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물 좋고 인심 좋은 기장시장

[재래시장 탐방-2] 옛부터 시장은 민중의 자연스러운 집회장

등록 2009.02.09 14:01수정 2009.02.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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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대목이라도 시장마다 예전처럼 활기차지 않다. 경제 한파의 영향도 있겠지만 생산물이 풍부하고 유통구조도 활발해서 대목에 장을 보지 않아도 항상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기장 시장은 명절 대목 때는 물론 항상 장보는 사람들이 많아 구경나온 사람들 마저 견물생심을 자극케 하는 물좋고 인심좋은 시장. 도심 속의 재래 시장에서 느낄 수 없는 우리의 저자 분위기가 많이 남아 있는 재래시장 다운 재래시장이다. 
 
a 부산 경남권 최대 어물전

부산 경남권 최대 어물전 ⓒ 김찬순

▲ 부산 경남권 최대 어물전 ⓒ 김찬순

 
이렇게 많이 나온 사람들 다 정월 대보름 장을 보기 위해 나온 사람들일까 ? 시장 골목은 가만히 서 있어도 그냥 사람의 물결에 밀려간다. 그러나 기장 시장은 명절장이 아니라도, 항상 주말이면 북적북적 시장 나온 사람 보다 시장 구경 나온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동해안 주변으로 여행나왔다가 기장 시장을 들리는 가족들과 아이들로 더욱 생기가 넘치는 기장 시장은 일단 구경을 하러 시장을 들어 선 시장, 뭔가 사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물좋고 인심 좋은 재래 장터.
 
a 부산에서 가장 물 좋은 기장 시장

부산에서 가장 물 좋은 기장 시장 ⓒ 김찬순

▲ 부산에서 가장 물 좋은 기장 시장 ⓒ 김찬순
 
저자는 시장의 우리말. 단군신화에 환웅이 하강하여 신시(神市)라는 도시를 베푼 것으로 미루어, 우리나라에는 일찍부터 저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짐작케 한다. 옛부터 저자는 제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제사가 행해지는 제단 부근에는 으레 많은 사람이 모여 자연스럽게 물자와 정보가 교환되었을 것이라 한다. 시장은 이렇게 오늘날에도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들듯이 경제적 행위와 신성한 제수를 구입하는 사람들과 풍부한 생산물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로 붐빈다. 기장시장은 장을 보러 왔다가 아는 사람 만나서, 그 반가움에 물건을 팔아주고, 구경나온 사람들은 싱싱한 해산물 구경에 취하여, 결국 장을 보게 되는, 우리의 속담처럼 친구 따라 지게 지고 장에 온 사람이 되고 만다.
 
a 기장멸치도 좋지만 기장 갈치 정말 맛있심더

기장멸치도 좋지만 기장 갈치 정말 맛있심더 ⓒ 김찬순

▲ 기장멸치도 좋지만 기장 갈치 정말 맛있심더 ⓒ 김찬순
 
동해 바닷가 남쪽 끝에 위치한 기장군의 기장 재래 시장은, 옛부터 부산 경남권에서 매우 활발한 시장이다. 무엇보다 풍부한 해산물 미역 멸치 갈치 대게 등 다양한 어물과 싱싱한 채소 과일 등 근처 농가에서 나온 생산물 등으로 구입코자 하는 것이 거의 없는 것이 없는 만물시장이다. 특히 기장 시장의 어물들은, 기장  바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각양각색의 생선들이 좌판에서 지느러미 요동친다.

a 마 잘해 줄게 아무 소리말고 사가 사이소

마 잘해 줄게 아무 소리말고 사가 사이소 ⓒ 김찬순

▲ 마 잘해 줄게 아무 소리말고 사가 사이소 ⓒ 김찬순
 
싱싱한 갈치를 비롯해서 고등어 꽁치 문어 홍합 건어물 등 파릇파릇한 기장 미역은 기장군을 대표하는 특산품이다. 그러나 기장 대게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요즘은 기장시장의 인기품목 기장대게를 시식하기 위해 먼 거리에서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

대게는 대개 15㎝ 길이 이상의 박달대게의 경우 상품이다. 박달대게의 경우는 1㎏ 이상 대략 10만 원 이상을 호가한다. 기장 시장 안의 대게 상점들의 대게의 경우 대개 10 cm되는데 되는 대게가 주류를 이루고, 이 대게는 1㎏당 그날의 시세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2-3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킹크랩의 경우는 킬로로 팔지 않고, 마리로 파는데 4만-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손님이 원하면 즉석에서 고압증기로 쪄주고, 원하면 배달도 가능하다.
 
