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2월 13일 한겨레 그림판
장봉군
그런 건 했었지
대학생이 일어나 자유가 어떻고 독재가 어떻고 하면
무장간첩 넘어왔다고 그랬지
그럼 단박 ‘깨갱’ 하더만
그런 건 했었지
좀 더 해먹고 싶은데
야당들이 들고 일어나면
긴급조치 발동했지
그럼 그냥 ‘해 잡수쇼’ 하더만
그런 건 했었지
나 없으면 안 될 것 같은데
자꾸 아니라고 할 때면
국회 해산하자고 그랬지
그럼 다 되더만
그렇지만 18년간 야금야금 했다네
하나하나 했다네
그런데도 끝은 안 좋았지
거 왜 알잖나
‘꽝!’
18년은커녕 10개월도 채 안 됐네
하지만 분명 나보다 한 수 위인 걸
내가 든 새마을 깃발 다시 들어줘서 고맙네
검찰, 경찰, 교육감까지 하수인 만들어줘서 고맙네
방송 꽉 잡아줘서 고맙네
민주화가 어떻고 저떻고 하는 것들 잘라줘서 고맙네
빨갱이와는 멀리 해줘서 고맙네
…….
하지만
좀 살살 해라
좀 작작 해라
그땐 그래도 군화라도 신었잖은가
사제화 신고 가능하겠나
하긴
지금까지의 속도라면 할 것 같기는 한데
걱정이네
그 끝이 몹시 궁금하다네
덧붙이는 글 | 그 시대의 이슈를 가장 잘 요약한 것이 만평입니다. 그런 만평을 한 편 골라 읽으며 풍자시 한 수를 지어 봅니다.. 이름 하여 [만평시]라 불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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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시] 박정희 왈, “그 끝이 몹시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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