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도 용산참사 현장 지킨 시민들

단체들은 나름 행사 준비하기도... "다양성 존중받고 싶다"

등록 2009.01.26 10:53수정 2009.01.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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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5일, 본격적인 설 명절이 시작 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어렵고 힘든 발길이지만 고향을 향해 계속 내려가고 있다. 그러나, 몇몇 시민들은 설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용산참사가 발생한 현장을 지키고 있다.
 
내가 현장에 도착하였을 때 그곳에 있던 시민들은 주변 정리를 하고 있었다. 모닥불에서 타고 남은 재들을 쓸어 담는시민, 재를 모아다가 다른 지정 장소에 버리는 시민 등 다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참사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한편에서는 오늘(25일) 있을 행사에 대한 논의도 하고 있었다. 각 단체에서 자신들의 색깔을 맞추어 나름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잠시 시선을 돌려 추모제단을 보았다. 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 보였으며 방명록도 있었다. 한 방명록에는 '산자의 부끄러움으로 당신들의 고귀한 죽음을 추모 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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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한 시민이 방명록에 추모의 글귀를 남겼다 ⓒ 서유석

▲ 추모 한 시민이 방명록에 추모의 글귀를 남겼다 ⓒ 서유석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A씨는 "서울에서 명절을 보내는 만큼, 최대한 여기에서 죽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모닥불이 다시 피워지자 시민들이 의자를 놓고 앉아서 이야기를 하였다. 한 사람은 20일 벌어진 참사를 본 외국인들의 반응을 말하며 "어찌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있을 수 있느냐?"라고 개탄을 하였다. 그러면서 "2%만 생각하는 정부에 대해서 단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람이 불고 눈이 간간히 내리기도 하였지만 모두들 스스로 제 할 일을 하였다. 한편에서는 오늘과 내일 먹을 양식을 준비하고 있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시민은 존중을 이야기 하면서 "다양성을 존중 받는 사회를 보고싶다"고 의견을 피력 하였다.

 

오후 6시 즈음해서 현장에서 준비한 오뎅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하였다. 바람이 부는 강 추위 속에서 마련된 오뎅은 순식간에 절반 이상이 동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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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 시민들에게 오뎅을 나눠 주고 있다. ⓒ 서유석

▲ 오뎅 시민들에게 오뎅을 나눠 주고 있다. ⓒ 서유석

 

저녁 7시가 가까워 지자, 오늘 문화제를 알리는 음악이 들리면서 적은 숫자이지만 시민들이 현장에 모이기 시작하였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관심이 있는지 조금씩 문화제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모두가 고향을 향해 떠난 설날, 이곳 용산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있다.

2009.01.26 10:53 ⓒ 2009 OhmyNews
#용산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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