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처음으로 그림 전시회를 하다

그림 그리는 친구들과의 작품전시회

등록 2008.08.29 09:58수정 2008.08.2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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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어린이도서관에서의 작품전시회 ... ⓒ 정현순

▲ 시흥시 어린이도서관에서의 작품전시회 ... ⓒ 정현순

 "일주일 동안 모두들 수고 많았어요. 이만하면 성공한 전시회지"하며 박수를 쳤다.  28일은 9명의 동아리친구들의 작품전시회가 끝나는 날이었다. 그날 오후  모두 모여 조촐한 자축파티를 열었다. 누구라 할 것없이 얼굴에는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두달 전쯤 그림을 그리면서 만난 친구들 9명이 모여서 동아리를 만들었다. 몇 년 동안 같이 그린 친구들도 있고, 얼마 안 된 친구들도 있다. 주부들이 살림을 하면서 나만를 위한 취미 활동을 한다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경제적,시간적이나, 집안 사정등 여러가지 이유들이 계속하게 놔두지를 않는 것이다.

 

새학기가 시작할 때에는 쉬는 친구들도 있고 개인사정에 따라 선생님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친구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여 이러다가는 오랫동안 같이 그림을 그리던 친구들이 뿔뿔이 헤어질 것같아 한친구의 제안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어쩐 일인지 왕언니인 나는 꼭 할것이라 믿었다면서 그 모임에 넣어주었다. 나이는 30대초반부터 40대 50대후반 까지 골고루 섞여 있다. 하지만 공감대가 같은 친구들의 모임이라 벽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림을 그리면서 만난 친구들이기에 정기적인 작품전시회도 열고, 다른사람들의 전시회 관람도 함께 다니기로 했다. 또 좋은 정보도 함께 공유하기로 했다. 하여  우리들도 이번에 창립 작품 전시회를 열기로 한 것이다. 동아리 이름은 다인다색이라 했고 한사람이 두 작품씩 내기로 했다. 그 모임에는 나처럼 처음으로 전시회를 갖는사람이 있는가 하며 여러 번 그룹전 및 개인전을 가진 친구도 있다.

 

내가 그림을 그린 것도  어느새 5년이 되었다. 그동안 나도 전시회에 참석하라고 여러번 권유를 받았지만 아직 전시회에 나갈 자격이 되지 않는 것 같기에 다음으로 미루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제는 전시회에 참석해도 될 것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고 하고 싶었다. 하여 용기를 내서 오래전에 그려두었던 두 작품을 전시회에 내기로 했다. 전시회 준비는 모두 우리 손으로 차곡차곡 준비했다. 처음 창립작품전이라 될 수 있으면 돈을 적게 들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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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순

 

장소는 대관료가 나가지 않는 시흥시 어린이도서관에서 열기로 했다. 도록을 만드는 일부터, 액자, 홍보등 소소하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도록도 어디가 더 싸고 잘 하나? 액자도 마찬가지였다. 방명록도 준비했다. 최소한의 비용을 들이기로 했으니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했다. 작품명과 캔버스 사이즈,이름이 쓰여진 명찰까지 달았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지난 23일(토요일)에 오프닝을 하고  28일까지 전시회를 갖게 되었다.

 

오프닝을 하는 날 정식으로 도록을 받았다. 도록을 받으니 내가 전시회를 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면서 어찌나 좋던지. 가슴에 꼭 안아 보았다.  친구들이 그 모습을 보고는 "언니 그렇게 좋으세요"하며 웃는다. "그럼 좋구 말구"했다.

 

오프닝이 있는 날 나는 시할아버지 기일이라 오프닝만 보고 집으로 가야 했다. 집에서 음식장만을 하면서도 그곳이 눈에 그려지면서  궁금해졌다. 유난히 이번 주일은 빨리 지나가 버린 것같다. 그렇게 일주일이 눈깜짝 할 사이에 지나고   28일 아줌마 화가(?)들의 작품전시회가 무사히 끝이났다.

 

그동안 작품구경을 하던 주부들 중에는 자극을 받아 자신들도 그림공부를 해서 이렇게 작품전시회를 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또 어린이도서관 관장님과 직원들도 아주 아마츄어수준은 아니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것만 해도 큰 성과라 생각한다.

 

작품을 정리하고 우리 9명은 모여서 간단한 뒤풀이를 하며 자축을 했다. 그리고 내년에도 또 내년에도 정기전을 열자고 약속 했다. 주부들은 안팎으로 바쁘다. 그 바쁜 와중에 자투리 시간을 내어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고,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것같다.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고 맞추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도 이젠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남편에게. 친구들에게, 자식들에게 화분, 꽃다발을 선물로 받기도 했다. 또 방명록에 근사한 축하의 메시지도 남겨주었다. 한권의 방명록이 모자라 뒷면까지 사용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림공부를 하는 중간 중간에 포기하지 않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동아리 회원들의 오늘보다 더나은 내일을 위해 힘찬 박수를 보낸다.

2008.08.29 09:58 ⓒ 2008 OhmyNews
#작품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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