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구인광고 해고'를 당했던 성신여대 청소 노동자들이 결의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 성신여대 학생들과 아주머니들의 연대는 '복직'이라는 열매를 가져왔다.
오마이뉴스 선대식
학내 비정규직이라는 것, 사실 거의 매일 만나면서도 깊이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던 제 모습을 발견했어요.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 끝에 포럼 참여를 결정하고, 학교에 포스터를 붙이면서 학교 청소아주머니들과 인사를 나누게 됐습니다. 제가 만난 그녀 역시 계약직 용역 노동자로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대학의 주 구성원은 학생과 교직원이지만, 그들의 일상을 떠받치고 있는 청소노동자를 빼놓아서는 안되겠죠. 우리가 살면서 빚지고 있는 건 '학자금 대출'뿐일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살아간다는 것은 타인의 삶에 '빚지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특히 대학생들이 주로 시간을 보내는 대학 내에서, 학생들이 쾌적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손길이 있다는 것에 대해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어떤 환경에 놓여있는지 한번쯤 고민하고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가끔 저희 엄마가 늘어놓는 하소연의 레파토리 중의 하나는 "집안일이라는 게 해도 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거랍니다. 단출한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도 그렇게 끊임없는 손길이 필요한데, 학교라는 거대한 공간은 오죽할까 싶어요.
앎과 행동이 분리되지 않는 지식을 만나게 될 포럼공부는 왜 할까요? 그리고 그 공부는 얼마나 나를, 세상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요? 한 번쯤은 고민해 보신 적 있으시죠? 신영복 선생님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에서 "생활 속에 실현된 것만큼의 사상만이 자기 것이며, 그 나머지는 아무리 강론하고 공감하더라도 결코 자기 것이 아닙니다"라고 적으셨어요.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공감과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죠.
포럼이 진행되는 5주의 기간 동안 강의 뿐 아니라 '직접행동'이 병행됩니다. 첫째 날인 27일에는 <소금꽃나무>의 저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한국사회와 비정규노동'이라는 주제로 공개강좌를 합니다. 꼭 대학생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학내 청소노동자 뿐 아니라 비정규노동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후 11월에는 이수정 민주노무법인 변호사의 '20대가 꼭 알아야 할 노동법 이야기' 등 다양한 강좌와 함께 대학 비정규노동자 방문조사 및 문화 프로그램 만들기 등의 직접행동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