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 장본인' 삼성중공업 후원으로 음악회?

<충청투데이>, 논란 일자 광고에서 '후원단체' 삭제... 태안군·태안군의회도 지원 물의

등록 2008.11.12 16:11수정 2008.11.1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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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멘토 오케스트라' 주최의 음악회 신문광고. 3일자와 7일자 광고 문안이 바뀌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 태안군청 홈페이지

'충청투데이 멘토 오케스트라' 주최의 음악회 신문광고. 3일자와 7일자 광고 문안이 바뀌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 태안군청 홈페이지

태안 앞바다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지역언론이 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의 후원을 받아 '태안군민 희망음악회'를 개최할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태안군은 행사비용 전액을 지원하고 태안군의회는 해당 신문사에 신문 광고비를 제공하기로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충청지역에서 발행되는 일간신문인 <충청투데이>가 운영하는 '충청투데이 멘토오케스트라'는 13일 저녁 7시 태안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태안군민을 위한 희망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태안군민 희망음악회 후원 논란

 

논란은 이 음악회에 기름 유출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 측이 '삼성중공업 봉사단'이란 이름으로 후원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비롯됐다. 여기에 태안군은 음악회 행사비로 3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태안군의회는 의회홍보비 명목으로 55만원의 광고후원을 약속했다. 이 밖에 농협태안군지부와 태안군직능사회단체협의회 등이 후원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태안주민들은 태안군청 자유게시판을 통해<충청투데이>와 태안군, 태안군의회 등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필명 '홍재표'씨는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언론사인 <충청투데이>가 태안군민을 위한 순수 목적으로 자비를 들여 음악회를 한다면 환영해야 할 일이지만 실상은 이름만 걸어놓고 돈은 삼성중공업과 태안군, 군의회, 직능사회단체, 태안에 있는 기업체 등에서 받는 것으로 돼 있다"며 "피해주민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삼성 측과 재판이 진행중인 때에 가해자인 삼성과 결탁해 잇속을 차리려는 속셈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류광준'씨도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삼성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음악회를 열어 군민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고자 한다면 이는 태안군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게다가 태안군과 군의회가 이같은 행사에 돈을 보탠 것은 군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논란 일자 광고에서 '후원단체' 삭제

 

주최측인 '충청투데이 멘토오케스트라'는 지난 3일 충청투데이 지면광고를 통해 삼성중공업 사회봉사단과 태안군의회 등을 후원단체로 밝혔다가 논란이 일자 7일자 지면광고에서 부터는 해당 단체 및 기관을 제외시켰다. 또 광고 말미에 '태안은 지역정서에 반하는 단체의 후원을 받지 않겠습니다'는 문구를 첨가했다.

 

이에 대해 태안문예회관 공연기획 담당자는 "문예회관 측에서 공연비 3000만원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나머지 기업들은 당초 해당 신문사측에 행사 광고비용을 후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즉 나머지 기관 및 단체, 기업에서는 직접 공연비용이 아닌 해당 신문사에 행사 지면 광고비를 후원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음악회와 관련한 각종 행사 팸플릿에 후원단체를 명기하는 문제는 모두 해당신문사 재량에 맡겨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행사비 전액을 지원하고도 주체 또는 주관단체로 태안군문예회관을 명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충청투데이 오케스트라와의 약정계약 당시 공연과 관련한 일체를 일임했다"고 답했다.    

 

<충청투데이> 광고국장은 "논란이 일어 삼성중공업 사회봉사단으로부터는 광고협찬을 받지 않기로 해 후원사 표기에서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자세한 내막과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태안군의회 관계자는 "아직 충청투데이에 행사 지면광고비를 지급하지 않았으나 집행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군의회의 경우에도 논란이 일자 후원기관에서 이름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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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2 16:11 ⓒ 2008 OhmyNews
#충청투데이 #태안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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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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