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넘어 아내에게 온 문자. 영화도 보고 술도 한잔 하고 놀라고 했더니 겨우 노래방이라, 그것도 생일 축하로.
윤태
잠시 후 문자가 왔는데 ** 엄마 생일이라 노래방 왔는데 잘 안 들리고 30분 후면 끝난단다. 나는 **관 앞에서 차를 대기해놓고 노래 끝나면 나오라고 문자했다. 그러나 아내는 문자 보낸 후 바로 나왔다. 한손에 케이크를 들고 말이다.
“왜 벌써 나왔어. 노래 끝나면 나오라니까.”
“아이구 전화하면 나오라니까 벌써 나왔어. 자기 기다린다고 엄마들이 빨리 나가라고해서 노래 부르다 말고 케이크 들고 나왔지. 아이구~”
아차, 싶었다. 슬슬 졸음이 오기에 자다 깰 자신이 없어 미리 나온건데 잘 놀던 아내의 흥을 끊어놓은 셈이다. 자다가 깨는 한이 있더라도 아내가 실컷 놀게 해줬어야 했는데. 나의 ‘귀차니즘’으로 인해 일을 그르치고 만 것이다.
실컷 놀라고 해놓고 흥 깨놓는 나 '귀차니즘' 결과아내의 말을 들어보니 ** 엄마가 생일을 맞아 두 달 전부터 야심차게 계획한 거사(?)란다.
그런데 두 달 전부터 계획한 생일 거사(?)가 친구들과 함께 고작 노래방에서 3시간 동안 노래부르는 것이었다니... 순간 가슴이 먹먹해왔다. 고만고만한 아이들 육아와 살림이 얼마나 고달픈 것인지, 그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고통을 잘 알고 있는데 그것을 보상받을 수 있는게 겨우 노래방이라니...그것도 두달 전부터 계획한 것이라?
반대로 생각해보면 고만고만한 아이들 있는 엄마들이 친구들과 함께 늦은 밤에 번화가에 있는 노래방에 나올 수 있는 시간이나 기회가 얼마나 없다는 말인가? 그렇게 홀가분하게 나오려면 고만고만한 아이들을 누군가에게 맡겨야하는데, 육아와 살림의 무게가 어느 정도 인지 알 만하다.
‘차라리 나이트 가서 원 없이 마시고 춤추고 놀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나는 이상한 것(?)만 상상하고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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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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