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둥이가 노가리보다 더 맛있네!

저 사람들 선재도 망둥이 다 잡아가네

등록 2008.09.24 15:13수정 2008.09.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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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망둥이낚시 썰물이 시작된  바닷가에서 낚시꾼들이 멀리 낚시를 던지고 있다

망둥이낚시 썰물이 시작된 바닷가에서 낚시꾼들이 멀리 낚시를 던지고 있다 ⓒ 김형만

▲ 망둥이낚시 썰물이 시작된 바닷가에서 낚시꾼들이 멀리 낚시를 던지고 있다 ⓒ 김형만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어느 것이 하늘이고 어느 것이 바다’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푸르고 맑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쾌해지는 섬마을 바닷가 풍경은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한여름의 무더위가 힘을 잃고 물러가는 끝자락이지만 한낮의 강렬한 태양빛이 대지와 바다를 비추고 있어 아직은 솔바람 부는 그늘을 찾아 숨어들게 한다. 하지만 햇빛을 피해 쉴 자리하나 없는 섬마을 바닷가는 여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로 분비고 있어 활기가 넘친다.

 

이유는 결실의 계절 가을의 문턱을 넘으면서 선재도 바닷가에서 본격적인 망둥이 잡이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망둥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망둥이를 잡아서 뭐해? 할지 모르지만 섬마을 주민들에게 있어 망둥이는 밑반찬이자, 고급 술안주이며 짭짤한 용동벌이가 되고 있다. 주민들에게 있어 망둥이는 바다의 보물인 셈이다.

 

a 망둥이낚시 망둥이 낚시채비를 하고 있는 낚시꾼 - 낚싯대는  대나무가 최고여~

망둥이낚시 망둥이 낚시채비를 하고 있는 낚시꾼 - 낚싯대는 대나무가 최고여~ ⓒ 김형만

▲ 망둥이낚시 망둥이 낚시채비를 하고 있는 낚시꾼 - 낚싯대는 대나무가 최고여~ ⓒ 김형만


요즘은 도시 사람들에게도 망둥이가  많이 알려져 틈틈이 망둥이를 잡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선재도에 망둥이가 잘 잡힌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평일, 휴일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선재도 바닷가를 찾고 있는 것. 바닷가는 연일 주민과 도외지 사람들이 서로 섞여 조금이라도 더 망둥이를 잡으려고 경쟁 아닌 경쟁을 한다.

 

필자도 망둥이 낚시를 다녀봐서 안다. 망둥이는 같이 몰려다니는 습성이 있어 바로 옆자리에 낚싯대를 드리워도 한 사람은 계속 잡아 올리는데 옆 사람은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돌이라도 던져 망둥이를 쫓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지만 "이 놈의 망둥이 다 어디로 출장 갔나……" "아저씨 미끼는 뭐 써요?" "참내 저 아저씨 혼자 망둥이 다 잡네……" "아니 저 양반들이 남에 동네와 가지고 망둥이 다 잡아가네……" 괜실히 배가 아파져 샘을 내지만 이내 줄줄이 올라오는 망둥이 때문에 웃고 만다.
 

a 낚시 꼬마가 챔질을 강하게 하면서 열심히 릴를 감고 있다.

낚시 꼬마가 챔질을 강하게 하면서 열심히 릴를 감고 있다. ⓒ 김형만

▲ 낚시 꼬마가 챔질을 강하게 하면서 열심히 릴를 감고 있다. ⓒ 김형만

망둥이 낚시는 채비가 간단하고, 남녀노소 부담 없이 바닷가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며, 낚시다. 가족과 함께 즐겨보길 추천해 보고 싶다.

 

망둥이 낚시채비는 간단하다. 낚싯대 2000~3000원, 미끼(지렁이) 2000원 그리고 망둥이 담을 통만 있으면 된다. 낚시 포인트는 선재도 바닷가 어느 곳이든 상관없다(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이 손 맛 보기는 좋다는 생각이 든다).

 

망둥이가 잘 물리는 곳은 낚시를 담자마자 입질이 온다. 툭~툭 순간 망둥이가 미끼를 물고 당긴다. 이때가 망둥이를 낚을 타이밍! "와~ 쌍걸이다!(망둥이 두 마리가 한 번에 올라오는 걸 말함)" 낚싯대가 '확~' 휘는 느낌이 들고, 묵직한 손맛을 경험하게 된다.

 

망둥이 낚시 또한 포인트가 제일 중요하다. 포인트를 찾아서 자리 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조심해야 한다. 선재도를 포함한 서해안은 갯골과 갯바위가 많이 있다. 썰물낚시는 갯골과 갯바위가 드러나는 것이 보이기 때문에 덜 위험하지만 들 물일 경우에는 갯골과 갯바위가 물에 덮여 보이지 않으므로 사고의 위험이 있다. 초보일 경우는 지형이 완만한 평지에서 낚시 하기를 권한다.

 

a 망둥이 잡아온 망둥이 햇빛에 말리기

망둥이 잡아온 망둥이 햇빛에 말리기 ⓒ 김형만

▲ 망둥이 잡아온 망둥이 햇빛에 말리기 ⓒ 김형만

a 망둥이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에 걸린 망둥이

망둥이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에 걸린 망둥이 ⓒ 김형만

▲ 망둥이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에 걸린 망둥이 ⓒ 김형만

a 망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왜냐고? 돈이거든요!

망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왜냐고? 돈이거든요! ⓒ 김형만

▲ 망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왜냐고? 돈이거든요! ⓒ 김형만

a 망둥이 망둥이 손님을 기다리다

망둥이 망둥이 손님을 기다리다 ⓒ 김형만

▲ 망둥이 망둥이 손님을 기다리다 ⓒ 김형만


주민들의 경우 2~3시간 낚시를 하면 100~200마리 정도를 잡는다. 잡는 거야 재미삼아 잡을 수 있다지만 뒷손질을 하는 것이 더 힘들다. 먼저 망둥이 내장을 빼고, 소금에 절인다(이 부분이 제일 중요함, 소금의 양, 절인 시간 이 망둥이 맛을 결정한다).

 

그 다음 망둥이를 대나무 꼬치에 10마리씩 끼어 건조대에 걸어 높은 곳 까지 끌어올려 건조를 한다. 4~5일 밤, 낯으로 건조를 하게 되는데 밤에는 해풍과 이슬을 맞고, 낯에는 햇빛에 건조된다. 이 과정에서 상품화 시킬 것과 덤 그리고 집에서 먹을 망둥이가 골라진다.

 

이렇게 말려진 망둥이는 선재도를 지나는 관광객들에게 팔리거나, 업소에서 전량 사가기도 하고, 친척들에게 선물로 보내져 술안주와 밑반찬으로 사용된다. 일부 업소에서는 노가리대용으로 망둥이를 구워 내기도 하는데 맛을 본 손님들이 더 좋아해 먼저 찾는다고 한다. 망둥이 졸임, 망둥이 튀김, 망둥이 찜 등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다.

 

세상에 알려진 망둥이는 인식이 별로 좋지 않다. 머리가 좀 나쁜 사람들을 표현할 때 "이 망둥이 대가리야!"라고 표현할 정도니 말이다. 그렇지만 망둥이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보면 망둥이도 꽤 괜찮은 어종이다.

 

오염되지 않은 곳의 망둥이는 잡는 즉시 회를 떠먹을 수 있고, 매운탕을 끓인다든지 하면 정말 맛있다. 그리고 말려서 짭짤한 부수입을 올 릴 수 있으니 이 보다 괜찮은 어종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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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만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뉴스, 블로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망둥이낚시 #선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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