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 '철거 대상'에서 '도시 명물'로 거듭난다

도시를 디자인하는 상인 '부평 문화의거리 상인회'

등록 2009.02.02 18:42수정 2009.02.0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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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문화의거리가 올 2월부터 노점과 보도, 분수대 등 주변시설 디자인개선사업에 들어간다.

 

1998년 ‘차 없는 거리’ 조성으로부터 시작해 한평공원 조성,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경사로 설치 사업, 자전거도시 만들기에 이르기까지 부평 문화의거리 상인들은 자신들이 발 딛고 살아가는 도시를 직접 디자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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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압기의 변신 부평 문화의 거리에 설치돼 있는 변압기가 디자인 개선을 통해 새롭게 변신했다. 흉물처럼 방치돼 있던 변압기도 이렇게 꾸미고 나니 제법 근사한 모습이다. 밤이 되면 조명이 들어와 더욱 멋진 변압기의 변신은 무죄다. ⓒ 김갑봉

▲ 변압기의 변신 부평 문화의 거리에 설치돼 있는 변압기가 디자인 개선을 통해 새롭게 변신했다. 흉물처럼 방치돼 있던 변압기도 이렇게 꾸미고 나니 제법 근사한 모습이다. 밤이 되면 조명이 들어와 더욱 멋진 변압기의 변신은 무죄다. ⓒ 김갑봉

이번에 진행되는 디자인개선사업은 ‘주민참여’형 도시디자인개선사업이다. 2007년 부평 문화의거리상인회와 부평구 도시디자인기획단은 당시 문화관광부가 공모한 ‘일상장소 문화생활 공간화 컨설팅 및 지원 사업’에 선정돼 문화의거리를 디자인하는 데 필요한 용역비용 5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당시 선정될 때 문화관광부는 문화의거리상인회가 제시한 ‘주민참여 형태의 마을 만들기’를 높게 평가했다. 정부 부처가 실시하고 있는 비슷한 사업들이 많지만 대부분이 관주도의 방식인데 비해 부평 문화의거리는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이 남달랐던 것이다.

 

이후 용역을 맡은 충남대학교 산한협력단과 시설물 디자인업체는 문화의거리 다자인개선사업 기본설계를 진행했고, 이에 맞춰 부평구에서도 5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올 2월부터 공사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번 개선사업의 두드러진 특징은 노점상의 변화다. 부평 문화의거리상인회의 특징은 노점과 상점가 상인이 한데 모여 있다는 데서도 특별함을 알 수 있듯이 노점을 하나의 문화적 콘텐츠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기용 문화의거리상인회 사무국장은 “시장로터리 입구 노점상을 문화의거리 안쪽으로 10m정도 올라오게 한 뒤, 그 공간을 문화의거리의 또 하나의 입구로 만들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부평대로 입구와 로터리 쪽 입구가 물 흐르듯 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점상 구간을 문화의거리의 특성을 살린 캐노피공사를 통해 디자인을 새롭게 할 예정이다”며 “비가 오면 비닐로 장막을 쳐야하는 불편함과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요소들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또한 노점들의 수레 디자인을 새롭게 꾸며 노점구간 자체가 문화의거리의 명물이 되게 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분수대 개선 사업 ▲거리 노면 디자인 개선 ▲조명 개선 ▲무대 음향센터 디자인 개선 등의 사업이 포함돼있다.

 

문화의거리 디자인 개선사업의 두드러진 특징은 그 디자인을 상인들이 직접 설계한다는 데 있다. 물론 상인들이 디자인 전문가가 아니기에 도시디자인 전문가의 손끝을 거쳐야하지만, 문화의거리 상인들은 디자인하는 전문가들을 거리로 직접 오게 해 일일이 설명을 듣고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요구한다.

 

노점이 이렇게 탈바꿈 할 수 있었던 데는 이 지역 상인들의 지난 10년 성과다. 타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특징이 부평 문화의거리상인회에는 있는데, 바로 상점가 상인(건물주 상인과 임차 상인 포함)과 노점 상인이 한데 모여 상인회를 구성했다는 것이다. 전에는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많았으나 공동의 상인회를 구성한 뒤로 공동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인태연 문화의거리상인회 부회장은 “기본적으로 도시는 사람의 도시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화의거리가 상업공간이기도 하지만 상인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하나의 마을이다. 그 마을에 뭐가 필요하고, 뭐가 부족한지는 그 마을 사람들이 제일 잘 안다”며 “디자인하는 것이야 전문가들이 하겠지만, 우리는 큰 틀에서 사람이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고자 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우리가 공동으로 찾아나서는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02.02 18:42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문화의거리 #전국노점상연합 #도시 디자인 #부평문화의거리상인회 #부평구도시디자인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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