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다 죽어가는데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죠"

서산시 신준범 의원, 수도권규제완화 철회 촉구하며 5일째 단식

등록 2008.12.22 15:25수정 2008.12.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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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완화 철회를 요구하며 5일째 단식농성중인 신준범 서산시의원 ⓒ 안서순


“분명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분명합니다, 미친놈이란 소리도 듣습니다, 내가 이런다고 정말  이명박 정부가 꿈쩍이나 하겠습니까, 그러나 죽이려 덤비는데 그냥 앉아서 죽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짹이던 찍이든 무슨소리라도 내야죠.”

수도권 규제 완화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투쟁 5일째를 맞고 있는 서산시의회 신준범 의원은 많이 수척해지고 몸은 힘들어 하지만 눈빛만은 형형하게 살아있다.

“하잖은 풀뿌리가 거대한 바위를 쪼개고 한방울의 물이 바위에 구멍을 냅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대한민국이 아니고 못 사는 사람들은 이 나라 국민들이 아닌가요? 전제시대 절대 군주도 아닌데 국민들의 뜻을 얻어 권력을 얻었으면 당연히 국민들을 위해 그 힘을 써야지 수도권의 부자들만을 위해 쓴다면 그건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처사입니다.”

15끼니를 굶은 사람 같지 않게 목소리도 카랑카랑하다.

22일 오전 신 의원의 건강상태를 점검한 서산의료원 의료진은 “현재 당수치가 많이 떨어져 심장에 압박이 오고 있다”며 “즉시  단식을 중단하고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상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의원은 “내 한몸 죽어 이 나라 민주주의가  되살아나고 지방이 다시 일어선다면 기꺼이 죽겠습니다”며 의료진의 단식 중단 권유를 거부했다.

신의원의 단식투쟁은 지금 지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속해있는 시의회는 ‘적극 지지 한다'는 성명서를 낼 준비를 하고 있고 각 사회단체가 ’수도권 규제완화철폐 위원회‘를 구성키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신 의원이 가부좌를 틀고 있는 5평 남짓한 시의회 위원회 사무실은 그의 단식투쟁을 지지하는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고 벽면에는 지지하는 대자보가 빼곡하게 나붙어 있다. 또 단식투쟁 현수막에도 지지와 성원을 보내는 글로 도배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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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준범 의원 단식 투쟁을 격려 성원하는 대자보가 농성장 벽에 빼곡하다. ⓒ 안서순


서산시의회 직원은 “오늘(22일) 오전까지 약 500여 명의 시민들이 다녀같다”고 밝혔다. 신의원의 단식농성장을 다녀왔다는 박의열(48. 서산시 부석면 월계리)씨는 “누군가 나서서 이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소리쳐야 하는데 할 만한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먼산만 바라볼 때 신준범 의원이 소리를 질러대니 얼마나 시원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신의원의 단식투쟁을 알았다는 권종오(47. 서산시 동문동)씨는 “ 많은 시민들이 심정적으로나마 신의원을 지지하는 의미를 이명박 정부는 알아야 한다”라며 일침을 놓았다.  

서산시의회 임덕재 전 의장은 "신 의원의 단식농성이 시민들로부터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중앙정부의 지방홀대에 대한 반발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의원은 “쇼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민초들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당연한 현상을 보여주려 하는 것 뿐이다”며 "수도권 규제완화 철폐만이 수도권도 살고 지방도 사는 최선의 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신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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