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교수 "정부, 1년간 배운게 아무것도 없다"

등록 2008.12.22 09:41수정 2008.12.2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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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준구 서울대 교수가 22일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이 주최한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4대강 정비사업, 대운하가 아닌가'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이준구 서울대 교수가 22일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이 주최한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4대강 정비사업, 대운하가 아닌가'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 남소연

이준구 서울대 교수가 22일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이 주최한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4대강 정비사업, 대운하가 아닌가'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 남소연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경제학 교과서 저자로 유명한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 추진에 대해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쓴 소리를 했다.

 

22일 이 교수의 인터넷 홈페이지(www.jkl123.com)에 따르면 이 교수는 최근 <"안 한다"는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가?>라는 글을 올려 4대강 정비 사업 계획 등 정부가 내놓은 경기 부양책의 전반적 기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배운 게 아무것도 없다"며 "대운하 논란을 잠재우는 방법은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대운하는 하지 않는다'라는 한마디 말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총체적 위기의 수습 방안은 `믿음의 회복'"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믿음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백약이 무효'인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4대 강 정비사업을 둘러싼 혼란도 결국 정부에 대한 불신에 그 근원이 있다"며 "이 사업이 대운하 사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정부의 말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경제가 어려워 어떤 방법으로든 부양을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을 수 있고 토목 공사가 부양책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어느 정도 인정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그러나 "교육과 사회복지, 연구개발 등을 통해 부양 효과도 내면서 삶의 질 향상도 꾀할 수 있는 대안이 얼마든지 있다"며 "토목공사를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구시대적 사고방식이 발상의 전환에 걸림돌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배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을 인용해 "지금 정부의 태도는 배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매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배나무 가지를 늘어뜨려 배를 손아귀에 쥐고 있는 형국"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 교수 등이 포함된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은 이날 오전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3층 대강당에서 `4대강 정비, 대운하 아닌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hanajj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12.22 09:41ⓒ 2008 OhmyNews
#이준구 #대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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