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경찰서 양재호 형사과장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탤런트 최진실 자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성호
[기사보강 : 3일 오전 11시 45분]
고 최진실씨는 사망 전날인 지난 1일 매니저 등 주변 지인들과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암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최씨는 매니저인 박아무개(27)씨에게 "내가 죽으면 납골당이 아니라 산에 뿌려달라"고도 말했다.
최진실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3일 오전 중간브리핑을 통해 "매니저 진술에서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죽으면 납골당이 아니라 산에 뿌려달라" 경찰 조사에 따르면 최씨는 전날 소속사 사장 서아무개씨와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안 순대국집에서 식사와 소주 3병을 마셨다. 이후 청담동 가라오케로 자리를 옮겨 <노컷뉴스> 기자 등 5명과 함께 밤 11시까지 술을 마셨다.
매니저 박씨는 밤 11시께 최씨를 데리고 나와 11시 35분께 집에 데려다 줬다. 박씨에 따르면 최씨는 집에 오는 차 안에서 "3일 개천절이 애들 운동회인데 어떻게 하느냐, 가기 싫다,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왜 내가 사채업자가 돼야 하느냐" "연예 생활을 그만할 것" "죽고 싶다"는 말도 거듭했다.
집으로 돌아온 최씨는 주변 사람들과의 통화에서도 '죽고 싶다'는 심경을 여러 차례 토로했다고 한다. 최씨는 2일 새벽 0시 47분께 절친한 모 여성잡지 기자 김아무개(37)씨에게 전화해 "힘들다, 죽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 말에 의하면 최씨는 "죽을 거야" "너한테 마지막으로 전화하는 거야"라는 단정적 표현도 썼다한다.
경찰은 또 최씨가 죽기 전까지 달력과 노트·메모장 등에 남긴 메모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최씨의 메모를 분석한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괴담 유포' 때문에 괴로운 심정을 여러 차례 토로했다. 하지만 최씨가 죽음을 결심하기 직전까지 살고자 하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는 정황도 확인됐다.
양재호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은 "(메모에는) 나름대로 최근 루머와 관련해 심정적으로 고민하는 내용이 있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쓴 것이 있다"고 말했다. 최씨의 메모에는 "나는 외톨이…, 왕따…, 도무지 숨쉴 수가 없다"는 등 괴로운 심경을 토로한 문장이 여럿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최씨가 남긴 메모에서 고 안재환씨나 사채와 관련된 내용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양재호 형사과장은 "(메모는) 막연하게 '세상 사람들이 왜 나를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나는 꿋꿋하게 극복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유족 진술, 매니저·코디 등 가까운 주변 동료들의 진술, 최진실의 메모, 자살 직전 통화내용 등을 고려할 때 충동적 자살로 잠정 추정한다"고 전날(2일) 수사 결과를 거듭 확인했다.
최진실씨, 사망 직전 '괴담 유포자'와 통화... 매니저 "분을 참지 못했다" 경찰은 최진실 사망사건과 관련해, '사채 괴담'을 인터넷에 유포한 증권사 여직원 백아무개(25)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중이다. 또 백씨에게 괴담을 메일로 전달한 동료직원 구아무개씨를 상대로 최초 괴담 유포자를 찾기 위해 수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백씨는 최진실씨 사망 전날 오후 최씨와 직접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괴담 유포' 혐의로 불구속입건된 백씨가 최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선처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최씨는 백씨와의 전화 통화 이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우는 등 감정의 기복이 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매니저인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씨가 분을 참지 못하고 너무 울고 잠을 못자고 얼굴이 부어 다음날 약속된 광고 촬영도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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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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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나는 외톨이·왕따... 숨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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