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수 "촛불시위 극복, 경찰 위상 높여"

신년사 '집회시위 관리' 중점... 시민사회와 충돌 예상

등록 2009.01.02 17:30수정 2009.01.0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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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청수 경찰청장(자료사진).
어청수 경찰청장(자료사진).권우성
어청수 경찰청장(자료사진). ⓒ 권우성

지난해 '촛불 집회'로 어려움을 겪은 경찰이 올해 치안 정책의 핵심 과제로 '집회시위 관리'를 내세워 '반정부 투쟁'을 선언한 시민사회와 충돌이 예상된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불법 폭력시위는 국가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라며 강력 대응할 뜻을 밝혔다.

 

어 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경찰청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난 해 100여일이 넘게 계속된 촛불시위를 전 경찰이 몸을 던져 온갖 시련을 무릅쓰고 극복해 평화적 시위문화의 당위성을 우리 사회에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튼튼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견고한 치안인프라를 확충해 국정운영의 버팀목으로서 경찰의 위상을 높인 해"라고 평가했다.

 

어 청장은 또 "올해는 비정규직 문제, 한미FTA 비준, 공기업 선진화 등 사회적 쟁점을 둘러싸고 각종 집회시위와 노사분규가 반발하여 적지 않은 치안 부담이 될 것"이라며 "안전과 질서의 가치가 더욱 중요시됨에 따라 경찰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바람과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혀 집회시위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확고히 내비쳤다.

 

"불법 반드시 처벌... '재산상 손해' 인식 뿌리내려야"

 

불법 폭력행위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어 청장은 현재 17개 부대 1700명에 이르는 '경찰관 기동대'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어 청장은 "'경찰관 기동대'를 확대 창설해 집회시위 관리의 전문성과 법 집행력을 강화하겠다"며 "불법행위자를 끝까지 추적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 '불법은 반드시 처벌되고 재산상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인식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어 청장은 △서민을 대상으로 한 강․절도, 조직폭력, 불법대부업 등 악덕범죄 근절 △ 기업인에 대한 압수수색·소환·출국금지 등 과도한 강제수사를 자제하는 '경제지원' 수사 △ 치안 액션플랜 보완과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을 통한 경찰 위상 재정립 등을 올해 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어 청장은 신뢰받고 투명한 경찰조직을 만들기 위해 내부 사정기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어 청장은 "올해부터는 채용, 교육, 재직 단계별 인적쇄신대책을 전면 시행해 부적격자를 과감히 퇴출시킬 것"이라며 "고질적인 유착비리 사건에 대해서는 직무고발을 포함한 강도 높은 사정 활동을 단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어청수 경찰청장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전국의 경찰동료 여러분!

 

2009년, 기축년의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에는 경찰가족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모든 일에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어려운 경제사정이 하루속히 회복되어 우리 국민들이 환하게 웃으며, 기쁨과 희망으로 내일을 이야기하고, 우리 경찰도 '선진 일류경찰'로 한 차원 더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염원해 봅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08년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성과가 있었던 뜻 깊은 한 해 였습니다. '경찰이 새롭게 달라지겠습니다'라는 기치 아래, 15만 경찰의 역량을 결집시킨 잊지 못할 한해였습니다.

 

100여일이 넘게 계속된 촛불시위를 전 경찰이 몸을 던져 온갖 시련을 무릅쓰고 극복하여, 평화적 시위문화의 당위성을 우리 사회에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튼튼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견고한 치안인프라를 확충하여, 국정운영의 버팀목으로서 경찰의 위상을 한층 높인 해였습니다.

 

이 모든 보람과 성취는 여러분 모두가 맡은 바 위치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해 온 결과이며, 그 동안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친애하는 경찰 동료 여러분!

 

하지만 올 한 해 우리를 둘러싼 안팎의 여건은 결코 순탄치가 않습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경제한파의 영향으로, '미증유의 위기'라는 진단과 함께, 올 상반기가 가장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경제와 치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과거, IMF 환란 당시, 민생과 직결된 강력범죄와 경제 범죄가 20% 이상 급증하였던 사실을 상기해야 합니다. 경기불황으로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면서 생계침해형 범죄와 경제질서를 어지럽히는 지능형 범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정규직 문제, 한미 FTA 비준, 공기업 선진화 등 사회적 쟁점을 둘러싸고 각종 집회시위와 노사분규가 반발하여 적지 않은 치안부담이 될 것입니다. 안전과 질서의 가치가 더욱 중요시됨에 따라, 경찰의 역할에 대한 국민의 바람과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것입니다.

