리고 있는 빨간 고추들이 가을을 알리고, 한강변에는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했습니다. 해바라기도 빠질 수 없지요. 강바람은 시원하고 하늘은 높고 푸릅니다.


아직 햇볕이 뜨겁기는 합니다만 운동 삼아 한강변을 걸어보면 어떨까요? 한강변은 다이어트 도보를 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한강을 따라 곧게 뻗은 길을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지요. 다이어트 효과? '짱'입니다. 햇볕이 너무 따가운 것 같으면 해가 질 무렵에 걷는 것도 좋겠지요.

26일, 구일역부터 압구정역까지 한강을 따라 25km를 걸었습니다. 이 길, 여러 번 걸었지만 걸을 때마다 느낌이 다릅니다. 철 따라 피는 꽃이 다르고, 날씨도 다르고, 기분도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가을 초입이라 그런지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이 멋진 그림을 그려 주었답니다. 이 날 도보여행도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인도행)' 회원들과 함께 했습니다.

구일 역에서 도보여행, 출발합니다. 구일 역을 나와 한강 쪽으로 내려 오다보니 돗자리 위에 빨간 고추를 널어놓은 것이 보입니다. 햇빛 좋은 날은 고추 말리기에 아주 좋지요. 고추는 햇빛에 말린 태양초를 최고로 치니까요. 슬슬 월동준비로 마른 고추를 장만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구일 역에서 도보여행 출발~


 길을 따라 코스모스가 피어 있습니다.
길을 따라 코스모스가 피어 있습니다.유혜준

가볍게 준비운동을 하고 강변을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빠르게 걷는 사람들의 시속은 거의 6km에 가깝습니다. 잠깐 사진을 찍느라고 지체하면 그 사이에 100미터는 훌쩍 앞서 간답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 가려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진다고 무리해서 속도를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내게 맞는 속도를 유지하면 됩니다.

한강변에는 가을꽃들이 한창입니다.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있고, 벌개미취가 무리지어 피어 있습니다. 달개비 꽃도 보입니다. 노랑 코스모스도 많이 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코스모스와 벌개미취, 노랑 코스모스는 꽃 색깔만 다르지 꽃 모양은 비슷합니다.


가을 초입이라고 해도 햇볕은 따갑습니다. 만만하게 봤다가는 살갗이 벌겋게 익을 염려가 있으므로 나가기 전에 미리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소매 옷이라면 팔토시가 필요하고, 햇볕을 가릴 수 있는 모자도 쓰는 것이 좋겠지요.

고척교를 지나고 양화교를 지납니다. 걸음은 점점 빨라집니다. 맨 앞에서 걷고 있는 A씨(여성), 도보 경력이 8년이 넘었습니다. 시속 6km 정도로 걷고 있는 중입니다. 이 분, 도보를 하면서 몸무게가 20kg이 줄었답니다. 몸무게만 준 것이 아니라 아주 건강해졌습니다. 건강미와 활력이 넘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간의 도보경력이 말해주듯이 지치지 않고 정말 잘 걷습니다. 울트라 도보 100km도 너끈히 걸었다지요.

저는 아무리 걸어도 그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A씨는 걷기 시작한 지 두 달쯤 뒤부터 몸무게가 줄어들기 시작했답니다. 중요한 것은 줄기 시작한 몸무게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다이어트를 염두에 두고 걷는다면 속보가 필수라고 합니다. 더불어 음식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A씨는 일주일에 4일 정도 걷습니다.

 벌개미취가 잔뜩 피어 있습니다.
벌개미취가 잔뜩 피어 있습니다.유혜준

자전거 도로 옆으로 한강이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강바람이 무척이나 시원합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다리 아래 그늘에서는 늦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중국요리를 먹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자장면 냄새가 바람에 날려 후각을 자극합니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 중국요리를 배달시켜 먹고 싶어지네요. 한강변에서는 중국음식을 배달해 먹는 사람들,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답니다. 특히 낚시를 즐기는 분들.

앗, 저게 뭐야?

강 옆 풀밭의 긴 나무의자 곁에 자전거 한 대가 놓여 있습니다. 의자에는 잘 다듬어진 인물조각 하나가 놓여 있고요. 구릿빛 조각이 햇빛 아래서 반짝입니다.

어라, 자세히 보니 인공조형물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머리는 수건으로 감싸고 웃옷은 벗어젖힌 채 반바지를 입었습니다. 잘 다듬어진 근육질 몸매가 조각처럼 보인 것입니다. 상체가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니 오일을 바르고 일부러 살갗을 태우고 있는 것 같지요?

한강변에서 구릿빛 조각을 보다

 멋진 인간 조각상입니다.
멋진 인간 조각상입니다.유혜준

B씨(남성)의 도보경력은 8개월입니다. 걷기를 시작한 뒤 8kg이 줄었답니다. 60대인 이 분, 처음에는 배가 많이 나왔으나 그 배가 걷는 동안 많이 들어갔다지요. 체지방이 빠지고 근육이 붙었다고 합니다. 걷기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되자 몸무게가 3kg이 줄더랍니다. 그 뒤에도 몸무게가 꾸준히 줄었다고 합니다. 걷기는 일주일에 3회 정도 지속적으로 했답니다.

이쯤 되면 도보가 다이어트에 충분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걷다가 다리 아래에서 간단한 간식을 먹고 휴식을 취합니다. 쉴 때는 신발을 벗고, 양말까지 벗습니다. 울트라 도보처럼 50km 이상을 걸을 때는 땀에 젖은 양말을 바꿔 신는 것도 좋습니다. 발이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물집을 예방하고 발의 피로도 덜 수 있기 때문이지요. 물집이 잘 생기는 체질이라면 미리 스포츠 테이프를 붙여주는 것도 좋은 예방 방법입니다.

한강 철교 아래를 지나고, 자전거 고속도로라는 별명이 붙은 길을 걷습니다. 길 위가 도로라서 시원한 그늘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자전거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갑니다.

 걷기 좋은 길입니다.
걷기 좋은 길입니다.유혜준

빠른 속도로 걸었더니 허벅지와 종아리가 뻐근합니다. 걷는 거리가 10km가 넘어가면 걷는 것이 지루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럴 때는 주변 풍경을 음미하거나, 같이 걷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러면 지루함을 덜 수 있지요.

긴 거리를 걷는 경우 쉬지 않고 걷는 것보다는 50분쯤 걷고 10분쯤 쉬는 것이 좋습니다. 그때 그때 컨디션에 따라 쉬는 간격을 조금 늘리는 것도 괜찮겠지요?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걸어야 운동 효과가 좋지 않을까요?

이렇게 긴 거리를 두어 번쯤 걷고 나면 걷기에 자신이 붙는답니다. 5km, 10km 정도는 가뿐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게 되지요. 5km 거리라면 한 시간 정도면 충분히 걸을 수 있을 테니까요.

어떠세요? 청명한 가을날, 다이어트 도보에 도전해 보시렵니까?

이날의 도보여행은 동호대교에서 압구정역까지 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날 걸은 거리는 25km. 휴식시간 포함해서 다섯 시간 반쯤 걸렸습니다.
#도보여행 #구일역 #압구정역 #한강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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