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알뜰상품은 정녕 그림의 떡인가?

구매권과 방송의 공평성에서 소외되는 청각장애인들

등록 2009.02.20 18:07수정 2009.02.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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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만해도 홈쇼핑은 알뜰상품과는 거리가 있는 기능성속옷이나 보석, 고가의 가구 등등을 판매해서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점점 편리해지는 인터넷쇼핑과 더불어 홈쇼핑은 안방 깊숙이 파고들어 건강 먹거리, 다양한 실생활용품 등을 판매하는 등 다양하고 저렴한 판매전략과 채널도 여러 개가 되었다.

 

어느 휴일...무심히 홈쇼핑을 보다가 필요한 실생활용품이 나왔다. 직장을 다니느라 집에서 장시간 가열하기 어려운 사골탕과 대리점보다 세 배의 저렴한 가격으로 나온 화장품이었다. 그리고 주위와 나누고 싶은 다른 생필품도 광고가 나왔다. 그러나 방송마감시간은 얼마 안 남았는데 청각장애인인 내가 신청을 할 수 가 없었다. 방송에 나온 주문번호와 상담번호는 200만 청각장애인을 배려하지 않은 자동응답번호이거나 상방대화번호이기 때문이다.

 

평일에는 가끔 통역사에게 문자를 보내 이런 것을 주문예약 해달라거나, 병원진료확인등을 부탁하지만, 휴일에 수화통역센터에 문자메세지로 이것을 주문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다. 어린 아이들을 둔 이웃 청각장애엄마는 휴일에 아이들 먹고싶은 짜장면도 주문해줄 수 없어 일부러 짜장면가게까지 뛰어갔다가 오거나 추운데 아이들을 데리고 가게에 가서 먹는다고 한다. 장애가 뭔지 모르는 어린 아이들에게 엄마는 안들려서 전화를 못한다고 말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선진국, 출생에서 죽음까지라는 출산과 보험과 장례홍보까지 나오는 안방홈쇼핑 국의 나라. 이 나라의 방송과 홈쇼핑회사들은 잠재적인 구매력이 일반인보다 높을 수 있는 200만명의 청각장애인들을 소외시키고 있다. 좀 더 편하고 실용적으로 서비스가 확산되기 위해 시작된 홈쇼핑...홈쇼핑의 구매권은 일정계층만을 위한 것이며,방송의 공평성은 아직도 요원하고 전국방방곡곡에 방송되는 알뜰상품은 정녕 그림의 떡으로 남아야 할까?

2009.02.20 18:07 ⓒ 2009 OhmyNews
#청각장애방송접근권 #장애차별 #홍쇼핑구매권 #함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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