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동시대 특정한 사회적인 현실 폭로하다

김지원 개인전 'Unfaceful' 리뷰

등록 2008.10.09 20:32수정 2008.10.09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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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faceful”
“Unfaceful” 김지원
“Unfaceful” ⓒ 김지원

 “Unfaceful”
“Unfaceful” 김지원
“Unfaceful” ⓒ 김지원

 

이번에 갤러리 룩스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김지원은 썬캡으로 얼굴을 가린 인물들을 찍은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작가는 모두 각기 다른 배경에서 모델들을 찍었는데, 얼굴을 가리고 사진을 찍었지만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전혀 공개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진 속 인물들의 복장과 포즈를 통하여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Unfaceful”
“Unfaceful” 김지원
“Unfaceful” ⓒ 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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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faceful” 김지원
“Unfaceful” ⓒ 김지원

 

작가가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전달하고자하는 주제는 개인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유출되어 공개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특정한 현실이라고 한다. 그리고 인물들을 썬캡으로 가린 채 사진을 찍은 것은 얼굴을 가린 채 카메라 앞에 모델들을 세움으로써 카메라 시선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고.

 

동시대에 발표되고 있는 상당수 사진작품들은 모더니즘 사진과 같이 조형적인 아름다움이나 휴머니즘을 통한 감동을 전달하기 보다는 특정한 사회문화적인 현실이나 현상을 기록하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주관을 드러내고 있다. 김지원이 이번에 발표한 작품들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 될 수 있다.

 

 “Unfaceful”
“Unfaceful” 김지원
“Unfaceful” ⓒ 김지원

 

 “Unfaceful”
“Unfaceful” 김지원
“Unfaceful” ⓒ 김지원

 

그런데 전시작품 한 장 한 장을 살펴보면 인물의 얼굴이 가려져 있지만, 인물의 복장과 포즈를 통하여 인물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한 장의 사진에 담겨져 있는 피사체들은 원래 존재목적과 무관하게 모두가 기호와 텍스트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이번에 흑백사진으로 전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의 시각정보가 단순화되고 생략되었다. 하지만 인물의 복장과 포즈가 충분하게 인물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를 관람하는 이들은 작품 속 인물들을 차별화하여 구분 할 수 있다. 그 결과 외형적으로 무미건조 해 보이는 인물사진이지만 보는 이들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작가가 건조한 시선으로 인물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인물과 빛이 만나고 카메라워크에 의해서 조형이 발생하여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최종 결과물이 생산된 것이다. 그래서 사진의 본질에 대해서 느끼게 하는 전시회가 되었다. 또 다른 사진 찍기의 형태를 보여주는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2008년 10월 8일 ~ 10월 14일 갤러리 룩스
#인물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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