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초등 학부모들, 교육청 앞에서 '학군 개정 반대' 집회 열어

포항시교육청, 30일 계획된 중학교 학군 개정 토론회 연기

등록 2008.11.03 11:18수정 2008.11.03 11:18
0
원고료로 응원

지난 10월 28일 포항 양학, 유강, 대흥, 대이 초등학교 엄마들 500여 명은 포항시교육청 앞에서 포항교육청(청장 이동욱)이 추진하고 있는 ‘선 지원, 후 추첨’ 방식의 중학교 학군 개정에 반대하여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여 동안 “학군개정 반대, 현행제도 유지” 등의 구호와 “아! 대한민국” 등의 노래를 부르며 집단 시위를 벌였다.

 

이날 포항시 '초딩맘'들의 시위는 지난 24일 양학초등학교 학군개정 반대 대책위원회 주최로 200여 엄마들이 교육청 앞에서 시위한 데에 이어 포항시내 4개 초등학교 엄마들의 연합시위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 포항시 한명희, 임영숙 시의원 등은 현장발언을 통하여 포항시가 중학교 학군 개정 추진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집근처 동네의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먼 거리 중학교로 버스를 타고 자녀들이 통학해야 한다는 부담으로부터 촉발된 이번 초딩맘들의 시위사태는 엄마들의 이유 있는 반란이라는 시민들의 평가와 함께 급속히 확산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a 양학, 유강, 대흥,대이초등학교 엄마들 선지원 후추첨제 중학교 배정 반대를 외치며 포항교육청 앞에서 시위에 참여한 초딩맘들

양학, 유강, 대흥,대이초등학교 엄마들 선지원 후추첨제 중학교 배정 반대를 외치며 포항교육청 앞에서 시위에 참여한 초딩맘들 ⓒ 김동억

▲ 양학, 유강, 대흥,대이초등학교 엄마들 선지원 후추첨제 중학교 배정 반대를 외치며 포항교육청 앞에서 시위에 참여한 초딩맘들 ⓒ 김동억

한편 이동초등학교 이동걸 운영위원장은 현장발언에서 공청회 반대토론자 지정을 반납했다고 밝히고, 몇몇 초등학교 운영위원장들과 함께 요식적 절차에 따라 포항시교육청에서 30일 계획하고 있는 “중학교 학군 개정을 위한 학부모 공청회”는 개최 일시를 연기하고, 학부모들의 실질적인 요구가 반영 될 수 있는 공청회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3시 포항시 전체 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들의 긴급대책회의가 소집되었다. 이 자리에는 이번 학군 개정 연구 용역을 맡은 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소장 엄우용교수)에서도 참석하였고, 학교운영위원장들과의 토론을 거쳐 도심 공동화에 따라 중학교 진학에 따른 실질적인 문제점에 대한 검토와 근거리 배정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요구를 보다 구체적으로 수렴하는 학군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이에 따라 포항시교육청은 30일 오후 3시 200여 명이 참석하는 공청회 개최 일정을 취소하고 15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폭 확대된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하였다.

 

포항시 교육청 관계자는 중학교 학군개정을 추진한 배경에 대하여 1994년부터 중학교 근거리 배정제도를 시행하여 왔으나, 시 외곽으로 아파트단지가 확대되면서 도심공동화 현상이 나타나, 지역과 학교 간 불균형이 심화되고, 중학교 진학과 관련한 민원이 증가하여 추첨식 배정방식 도입을 계획하고 여론수렴과 연구용역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하여 시교육청은 지난 5월 계명대 산업경영연구소에 연구용역을 의뢰하였다.

 

양학초등학교의 한 엄마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1차 연구용역 결과를 가지고 10월 30일 초등학교교장, 운영위원장, 교사, 학부모 등 200여명이 참석하는 중학교 학군 개정에 따른 공청회를 계획하여 여론을 수렴한 뒤 중학교 학군개정안을 고시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이번 초딩맘들의 시위사태는 선별적으로 엄마들에게 공청회 개최를 통보하고 참석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공청회 참석을 통보받은 양학초등학교의 모 엄마가 학군 개정으로 인한 문제점을 주위 다른 엄마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되었고, 이를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양학초등학교학군개정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교육청 앞 시위로 이어지고 포항시 전체 초등학교 초딩맘들의 반란으로까지 확대되었다고 한다.

 

a 포항교육청 모습 올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지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포항교육청 표어와 시위대 진입 차단벽을 친 직원들(이 날 교육청 건물 뒤편에 전경기동대가 대기하고 있었으나 초딩맘들은 평화집회 후 해산 하였다)

포항교육청 모습 올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지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포항교육청 표어와 시위대 진입 차단벽을 친 직원들(이 날 교육청 건물 뒤편에 전경기동대가 대기하고 있었으나 초딩맘들은 평화집회 후 해산 하였다) ⓒ 김동억

▲ 포항교육청 모습 올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지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포항교육청 표어와 시위대 진입 차단벽을 친 직원들(이 날 교육청 건물 뒤편에 전경기동대가 대기하고 있었으나 초딩맘들은 평화집회 후 해산 하였다) ⓒ 김동억

포항시 교육청은 이번 연구용역에 따라 학군개정 예비안 3개를 제출하였다. 1안) 포항시 중학교군을 남구와 북구 2개 학군으로 나누는 안. 2안) 3개 학교군으로 나누는 안. 3안) 단일학교군으로 하는 안이며 각 안마다 학생의 희망에 따라 1, 2, 3, 4, 5순위까지 선지원하고 추첨을 통하여 순위별로 100% 배정하고 5순위까지도 배정받지 못하는 학생은 전산추첨으로 추가 배정하는 방안이다.

 

시위에 참여하는 엄마들은 교육청이 남구와 북구 2개안으로 유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아침 6시에 일어나서 1시간씩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해야 하는 불편을 고등학생도 아닌 중학생이 겪어야 한다. 포항시의 대중교통 여건 상 엄마들이 아침 저녁으로 아이들을 자가용 통학을 시키거나, 학원버스들이 학생들의 등하교를 대행하게 될 것이며 학교 통학을 위하여 억지로 학원을 다녀야 하는 사태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경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교육민주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2. 2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3. 3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4. 4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5. 5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단독] "김건희 사기꾼 기사, 한국대사관이 '삭제' 요구했지만 거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