아이들과 노인들의 특별 영양식으로 알려진 별미의 대게와 킹크랩의 맛을 보기 위해 주말과 휴일에는 기장 시장으로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기장군 내의 장안사, 불광산, 달음산 등 구경과 함께 별미의 대게외 싱싱한 해산물을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의 여행 코스이다. 해가 늬엿늬엿 저무는 파시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a 물어보지만 말고 좀 사가이소

물어보지만 말고 좀 사가이소 ⓒ 김찬순

▲ 물어보지만 말고 좀 사가이소 ⓒ 김찬순

a 정겨운 재래시장

정겨운 재래시장 ⓒ 김찬순

▲ 정겨운 재래시장 ⓒ 김찬순
 
싱싱한 해산물을 파는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의 기장시장 아지매들의 ‘싸게 해 줄테니 마 사이소. 어디갈라 가능교 내 생선 사가이소’ 하고 붙드는 호객 행위도 은근히 시장 보는 즐거움을 배가케 한다. 그리고 갖가지 싱싱한 생선들이 바다를 옮겨 놓은 듯 하다. 도시의 백화점이나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바다냄새 그리고 훈훈한 흥정의 사람냄새가 기장 시장을 날로 번성케 하는 비결일까.
 

a 기장 대게

기장 대게 ⓒ 김찬순

▲ 기장 대게 ⓒ 김찬순
a 소문 난 기장 대게

소문 난 기장 대게 ⓒ 김찬순

▲ 소문 난 기장 대게 ⓒ 김찬순
 
기장 시장의 최고의 명물은 역시 미역인데, 기장 미역은 그 옛날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릴 정도로 청정했다고 한다. 정월 보름날 먹거리를 사러 나온 길도 아닌 산행 후에 막걸리 한잔 하러 들린 기장 시장, 나는 친구따라 시장나온 사람처럼 대게 한 마리를 샀다. 저녁에 돌아가서 가족들과 오순도순 보름달보며 대게 맛 즐길 상상에 벌써부터 흥겹다.
 

a 퍼떡 좀 사이소.

퍼떡 좀 사이소. ⓒ 김찬순

▲ 퍼떡 좀 사이소. ⓒ 김찬순

a 파도가 출렁이는 기장시장

파도가 출렁이는 기장시장 ⓒ 김찬순

▲ 파도가 출렁이는 기장시장 ⓒ 김찬순

 

늬엿늬엿 해가 저물고, 파시의 기장 시장의 바다처럼 푸른 밤하늘에 별빛이 하나 둘 돋고, 둥근 보름달이 수평선 위에 둥글레밥상처럼 떴다. 왁자 왁자한 기장 시장 상가의 색색의 네온 간판과 전등불이, 바다의 집어등처럼 아름답다. 

 

멀리서 가까이서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달빛 부서지는 바닷가의 기장 재래 시장은 예전에 비해 많이 현대화 되었지만, 아직은 그래도 정겨운 그 옛날 장터처럼 훈훈한 인심과 사람냄새와 바다 냄새가 함께 물결치는 장터다.

덧붙이는 글 | 기장시장은 부산 시내 버스, 39번, 181번 등 급행버스 1003번을 이용, 기장 중학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지하철 이용시 해운대 역 하차 기장으로 가는 시내 버스와 기차를 이용해도 좋다.

2009.02.09 14:01ⓒ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기장시장은 부산 시내 버스, 39번, 181번 등 급행버스 1003번을 이용, 기장 중학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다. 지하철 이용시 해운대 역 하차 기장으로 가는 시내 버스와 기차를 이용해도 좋다.
#재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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