 

"올 한 해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불퇴전의 각오로 심기일전하여, 당면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데 우리 경찰이 최선봉에 나서야 하겠습니다.

 

전국의 경찰동료 여러분!

 

기축년의 첫 걸음을 내딛는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정책방향에 대하여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빈틈없는 치안으로 서민생활을 안정시키고 경제회복을 지원하는데 온 힘을 모읍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누구보다 서민과 소외된 이웃들이 가장 먼저 고통을 받게 됩니다. 우리 경찰은 약한 자와 아픈 자, 억울한 자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감동치안과 사랑나눔 운동으로 선진사회로 가는 길목을 굳건히 지켜야 합니다.

 

힘겨운 경제사정을 악용하여 서민들을 울리는 강, 절도, 조직폭력, 불법대부업, 전화금융사기 등 악덕 범죄를 척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한 일입니다. 전국의 경찰관서에 '생계침해범죄 대책 추진단'을 발족하여 서민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단속활동을 강력히 전개함은 물론, 관계부처와 힘을 합쳐 범죄발생의 근본원인을 치유하는 제도개선에도 발 벗고 나서야 하겠습니다.

 

기업인에 대한 무분별한 압수수색, 소환, 출국금지 등 과도한 강제수사를 자제하며, 이메일 조사, 1회 조사 종결 등 신속하고 효율적인 수사기법을 활성화하는 '경제지원 수사활동'을 적극 펼쳐야 하겠습니다.

 

교통행정도 경제를 고려해야 합니다.

 

재래시장과 공, 항만 등 물류 이동로를 중심으로 소통대책을 추진하며 '광역교통정보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하여, 원활한 교통흐름을 확보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하는데 최대한 기여해야 합니다.

 

천편일률적인 단속보다는 PDA를 활용한 계도 중심의 기초, 교통질서 단속으로 국민들의 자발적인 협력을 유도하는 한편, '운전면허 취득절차 개선' '교통신호체계 개편' 등 다양한 규제개혁을 추진하여 국민편익을 높이고 사회경제적 비용도 줄여나가야 하겠습니다.

 

사회분위기가 우울해지고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질수록 주민과 한층 밀착된 치안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범죄취약지에 대한 목배치와 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예약순찰제'. '독거노인 안전확인'과 같은 섬세한 경찰서비스를 제공하며, 'ONE-STOP 지원센터'와 '아동안전 지킴이'를 확대하여 여성과 어린이가 더욱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경찰이 경제회복과 고통분담에 선도적으로 동참하는 국가기관이 되도록 합시다.

 

둘째, '선진 일류국가 도약'의 첫 걸음인 법질서를 선진화 하는데 더 한층 속도를 내야겠습니다.

 

법과 질서가 무너지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도, 나라와 사회의 안전도 결코 보장될 수 없습니다. 국가신인도가 저하되고, 경제활성화에 빨간불이 켜집니다.

 

지난 한 해 우리 경찰의 피나는 노력으로 평화적 시위문화 정착의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만, 금년은 경제난 극복과정에서 노사분규 등 집단행동이 늘어나고 시위양상도 더욱 과격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불법 폭력시위는, 국가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장애물입니다. '경찰관 기동대'를 확대 창설하여, 집회시위 관리의 전문성과 법 집행력을 강화하고, 불법행위자를 끝까지 추적하여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 "불법은 반드시 처벌되고 재산상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인식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보다 실효성있게 집행될 수 있도록 집시법을 개정하고, 안전과 인권보장을 위해 첨단장비를 도입하는 등, 불법 폭력시위를 없앨 수 있는 법과 제도 개선에도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상생의 선진 노사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사갈등을 사전 조정, 해소하여 분규발생을 최소화하되 불법 악성 노사분규 현장에는 경찰력을 신속히 투입하는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지난 한 해 기초를 다져온 지역치안협의회를 더욱 내실화시켜 명실상부한 21세기형 '법질서 선진화 운동'의 모델로 발전시켜 나가야겠습니다.

