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황새 번식 최적지"... 서식지 복원될까?

적합지 조사 결과 발표... 문화재청, 최초 황새마을 조성계획 주목

등록 2009.02.10 00:55수정 2009.02.1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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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30일 '황새서식지를 복원할 수 있나'라는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월 30일 '황새서식지를 복원할 수 있나'라는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 이재형

지난 1월 30일 '황새서식지를 복원할 수 있나'라는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 이재형

충남 예산이 멸종된 황새(천연기념물 199호) 서식지 복원과 관련 전국 최적지라는 연구발표가 나와 주목된다.

 

(사)한국황새복원센터, 국회환경포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이하 농어연)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경부와 문화재청의 후원을 받아 '우리나라 황새서식지 복원할 수 있나'란 주제로 황새(텃새)복원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사)황새복원센터와 농어연은 이 자리에서 지난 2년 동안 환경부의 차세대 사업 지원을 받아 연구해온 '황새서식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수경 (사)황새복원센터 연구원은 이날 주제발표문인 '황새서식지 평가 및 복원가능성'을 통해 "황새 번식지 복원을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충남 예산군이 최적지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황새는 번식지를 선택할 때 하천과의 인접성, 인접한 농경지의 면적, 영소목(둥지틀 나무)의 유무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이에 따른 ▲ 과거번식지청문조사 ▲ GIS를 이용한 번식지의 환경적 특성 분석 ▲ 서식지 적합모형 개발 ▲ 황새야생 방사를 위한 적합지역 분석 등에서 예산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와 충남북 26곳을 대상으로 위성사진과 현장방문 등을 통해 적합지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적합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충남 예산군, 서산시 그리고 경기도 이천시 순으로 나타났다.

 

황새와 인연 깊은 예산, 권곡1리에 번식지 비석 보존

 

 황새 번식지임을 알려주는 비석

황새 번식지임을 알려주는 비석 ⓒ 이재형

황새 번식지임을 알려주는 비석 ⓒ 이재형

예산군이 속한 충남은 황새서식지 적합 면적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일정한 서식지 적합면적 대비 생존가능수 조사에서 충남은 110마리로 나타난 반면 경기도는 65마리로 충남이 가장 조건이 양호했다.

 

예산군은 실제 황새와 인연이 깊다. 전국에 두 곳밖에 없는 황새 번식지 비석 가운데 하나가 대술면 궐곡1리 김중철씨 집 옆산에 보존돼 있다. 이 비석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이 지역에서 서식하는 황새를 보호하기 위해 세운 것이며 다른 하나는 해방이후 한국 정부가 같은 내용으로 세웠다.

 

덕산온천에도 다리를 다친 황새가 논에서 몸을 치유해 그곳을 파니 온천수가 솟았다는 유래가 있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지자체를 대상으로 조만간 황새공원조성사업을 공모할 예정이다. 부지 약 10만㎡에 180억원(60억원씩 3년동안 투자, 지방비 30%)을 들여 번식장과 훈련장, 생태관 등을 갖춘 황새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황새마을 생태관광지로 각광... 예산군 등 지방자치단체 주목 

 

정부차원에서 황새의 서식지 복원을 시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로 생태관광지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각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의 경우 황새마을 조성(토요토카 )에 60억엔(한화 800억원)을 지원해 지난 2005년 야생방사에 성공한 후 농업생태복원은 물론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주목 받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전남 해남 지역에서 주민환경단체와 공무원들이 참석해 황새공원의 해남 유치를 희망했다.

 

반면 농어연 산하 '생명창고지역순환사회추진회' 강희춘씨는 "예산에는 황새가 번식했던 기록이 담긴 비석이 있고 유기농업 면적이 넓고 하천과 습지가 많아 지금도 백로와 왜가리 등이 번식하고 있다"며 "황새번식 적합지로 예산군이 가장 높은 점수가 나온만큼 황새공원은 예산에 조성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말했다.

 

황새복원 추진전략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박시룡 황새복원센터장은 "황새번식 지점별 2㎞ 반경내 유기농업지구 조성과 어도 생태수로를 조성해 하천과 논의 연결고리를 회복해야 하고, 휴경논을 이용해 비오톱(둠벙) 조림사업 등 생태학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기경 농진청 연구관은 황새서식지 목원을 위한 농경지 관리방안에 대해 "수많은 논서식 생물종들이 현대화된 농지정리로 번식·먹이·산란·터와 이동통로(개량형 물길 설치)가 파괴됐으며 농약 등 오염물질 때문에 소멸위기에 놓였다"며 "논을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곧 황새 등 조류의 생존과 연관된다"고 강조했다.

 

이우재 농어연 이사장(전 국회의원, 전 마사회장)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녹색혁명형 농업은 그동안 다수확을 명분으로 약과 화학비료의 무차별 사용 그리고 콘크리트 포장 등 농지개발로 농촌 자연환경을 파괴했다"며 "황새복원사업은 한국 농업·농촌의 회복을 위한 대안으로써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황새는 어떤 새?

황새는 국제보호조이며 천연기념물 199호이다. 우리나라 텃새였으나 1970년이후 농촌생태 환경파괴로 완전히 멸종됐다. 1971년 충북 음성에서 한쌍이 발견됐으나 언론보도 이후 수컷이 밀렵꾼에 의해 죽고 암컷 혼자 1994년까지 동물원에서 23년동안 홀로 살다 죽었다. 다만 러시아, 중국에 남아있는 황새 가운데 일부가 겨울철에 몇마리씩 우리나라를 방문할 뿐이다.

황새는 두루미(학)와 다르다. 황새는 독수리 쪽에 가깝고 두루미(학)는 닭쪽에 가깝다. 또한 두루미는 나무에 앉지 않으며 우리나라 텃새가 아니다.

황새는 1900년 초까지만 해도 전국 농촌에 흔했던 새인데 한국전쟁 중에 많이 사라졌고 비료와 농약때문에 농촌생태환경이 파괴돼 결국 멸종했다. 황새는 키 112㎝, 날개길이 230㎝, 몸무게 4.5~5.5㎏의 큰 새이다.

충남 예산군 대술면 궐곡리에 있는 황새번식지 비석에는 한자로 '(황새 관) 번식지'라고 쓰인 것을 ‘鶴(두루미 학) 번식지'로 사람들이 잘못 읽어 전파됐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2009.02.10 00:55ⓒ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황새 #황새번식지 #황새마을 #황새복원사업 #황새최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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