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리씩 떼어내는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추광규
오이도 포구의 전어 어장은 너무나도 가까운 곳에 있었다. 시화방조제 중간선착장에서 선장 이기관(52)·이순연(47) 부부가 생계 수단으로 삼고 있는 배 '오이도 2호'가 컴컴한 새벽바다를 헤치고 어장에 도착하기까지 불과 10여분이 걸렸을 뿐이다.
전어 조업은 길이가 150m 남짓, 폭은 2m가량 되고 한겹으로 된 그물 세 틀을 부표에 매달아 바다에 뿌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물을 내리는 시간은 짧았다. 30여분 만에 끝났다.
그물을 뿌린 지 30여분. 이제는 전어 그물을 거둬들일 차례였다. 이 선장은 전어가 가득 들어 있을 거라며 호언을 했다. 그는 그물을 뿌리는 가운데 몇 번인가 다른 배들에게도 연락했다. 자신이 오늘 조업하는 곳으로 오라는 여유를 부렸다. 그는 전날에도 다른 배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전어를 잡았다는 것이다.
그물은 그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첫 그물부터 전어가 한가득 걸려서 올라오기 시작했다. 전어는 살아 있을 때에는 제법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죽은 상태에서는 가격이 형편 없다. 해서 그물에서 전어를 살린 채 떼어내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그물 길이로 2m마다 평균 50여마리가 잡힌 듯하다. 떼어내는 작업은 더디기만 했다. 살아있는 상태로 전어를 떼어내야만 하고 비늘 등도 최대한 손상이 안가도록 해야 했다.
전어가 그물에 걸린 후 제 나름대로 몸부림을 쳤는지 전어 몸통이 그물을 칭칭 감고 있어 떼어내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다. 더구나 배가 파도에 계속 출렁거리는 상태에서 전어 몸에 상처를 내지 않고 떼어내려다 보니 일손을 돕는다고 덤벼들었다가 30분도 못되어 녹초가 되어 버렸다.
전어를 떼어내기 시작한 지 2시간여 만에 이날 바다에 뿌린 세 틀의 그물 중 겨우 한 틀에서, 그것도 한 틀의 2/3가량 그물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두 틀은 손도 대지 못한 상태다. 그냥 바다에 잠겨 있는 것이다. 이 시간까지 고작 1/5쯤 작업한 셈이다.
시간을 지체하면 전어가 죽을 수 있기에 2시간여 작업 끝에 떼어낸 전어는 곧바로 중간상인에게 연락을 취해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넘겼다.
한 틀의 2/3에서 떼어낸 전어가 활전어로 49kg, 죽은 것으로 19kg이니 이것만 해도 상당한 양이다. kg에 약 열대여섯 마리이니 마릿수로 따진다면 상당하다. 전어의 경매시세는 하루전날 활전어가 kg당 7500원, 죽은 전어가 kg당 2500원이었단다.
꿈속에서도 전어 비린내가 날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