 

국가안보 수호 역시 치안행정의 핵심적인 축이 되어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국가정체성을 뒤흔드는 세력에는 우리 경찰이 중심이 되어 단호하게 대처해야겠습니다. 아울러 체류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맞아 외국인특별치안센터와 외국인 자율방법대를 확대하여 날로 증가하는 외국인범죄에 적극 대처하고, 올해 6월 제주에서 열리는, 새 정부 들어 가장 큰 규모의 외교행사인 '한, ASEAN 특별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그 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완벽한 치안으로 뒷받침합시다.

 

셋째, 당당한 실력과 뜨거운 열정으로 '일 잘하는 경찰'이 됩시다.

 

지금은 무한경쟁의 시대입니다. 경찰도 결코 예외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국가발전을 선도하는 개혁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변화에 끌려가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변화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주도하고, 능동적 활력으로 하루하루를 새롭게 해야 합니다.

 

사회현상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넓은 시야를 가지고, 맡은 바 업무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프로경찰'을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구비해야 할 기본 소양과 자세, 능력도 갖추지 못하면서 과도한 겉치레와 보여주기식 이벤트로는 결코 발전할 수 없습니다.

 

범죄와 사고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경찰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일'을 과감히 버립시다.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 일류경찰'의 길은 멀고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국민이 경찰에 가장 바라는 세 가지, '신속, 친절, 공정'의 가치를 모든 경찰행정에 스며들도록 하면 됩니다.

 

지난해 도입한 '치안 액션플랜'을 올해는 더욱 구체적으로 보완 실천함으로써 우리의 방향좌표를 명료하게 해야 합니다. 일선 현장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도록 보수수당과 직급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경직법 개정을 통해 더욱 당당하고 의연한 법집행이 되도록 확고한 기반을 갖춰 나갑시다.

 

우리가 직무에 보다 더 몰입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합시다.

 

끝으로 국민으로부터 든든한 존재로, 신뢰를 받는 깨끗하고 투명한 경찰이 됩시다.

 

공권력의 권위는 확고한 도덕성과 국민의 신뢰가 밑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도덕적 해이와 나태한 직무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경찰은 한 순간도 존립할 수 없습니다.

 

올해부터는 채용, 교육, 재직 단계별 인적쇄신대책을 전면 시행하여 부적격자를 과감히 퇴출시키고, 고질적인 유착비리 사건에 대해서는 직무고발을 포함한 강도 높은 사정 활동을 단행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함께 업무실적이 뛰어난 직원에 대해서는 특별승급의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급 제도를 보다 발전시켜 명실공히 성과중심으로 조직운영의 틀을 확 바꿔나가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경찰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열정입니다.

 

"내가 달라지면 우리가 달라지고, 우리가 달라지면 전체 경찰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신념으로 변화와 쇄신의 페달을 속도감 있게 밟아 나갑시다.

 

나아가 조직의 화합과 단결도 매우 중요합니다.

 

도심에서 산촌에 이르기까지, 24시간 깨어있는 우리 경찰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화합하면 엄청난 긍정의 에너지를 국민에게 발휘할 수 있습니다.

 

자기의 이해관계에만 집착하지 말고, 투철한 공직관을 바탕으로 한 주인의식으로, 솔선수범과 선공후사의 정신을 몸소 실천해 주기 바랍니다.

 

그것이 나의 아들, 딸, 내 가족이 항상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떳떳하고 멋진 경찰의 길입니다.

 

전국의 경찰동료 여러분!

 

올 한 해도 우리 앞에는 만만치 않은 도적과 장애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찍이 겪어보지 못했던 매우 어려운 시기입니다.

 

하지마 우리 경찰이 지금껏 쌓아온 지혜와 역량이라면 어떠한 시련과 난관도 거뜬히 극복하리라 확신합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고, 동트기 전 새벽녘이 가장 어둡다"는 이치를 염두에 두고, 우리 경제가 처한 위기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호랑이의 매서운 눈과 황소의 우직한 걸음으로 나아가는 '호시우보'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따뜻한 가슴으로 국민의 손과 발이 되어, 일상에 힘겨운 주민들이 우리 경찰을 믿고 편안히 생활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지켜 나갑시다.

 

국민이 자랑하고 세계인이 선망하는 '치안모범국가'를 우리들이 만들어 나갑시다.

 

다시 한 번, 뜻 깊은 기축년 새해를 맞이하여 15만 경찰가족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기축년 새해 아침 경찰청장 어청수    

2009.01.02 17:30ⓒ 2009 OhmyNews
#어청수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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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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