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로 중국 간다고? 도지사가 최소한 공부도 없이..."

정왕룡 김포시의원, 김문수 '경인운하 찬양론' 공개 비난

등록 2009.02.04 18:55수정 2009.02.0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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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 "경인운하 하면 김포에 가장 큰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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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지사(가운데, 자료 사진). ⓒ 권우성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경인운하와 관련된 '장밋빛 청사진'을 말했다가 김포시의원으로부터 공개적인 비난을 받았다. 4일 오후 2시 김포시민회관에서 열린 경인운하 건설 토론회장에서다.

김 지사는 이날 토론회에 앞선 격려사에서 "저는 경인운하 건설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지지하는 사람"이라며 "반드시 (경인운하 건설을) 해야 한다, 김포에 가장 큰 혜택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경인운하가 되면) 뚝방을 더 보강해서 수해를 막을 수도 있고, 북쪽 개성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 남북 교통소통에 획기적인 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뿐만 아니라 중국, 홍콩, 대만에서 바로 배 타고 (한국으로) 온다, 잠실·용산·영등포에서 거기 사람들이 배 타고 와서 (김포에서) 점심 먹고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인운하가 건설되면 김포시가 발전하리라는 주장을 조금 과장을 섞어 표현한 얘기다.

정왕룡 김포시 의원 "배가 서해 횡단한다는 것은 거짓말"


하지만 김 도지사가 제시한 '청사진'은 얼마 못 가 "거짓말"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정왕룡 김포시의원은 "경인운하가 되면 김포에 천지개벽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환상론이 많이 유포되고 있지만, 누구도 (김포 발전상을) 정확히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 의원은 "아까 도지사님 계셨는데, 경인운하가 되면 중국 선박이 오가고, 여기서 중국으로 배 타고 간다고 했다"면서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수자원공사에서도 경인운하에는 4000톤급 컨테이너선이 다닌다는데 이 배는 겨우 연안만 다닐 뿐 큰 바다로 나가면 가랑잎일 뿐"이라면서 "서해를 횡단한다는 것은 다 거짓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경기도지사라는 분이 최소한의 공부도 없이 얘기하느냐"라면서 "이게 지금 경인운하의 수준"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또 "(김문수 도지사의 말은) 자신이 공부 안 한 것 드러낸 것이거나, 지역 주민들을 무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지금 경인운하 건설에는 중앙(서울)의 찬반 양론만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김포시가 민관협의체를 만들어 경기도를 통하지 않고도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중앙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도지사는 격려사를 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떠 정 의원의 발언을 듣지 못했다.

정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토론회에 참석한 김포시 주민들은 "옳소"라고 소리치며 박수를 보냈다. 이날 토론회에는 경인운하 '해사부두'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 200여 명이 몰려들었다. 일부 주민들은 '해사부두 결사반대' 피켓을 들고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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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김포시민회관에서 열린 경인운하 토론회에서 정왕룡(가운데) 김포시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영균

#경인운하 #김문수 #정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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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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