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 원에 이 정도면 꿀맛이지!

보리밥의 기억을 찾아서

등록 2009.01.31 15:04수정 2009.01.3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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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이 너무 가벼워졌다. 식사 때가 되면 뭘 먹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신경이 쓰이는 것이 바로 가격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5천 원 하던 밥값이 원가 상승으로 일제히 1천 원씩 올라버렸다.

 

1천 원 하던 김밥도 100원이 오른 1100원, 라면, 국수값도 올라버렸다. 4천 원 하던 국밥도 일제히 1천 원이 오른 5천 원에 판매되고 있다. 안 오른 것은 남편 월급하고 아이들 성적 뿐이라는 푸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가격이 올라도 차려지는 밥상에는 오히려 반찬 가지 수가 줄면서 실제 밥값에 대한 체감은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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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남양동의 옥천보리밥 집 충북 옥천의 인심 만큼이나 주인의 인심도 후덕하다 ⓒ 강창덕

▲ 창원남양동의 옥천보리밥 집 충북 옥천의 인심 만큼이나 주인의 인심도 후덕하다 ⓒ 강창덕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국수 값은 3000원, 라면 값은 2000원이면 적당하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보리밥 정식은 얼마가 적당한 가격인가. 줄줄이 오른 밥값을 볼 때 5천원 정도가 적당한 가격이 아닐까 싶다.

 

창원 남양동에 있는 ‘옥천보리밥’ 집은 보리밥 집치곤 약간은 비싼, 6천원을 주고서도 아깝지가 않을 만큼 반찬이 성찬이다. 뭐 반찬 가지 수가 많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단촐하게 반찬이 나와도 맛이 있다면 오히려 가지 수는 문제가 아니다. 옥천보리밥 집은 반찬이 하나같이 깔끔하고 새롭게 장만한 반찬들이다.

 

보리밥 집은 보통 4~5가지 나물을 넣고 된장국과 고추장으로 비벼서 먹는 것이 보통이다. ‘옥천보리밥’ 집도 이 정도의 나물에 밑 반찬이 모두 15가지 정도 나온다. 따라 나오는 깨순나물, 돈 나물, 톳나물, 겨울초 된장 무침 나물은 보리쌀 비빔밥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

 

양은 냄비에 보리밥이 담겨져 나오고 취향에 따라서 각종 나물을 넣어서 마구잡이로 비비면 된다. 된장국 몇 숟가락 넣고, 비빔밥을 버무릴 때는 밥 숟가락을 가지고 비비는 것이 아니라 젓가락을 가지고 비벼야만이 골고루 나물이 뭉치지가 않고 잘 비벼진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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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글뽀글 끓고 있는 된장 밥상에 막 나온 된장국 ⓒ 강창덕

▲ 뽀글뽀글 끓고 있는 된장 밥상에 막 나온 된장국 ⓒ 강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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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가지 나물과 밑 반찬 밥이 나오기 직전의 밥상 ⓒ 강창덕

▲ 15가지 나물과 밑 반찬 밥이 나오기 직전의 밥상 ⓒ 강창덕

 

보리밥은 원래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인데 보리쌀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는 미리 주문을 할 때 쌀밥을 달라고 주문을 하든지 아니면 보리와 쌀을 5:5 섞어 달라고 주문을 하면 주방에서 고객 취향에 따라 밥이 나온다. 비빔밥을 먹고 난 뒤 구수한 보리밥 숭늉은 인스턴트 커피의 향보다 더 진한 맛이 입안을 잘 헹궈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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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 냄비에 담겨져 있는 보리밥 옥천 보리밥의 밥 그롯은 컨츄리 스타일이다 ⓒ 강창덕

▲ 양은 냄비에 담겨져 있는 보리밥 옥천 보리밥의 밥 그롯은 컨츄리 스타일이다 ⓒ 강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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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으로 비비기 직전의 보리밥 갖가지 나물이 군침을 돌게 한다 ⓒ 강창덕

▲ 젓가락으로 비비기 직전의 보리밥 갖가지 나물이 군침을 돌게 한다 ⓒ 강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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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비빔밥은 참살이 음식이다 시식직전의 양은냄비 보리밥 ⓒ 강창덕

▲ 보리 비빔밥은 참살이 음식이다 시식직전의 양은냄비 보리밥 ⓒ 강창덕

 

보리밥을 잘 지으면 밥에 관해서는 도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보리밥을 하기가 생각보다는 상당히 까다롭다. 일반 쌀밥이야 적당히 물만 넣고 전기 코드만 꽂으면 되지만 보리밥은 그렇지가 않다. 보리쌀은 푹 삶게 되면 밥이 질고, 적게 삶으면 된 밥이 된다. 그만큼 보리쌀 삶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보리쌀을 삶을 때는 백미(쌀) 보다는 물을 좀 더 많이 넣어야 한다. 손이 푹 잠길 정도로 물을 넉넉하게 넣고 삶으면서 잘 저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리쌀이 눌러버린다. 보리쌀을 냄비에 넣고 삶을 때는 냄비 한가운데가 팥죽처럼 펄펄 끓어오늘 때까지 삶은 뒤 소쿠리에 담아내면 된다.

 

1차로 삶은 보리쌀을 쌀과 함께 다시 밥을 지을 때는 삶은 보리쌀을 밑에 넣고 그 위에 쌀을 놓는다. 물은 평소보다 조금 적게 넣고 밥을 하면 맛있는 보리밥이 된다. 그 이유는 쌀 보다는 보리쌀이 물을 적게 흡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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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입 간판 사이로 우회전 옥천보리밥 집 들어오는 길목 ⓒ 강창덕

▲ 교회 입 간판 사이로 우회전 옥천보리밥 집 들어오는 길목 ⓒ 강창덕

 

찾아오시는 길 : 도청- 창원 지검(동쪽, 부산 방향) - 지방법원 - 상남교회 - 1.3km 직진 - 대방초등 앞 사거리 - 200m 직진 - 왼쪽에 임마뉴엘 교회 앞 사거리 첫 번째 블록에서 우회전 - 차 진행방향에서 오른쪽 주택가 2시 방향 - 임마뉴엘 교회 앞 사거리를 지나서 바로 첫 번째 블록 아름다운 교회 간판 쪽으로 들어오면 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http://blog.daum.net/gnccdm 경남민언련 블로그에도 포스팅 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서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1.31 15:04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http://blog.daum.net/gnccdm 경남민언련 블로그에도 포스팅 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서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옥천 보리밥 집 #보리밥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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