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걷기여행의 저자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조경국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제주올레를 만들고, 제주올레를 소개하는 책을 펴낸 서명숙 이사장이 독자들과 함께 걷는 길에 끼어들어 함께 걸었던 것이다. 서 이사장과 독자들이 올레를 걷는 행사는 '예스24'와 한국관광공사가 후원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독자들은 15명으로 전부 여성이다. 서 이사장의 말에 따르면 제주는 여성의 기가 센 곳이란다. 그래서인지 제주올레를 걷는 올레꾼의 80% 이상이 여성이라고. 이는 제주올레가 여성들이 혼자 부담없이 걸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올레를 걸으면서 일주일째 혼자 올레를 걷는 젊은 여성 서아무개씨를 만날 수 있었다. 서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도보여행을 한다면서 제주도는 네번째로 찾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서 이사장이 독자와 함께 걸은 길은 제주 올레 1코스 일부와 3코스. 1코스는 경사가 완만한 두 개의 오름을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장점이 있고, 3코스는 제주의 바다를 흠씬 느끼면서 걸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으로 제주 올레의 맛을 충분히 봤다고 할 수는 없다. 서 이사장은 "제주 올레의 맛만 본 것"이라며 시간을 더 내서 "간세다리로 제주올레를 걸어보라"고 권했다. 제주 올레는 삶에 찌든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영혼의 쉼터라는 것이다.
꼭 한꺼번에 1코스에서 10코스까지 전 구간을 다 걸을 필요는 없고, 2박3일이든 3박4일이든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제주올레를 즐기라는 것이 서 이사장의 말이다. 제주 올레는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한 곳이므로.
서 이사장은 11월부터 12월 사이가 제주올레를 걷기 아주 좋은 계절이라고 귀띔했다. 제주의 계절은 육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제주에는 아직 가을이 오지 않았다. 햇볕은 따스했고, 오름에는 들꽃들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고, 억새는 무리지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정말 걷기 좋은 계절이 아닐 수 없다.
10코스까지 이어진 제주올레는 11월 30일에 11코스가 열린다. 길은 길게 이어질수록 좋다. 그만큼 걸을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걸으면 걸을수록 중독이 되고, 그래서 걷기 좋은 길을 찾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 제주올레 걷기를 추천한다. 아니, 주말이 아니라도 좋다. 언제라도 시간이 날 때면 제주올레를 꼭 걸어보시라. 혼자 걸어도 좋고, 둘이 걸어도 좋고, 여럿이 걸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