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높은 체감 물가, 해법은 임금인상 억제?"

한국경제연구원 "한국 물가, 소득 수준에 비해 높지 않아"

등록 2008.09.22 16:33수정 2008.09.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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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3월 8월 하나로마트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라면 진열대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 3월 8월 하나로마트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라면 진열대를 바라보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지난 3월 8월 하나로마트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라면 진열대를 바라보고 있다. ⓒ 청와대 제공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22일 "한국의 물가수준은 소득수준에 비해 높은 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의 물가구조 및 국내외 가격차이 해소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한 이인권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물가가 국민소득에 비해 알맞은 수준이다. 최근 오른 물가도 우리만 오른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사는 지난 3월 물가지수에 포함되는 품목 중 가중치가 높은 일반품목 217개와 브랜드 품목 102개를 대상으로 서울과 전 세계 69개국의 92개 도시를 비교한 것이다.

 

"서울 물가 전 세계 82개 도시 중 중간 수준"

 

이인권 위원은 "1993년엔 한국의 물가는 크게 높은 수준이었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물가 안정정책, 국제 물가의 안정, 시장 개방 등의 효과 때문에 2006년 외국에 비해 높지 않는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달러) 기준 시 서울의 소비자물가지수(516개 품목 기준)·생활물가지수(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153개 품목 기준)·생필품물가지수(일명 'MB지수' 52개 품목)는 전 세계 82개 도시와 비교해서는 중간 수준이고, OECD 회원국 내 32개 도시와 비교하면 비교적 하위에 위치해 있다.

 

355㎖ 6팩짜리 버드와이저 가격은 2007년 구매력지수(PPP) 기준으로 서울을 100으로 했을 때, OECD 회원국 도시 평균은 84로 서울보다 쌌다. 이밖에 스타벅스 카페라테(81.26), 100g 프링글스(74.67), 80기가 애플 아이포드 클래식(72.8)도 서울 가격이 비쌌다. 반면, 맥도날드 빅맥(104.87), 듀라셀 건전지 AA사이즈(183.06)는 서울 가격이 쌌다.

 

다만 동일브랜드 물가지수는 서울의 순위가 OECD 국가 도시 중 상위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이인권 위원은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브랜드 파워가 세기 때문"이라며 "브랜드 상품의 경우 구매자가 극소수인 후진국에서는 비싸고, 구매자가 많은 선진국에서는 싸다"고 말했다.

 

2007년 3/4분기 이후 수입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생산자 물가의 높은 상승률과 관련, "우리만 유별나게 오른 게 아니다"면서도 "2008년 8월 기준 휘발유·경유·등유 등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이상 상승했고, 생활필수품 52개도 소비자물가보다 1.5%포인트 높은 7.1% 상승했다"고 밝혔다.

 

서민들 체감 물가수준은 높다...해법은 임금인상 억제?

 

이 위원은 "한국의 물가 수준은 외국에 비해 높지 않다"면서도 "일상생활과 밀접한 저가 품목은 국제 가격보다 비싸,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수준은 비교적 높다"고 말했다.

 

달러·구매력 지수 기준 모두 국내 가격이 전 세계 도시 중 상위 30% 안에 드는 고가 품목은 식료품(밀가루·쇠고기 등심·올리브유 등), 의류제품(스타킹·와이셔츠·청바지 등), 가사용품(치약·칫솔·화장비누·화장지 등)으로 나타났고, 정보통신 및 일부 원자재는 저렴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가안정을 위한 해법으로 이 위원은 "임금인상이 노동생산성 증가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제조업 임금은 1인당 국민소득을 감안해 미국을 100으로 할 경우 156.7로, 브라질(199.3), 독일(174.9)에 이어 3위에 해당하고, 주요 산업에서 노동생산성 증가보다 임금인상률이 현저히 높아 생산자 물가 상승압박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의 산업단지 분양가는 전 세계 64개 대도시 중 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높은 토지 가격이 원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므로, 토지규제 및 수도권 규제완화를 통해 산업단지 공급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유통부분의 불합리한 규제 철폐 ▲대형 전문 물류기업 육성 ▲현행 고관세율 구조 재검토 ▲원유에 부과되는 관세율·소비세 탄력적 운용 등도 물가안정을 위한 과제로 꼽혔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우리나라 가격 구조가 서민에게 불리한 구조"라면서 "관세를 내리기 위해 FTA를 추진하는 등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8.09.22 16:33ⓒ 2008 OhmyNews
#물가 #전경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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